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숭갤러리, 김정자 개인전 개최
10월 19일부터 10월 28일까지
본문
동명의 서양화가 중에서 일찍이 ‘구상전(具象展)’에서 대상을 받았던 김정자 작가의 개인전이 오는 10월 19일부터 28일까지 종로구 대학로 동숭갤러리에서 열린다. 작가는 이번 작품전을 통해 60여점의 작품 중 총 30점의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그의 작품에는 어느 하나 제목이 없는 것이 없다. 제목도 다양하여 ‘염원’, ‘계절’, ‘사유공간’, ‘대지’, 적(積, accumulation), '섬(island), '시간, ‘흔적’, ‘마른 꽃’, ‘동경’, ‘담담한 향기’, ‘민들레’, ‘봄밤’, ‘명상’, ‘무한지대’, ‘night window’ '파도‘ 등등이다. 참으로 각양각색의 제목 붙이기다.
김정자_Lotus leaves_Oil on canvas_132cmx152cm_2011(사진=동숭갤러리)
김정자_Snowfield_Oil on canvas_122x152cm_2023(사진=동숭갤러리)
김정자_The precious things_Oil on canvas_91x72.5cm_2011(사진=동숭갤러리)
한국 서양화는 알다시피 외래 미술사조를 받아들이면서 발전했고 크게 사실과 추상으로 나뉜다. 전자는 다시 극사실로, 후자는 극추상으로 나아가기도 하고 지금도 그렇지만 20세기 중반 마침내 표현주의 세례를 받고 우리 화가들도 자신의 내면의 미적 감각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그즈음 사실도 추상도 아닌 독자적인 ‘구상전’이란 이름으로 화단에 나타난 일군의 화가들이 있는데 그는 여기에 합류하면서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선보이기 시작했다.
작가는 작품으로 자신을 표현하며 그 작품은 각기 독자적인 생명체이다. 작가와 작품은 부모와 자식으로 비유되고 자식은 개별 인격체로서 부모로부터 독립하면서 인정받는다. 부모 입장에서는 어떤 고유한 인격체로 인정받을지 알 수 없어 이름조차 섣불리 짓기가 주저되는데, 이런 이유로 특히 추상화에 유행이 된 적이 있지만 작품에 무제(無題)가 많았고 심지어 무제1,2,3이 있는 등 지금도 그렇다. 작품의 ‘무제’는 당연히 궁금해서 작가에게 보는이의 관심이 회귀되므로 말하자면 넌지시 작가를 다시 불러들이는 그의 깊은 배려일 수 있다.
그러나 김정자 작가는 단호히 이를 거부하고 자식(작품)의 이름을 일일이 작명한다. 이유가 뭘까. 세파(世波)에 던져진 자식들이 시대정신이나 외부환경에 오염되어 원래 작가의 소망스런 자식으로 크기는커녕 아무렇게나 설명되고 해석되기를 우려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럼에도 그 우려와 걱정은 작가 주위를, 작품 주위를 맴돌면서 역설적으로 창작자의 예술혼을 지탱하는 끊임없는 에너지가 되고 있다.
아마도 그래서인지 작가의 작품의 주조는 멜랑콜리다. 이 어원은 ‘시대 속의 천재의 고민과 우울증세’인데 최근에는 ‘고민과 주저’라는 햄릿적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그는 요즘 세계를 덮어 나가고 있는 멜랑콜리한 미래를 미리 예상하고 그동안 우리 미술계의 사조가 되어 온 ‘사실에 내려앉거나 추상으로 날아가는’ 식의 현실회피를 떨치고 자신만의 세계와 인간 이해를 위하여 독자적인 미적 성취를 추구해 온 것으로 보인다. 특히 ‘색’의 본질인 드러남과 숨겨짐이 교차되며 종내에는 ‘흔적’으로 남겨지면서 표현되는 제작기법을 엿볼 수 있는데, 이것은 물감을 캔버스에 입히고 긁어내고 덧칠하는 반복작업을 통하여 달성하는 힘겨운 과정이다. 작가가 작업이 보다 쉬운 아크릴 대신 유화를 고집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결국 작가가 다양하게 단 제목에서 보인 각양의 주제들은 여러가지 ‘색의 흔적’들로 표현되면서 자연과 공간과 시간을, 그리고 염원과 사유 등 시대와 세계에 처한 어떤 인간이 미술장르를 통해 구현해 보고자 하는 오래된 전통적 시도의 김정자식 표현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렇듯 김정자 선생님의 작품세계는 그 예술감각과 표현기법이 남다르며 그러므로 우리는 이번 전시회에 많은 분들의 관람을 기대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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