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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빛의 장막에, 실존하는 환영을 담아내는 것이다” 김지영 작가의 첫 아트북 출간

빛으로 그려낸 꽃의 실루엣, 다층적 레이어를 시각적으로 구현한 아티스트 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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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실루엣: 영원의 정원, 김지영, 376p, 사철누드양장, 라틀리에 지영
 



라틀리에 지영에서는 2022년 11월 11일, 김지영 작가의 첫 아트북 ‘빛의 실루엣: 영원의 정원’을 출간했다.

“정원은 영원히 내 마음속에 살아있다. 요코하마의 매우 지엽적인 어느 한 곳의 작은 정원에서, 몇백 년을 거슬러 가는 시간의 집약체를 우연히 만났다. 정원이란 공간에는, 물리적 정원, 정신적 정원, 그리고 모든 자연이 오게 된 뿌리가 되는 근원적인 정원이 있다(…). 내가 그리고자 하는 것,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그 아름다움의 뿌리는 어디에서 온 것인가. 나의 뿌리는 어디인가.”

빛으로 새긴 색채의 향연은, 손바닥보다 작은 필름에 고스란히 응축돼 우리 앞에 나타난다. 사진은 사람의 시선인가, 기계의 시선인가? 기계는 단지 사람의 눈을 돕는 것뿐인데, 예술성보다 기술성을 추구하는 자들에겐 기계의 퀄리티만이 전부일 지도 모른다. 우연에 의해 만들어지는 사진. 사람의 개입이 어느 정도 가능할지 시험해본 김지영 작가의 인스턴트 필름 작품은, 지금까지 셀 수 없는 양의 사진이 쌓인 뒤에 비로소 아티스트 북 성격의 화집으로 탄생했다.

‘빛의 실루엣: 영원의 정원’은 요코하마, 교토, 도쿄에서 찍은 140장의 인스턴트 필름 사진을 선별해 거대하게 회화작품으로서의 사진으로 확대, 재생산한 일종의 화집(花集)이다. 그림을 담은 화집(画集)이라는 단어와 음이 같고, ‘꽃을 모은 책’이라는 뜻을 담은 이 명칭은, 사진의 대부분이 꽃인 것을 의미하는 동시에 사진을 대하는 작가의 근본적 뿌리가 회화에서 출발한다는 것을 반영하기도 한다. 회화적 물성이 드러나는 것은 표면이다. 사진의 필름은 유리알처럼 투명해서 그 안에 빛으로 아로새긴 색채가 고스란히 응축돼 있다. 그 디테일은 사진 자체가 너무 작아 육안으로 확인하기는 어려우나, 작가는 2021년부터 고감도의 스캐너를 이용해 필름 사진을 3200만 화소로 디지털화했다.

아트북 디자인에 작가의 의도와 작품 개념이 함께 유기적으로 연결된 ‘아티스트 북-빛의 실루엣: 영원의 정원’은 지금까지 다뤄지지 않은 종류의 작품집이라고 볼 수 있다. 전통적 의미의 작가는 작품만 만들며, 큐레이터는 그 작품을 모아 미술사 내에서 문맥적 흐름을 만들며 프로덕션을 완성한다. 그리고 상업적인 디자이너나 기획자는 그것을 상품화한다. 하지만 이 아트북은 아티스트의 주체적 행위로 만들어진 작품을, 프로덕션과 그 이후 재생산(상품화)의 영역까지 일관되게 이끌어간다.

회화와 사진, 책이라는 오브제가 서로 긴밀히 상호작용을 하면서 성질이 다른 매체가 함께 어우러져 하나를 이루는 것은 작품을 제작하는 예술가가 이 모든 제작 과정을 총괄하고 직접 만들었기에 가능하다. 한 장의 사진 안에서 보이는 세부 이미지를, 다양하게 크기를 조정해 연출하는 것은 회화 작품으로서 접근 방식을 뜻하고, 실 색상을 정원의 풀숲을 의미하는 초록색으로 선정해 선명한 색채와 실이 보색 대비를 이루도록 만들었다. 종이에도 작가의 의도는 모두 반영된다. 하얀 캔버스의 바탕이 되는 돌가루 안료와 의미가 같도록 미세하게 반짝임이 가득해 빛나는 돌가루로 만들어진 종이를 썼다. 다층적 레이어를 의미하도록 아스라하게 반투명한 종이로 커버를 만들어 분홍색 스탬핑 포일로 타이틀을 새겼다.

또한 사람의 눈과는 다른 카메라의 시선으로 만들어지는, 눈으로 보는 현실보다 더 기이한 하이퍼리얼리즘의 사진을 생산하는 시대에서, 인스턴트 필름은 뿌옇게 보이며 조작하기에 한계가 뚜렷하기에 이것을 작품의 주요 매체(main material)로 발전시키는 작가는 희소하다.

‘빛의 실루엣: 영원의 정원’은 작가가 주체가 돼 모든 것을 감독하고, 다양한 업체와 긴밀한 협력을 통해 만들어졌다. 그 과정에서 작가는 작품에 어울리는 가장 좋은 책의 레이아웃이 무엇인지, 어떠한 디자인을 통해 작품의 관념을 담을 것인지 고민했고, 책을 구성하는 여러 재료-종이, 실, 박箔, 서체 등-을 작품과 물질적, 개념적 의미가 유기적으로 조화를 이루도록 고심해서 골랐다. 작가가 작품을 제작, 큐레이션하고, 디자인하며, 직접 업체와 일을 진행함으로써 아티스트가 구현하고자 하는 뜻을 순수하게 온전히 담은 작품집을 만들어낸 것이다.

김지영 작가의 10여 년간의 일본에서의 여정이 담긴 사진집 ‘빛의 실루엣: 영원의 정원’은 종이책 및 전자책으로 출간된다.

라틀리에 지영에서 특별히 친필 사인본 및 리미티드 에디션을 만나볼 수 있다. 


ⓒ 아트앤컬쳐 - 문화예술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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