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수 개인전 《Across The Universe》 개최
갤러리JJ, 2025. 05. 01 - 05.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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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JJ가 미소 짓는 인물 ‘동구리’로 잘 알려진 권기수 작가의 개인전 ≪권기수: Across The Universe≫를 개최하며 관객들을 독창적인 예술 세계로 초대한다. 오는 5월, 서울, 판교, 파주 8곳 전시장에서 동시에 진행되는 대규모 프로젝트 ‘현대 한국미술의 발견’의 두 번째 주자로 나선 권기수 작가는 회화, 조각, 설치, 영상 등 다채로운 매체를 통해 그가 창조한 기호 ‘동구리’를 매개로 인간과 세계의 이상적인 관계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과 질문을 던진다.
권기수, Green Table_Gold, 2024-2025, Acrylic on canvas on board, 130.4 x 162.1cm. © 작가, 갤러리JJ
권기수, A slight gentle breeze-violet, 2019-2020, Acrylic on canvas on board, 90.9 x 116.7cm. © 작가, 갤러리JJ
권기수, Sky high-reflected sky, 2017, Acrylic on canvas on board, 130 x 130cm. © 작가, 갤러리JJ
한국 전통 회화 사상을 현대적 감각으로 확장하며 동시대 미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해 온 권기수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대표작인 ‘Reflection’ 시리즈를 비롯해 ‘파초’ 시리즈, ‘sky’ 등 회화 19점과 드로잉 6점, 금박 동구리 조각 <Hi-Universe> 2점을 선보인다. 약 25년간 우리 곁을 지켜온 친근한 캐릭터 ‘동구리’와 함께 화면 속 풍경을 거닐다 보면 전통 산수화의 시공간과 겹쳐지는 묘한 경험을 하게 된다. 마치 도원경 속 인물처럼 천진난만하게 자연과 하나 된 듯 보이는 동구리는 때로는 냉소적으로, 때로는 격정적인 모습으로 다층적인 면모를 드러낸다. 이는 이상적인 인간의 모습인 동시에 고독과 소외감을 느끼는 현대인의 자화상, 혹은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친구로서 다양한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권기수 작가의 작품은 선명한 색채와 매끄러운 표면, 컴퓨터처럼 정교하게 구분된 색면과 간결한 선으로 이루어져 독특한 평면 회화 공간을 구축한다. 작가가 직접 조합한 600여 가지의 아크릴 물감은 높은 완성도와 시각적 화려함을 자랑한다. 그러나 그가 사용하는 최소한의 기본 형태들은 사군자, 시서화, 대나무 숲, 매화, 파초, 쪽배, 보름달 등 전통 문인화와 산수화의 요소들이다. 동양화 전공자인 작가의 무의식에서 발현된 전통적 사고와 방식은 그의 삶의 이야기이자 동시대의 알레고리로 확장된다.
작품 속 동구리가 머무는 공간은 주로 유토피아와 같은 이상향의 자연이다. 조선 후기 회화사를 깊이 연구해 온 작가는 노장사상, 죽림칠현, 강태공 등 전통적인 이상향을 차용하여 현실 세계를 반영하면서도 자유로운 상상력을 펼쳐낸다. 평론가 유진상은 권기수 작가의 작품을 통해 “한국화의 대표적인 장면들에서 다루어진 장소, 인물, 시점 등을 기호들과 기하학적 형태들로 재구성함으로써 회화적 읽기의 새로운 방식들을 제안한다”고 평한다.
1990년대 후반부터 수묵의 전통과 현대화에 대한 고민을 이어온 권기수 작가는 다양한 매체 실험을 통해 독창적인 예술 세계를 구축해 왔다. 2000년대 한국 팝아트의 흐름 속에서 ‘동구리’ 캐릭터는 대중적인 인기를 얻으며 작가의 입지를 확고히 했다. ‘Reflected’라는 제목처럼 그의 작품 속에는 현실과 가상, 실재와 환영이 반영된 두 개의 세계가 공존하며 이상향과 일상의 경계를 넘나든다. 파초가 둘러싸인 낭만적인 공간은 정치적 공간으로, 유유자적 배를 타는 동구리의 모습은 인생의 고난을, 줄타기하는 동구리는 험난한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네 모습을 투영한다.
권기수 작가는 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양, 현실과 이상 그 어느 곳에도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하며 우리에게 인간다운 삶의 의미를 되묻는다. 갤러리JJ에서 펼쳐지는 이번 전시는 권기수 작가의 예술 세계를 심층적으로 조망하고 그의 작품이 지닌 다층적인 의미를 경험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권기수 작가는 홍익대학교와 동 대학원에서 한국화를 전공했으며, 베니스 비엔날레, 부산 비엔날레 등 유수의 국제 전시에 참여하며 한국 미술의 위상을 높여왔다. 또한 iGoogle 아티스트 프로젝트 선정, 풀브라이트 장학 프로그램 방문 교수 역임 등 국제적인 활동을 통해 세계 미술계의 주목을 받고 있으며,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등 국내외 주요 미술관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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