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갤러리, 제2회 '아트 SG(ART SG)' 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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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갤러리는 오는 1월 18일부터 21일까지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 엑스포 & 컨벤션 센터에서 개최되는 제2회 ‘아트 SG(ART SG)’에 참가한다. 지난해 성공적인 출범 후 싱가포르에 기반한 역대 최대 규모의 국제적인 아트 페어로 평가받은 ‘아트 SG’는 올해 2회째를 맞아 전 세계 33개국 115개의 갤러리들이 참가해 컬렉터 및 미술 애호가, 그리고 미술 관계자들을 맞이한다. 메인 섹터 ‘갤러리즈(Galleries)’를 필두로 뉴미디어와 디지털 아트 등 다양한 매체의 탐색과 신진 및 중견 작가들을 집중 조명하는 ‘포커스(Focus)’, 개관 10년 미만의 신생 갤러리들과 작가들이 운영하는 공간에서 이번 행사를 위해 제작한 컨텐츠를 소개하는 ‘퓨쳐스(Futures)’, 이외에도 대규모 설치 작업, 영상, 토크 등을 선보이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마련되었다. 한편 이번 행사는 싱가포르 아트 위크(Singapore Art Week)와의 협업으로 한 주 동안 싱가포르 전역에 걸쳐 진행되는 다양한 행사들과 함께 도시 전체를 풍요로운 문화예술로 물들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종현(b. 1935), 〈Conjunction 23-19〉, 2023, Oil on hemp cloth, 162 x 130 cm(사진=국제갤러리)
김홍석(b. 1964), 〈Canine Construction - small〉, 2013, Bronze, 89 x 105 x 47 cm(사진=국제갤러리)
국제갤러리는 ‘갤러리즈’ 섹터에서 국내외 유명 작가들의 작업을 폭넓게 선보인다. 국내작가로는 마대 뒷면에서 앞면으로 물감을 밀어내는 배압법(背押法)으로 제작된 하종현의 신작 〈Conjunction 23-19〉(2023)가 가장 먼저 눈길을 끈다. 한국 아방가르드의 시초이자 단색화의 주역으로 활동해온 하종현은 지난해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 이어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개최된 《한국 실험미술 1960-70년대》에서 초기 〈도시 계획 백서〉 연작 등을 선보이며 한국 미술사에 뚜렷한 존재감을 각인했다. 이어 다양한 매체를 넘나드는 작업을 보여온 현대미술가 김홍석이 제프 쿤스(Jeff Koons)의 대표 조각 〈Balloon Dog〉를 차용, 유명 미술작품에 대한 고착화된 의식에 의문을 제기하는 〈Canine Construction - small〉(2013)을 소개한다. 오는 2월 국제갤러리에서의 개인전 《실패를 목적으로 한 정상적 질서》에서 작가는 현대 사회에 팽배한 이분법적 개념을 뒤트는 조각, 회화, 설치 작품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익명의 북한 자수공예가들이 자수로 새긴 결과물을 돌려받는 작업 과정을 통해 보이지 않는 분단의 현실을 은유하는 함경아의 대형 샹들리에를 묘사한 자수회화 연작 〈What you see is the unseen / Chandeliers for Five Cities SK 02-02〉(2018-2019)도 출품된다. 화려한 색채, 노동집약적 표면, 미학적 완성도로 표현되는 예술적 아우라의 이면에 보이지 않는 이들의 노동과 통제불가한 변수가 응축된 작업으로 잘 알려진 작가는 9월에 국제갤러리에서 개인전을 개최할 예정이다. 뉴질랜드 남섬의 케플러 트랙(Kepler Track) 습지에 자생하는 나무, 덤불, 수풀 등이 다채롭게 어우러진 지역의 생태를 그려낸 이광호의 풍경화 〈Untitled 4819-64〉(2023)도 만나볼 수 있다.
현대미술가 양혜규의 신작 〈소리 나는 물방울 – 오팔〉(2023)도 부스에 설치될 예정이다. 천장부터 바닥까지 이어지는 오팔빛의 방울로 구성된 이 작업은 커튼의 형태로 공간을 나누거나 채우며, 사람의 움직임으로 활성화되는 방울의 소리는 다양한 문화권의 종교적 행위에서 인간과 영적인 세계를 매개해온 방울이라는 오브제의 특성을 상기시킨다. 작가는 현재 핀란드 헬싱키 미술관에서의 첫 개인전 《양혜규: 지속 재연》을 진행중이며 지난해 독일의 경제지 캐피탈(Capital)이 11월 호에 발표한 쿤스트콤파스 ‘세계 100대 미술가’에 93위로 선정, 영국의 저명한 현대미술 전문지 아트리뷰(ArtReview)가 발표한 미술계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2023 파워 100〉에는 71위로 선정되었다. 지난해 리움미술관에서 대규모 개인전 《강서경: 버들 북 꾀꼬리》를 선보인 강서경이 서촌에 위치한 작업실에서 바라본 인왕산 풍경에 대한 기억을 되살려 철, 실, 체인 등 같은 재료로 산의 능선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 〈산 — 가을 #23-02〉(2023)도 관객들을 만난다. 작가는 3월에 국제갤러리와의 첫 전시 《마치(March)》에서 자신만의 회화 언어를 다양한 매체로 확장해 나가는 작업들을 펼쳐 놓는다.
해외작가로는 지난 9월 국제갤러리에서의 개인전을 성황리에 마친 인도 출신 영국 조각가 아니쉬 카푸어(Anish Kapoor)의 오목한 디스크 형태의 작업 〈Spanish and Pagan Gold satin〉(2020)을 소개한다. 작가는 지난해 헤르조그 앤 드뫼롱(Herzog & de Meuron) 건축회사가 설계한 ‘젠가 타워(56 레너드 스트리트)’의 입구에 뉴욕에서의 첫 영구 설치작업을 공개한 바 있다. 영국을 대표하는 또 다른 현대미술가 줄리안 오피(Julian Opie)의 조각 〈Teresa 1.〉(2019)도 만날 수 있다. ‘걷기’라는 일상적 행위를 묘사하는 작가의 대표 연작 중 하나인 이 작품은 인물들의 보편적인 움직임 속에 담긴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포착한다.
한편 국제갤러리는 1월 28일까지 이광호의 개인전 《BLOW-UP》을 서울점 K1에서 개최한다. 지난 2014년 이후 국제갤러리에서 9년 만에 열리는 개인전으로 작가를 대표하는 사실주의 회화에 새로운 시도를 접목하여 습지를 묘사한 신작 65점을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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