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자키 하야오 [모노노케 히메] : 자연신(神)과 인간의 대립 > 해우의 《Time of s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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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우의 Time of sea

[문화ㆍ예술이야기] 미야자키 하야오 [모노노케 히메] : 자연신(神)과 인간의 대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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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노노케 히메》는 200억 원대의 제작비 투입, 3년간의 제작기간을 거친 스튜디오 지브리의 역대 수작(秀作)으로 손꼽힌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정교한 작화와 탁월한 연출적 감각은 애니메이션을 독보적인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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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노노케 히메》 영화 포스터 ⓒStudio Ghibli




배경은 근대화로 인간의 욕망이 강해진 일본의 14세기 무로마치 시대이다. 감독은 ‘아미노 사관’에서 영감을 받아 영화를 제작했다. 당시 아미노는 다양한 계층이 존재했으며, 남성 중심이 아닌 여성, 노인, 아동 등 사회적 약자들이 존중받은 시대였다. 작품 속에도 여성이 주체를 가지고 마을을 지키는 등 이러한 시대적 배경이 잘 녹여져 있다. 


영화의 촉발점은 ‘철’이다. 날카롭고 차가운 단면을 가진‘철’을 통한 문명의 발전은 전쟁이라는 엄청난 재앙을 몰고 온다. 표면적으로는 자연을 착취하는 인간이 악해 보이나, 비가시적인 곳에서는 복잡한 모순적 세계가 존재한다. 즉, 《모노노케 히메》에서는 선과 악의 경계가 모호하다.


자연의 신들을 공격하는 악역으로 보이는 마을의 수장 에보시는 병에 걸린 사람들을 치료해 주고, 사람들과 좋은 마을을 만들기 위한 노력하는 인물이다. 자연의 신들에게는 악역이나, 마을 사람들에게는 구원자 같은 존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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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노노케 히메》 영화 ⓒStudio Ghibli



또한, 늑대와 함께 자연에서 살아가나 인간인 여주인공 산, 마을을 구했으나 버림받고 자신의 저주를 풀기 위해 떠돌아다니는 아시타카. 모두 자신의 혼란스러운 정체성 속에서 치열한 삶을 살아간다.


미야자키 하야오는 작품에 대해서 말했다. "세계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이 아니다. 난폭한 신들과 인간과의 전쟁에서 해피엔드는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증오와 살육의 한가운데서도 삶의 가치를 둘 수는 있다. 멋진 만남이나 아름다운 것은 존재할 수 있다."


《모노노케 히메》는 세계의 복잡성이 운명의 수레바퀴처럼 맞물려가면서 삶의 진정한 아름다운 가치란 무엇인지 꿰뚫는 영화이다. 생존을 위해 살아가는 인간의 삶과 본성. 그 속에 존재하는 작고 희미한 불빛 같은 희망이 공존한다. 






글ㆍ사진_이은서 ㅣ 에디터
회화를 전공 후 디자이너로 일한 경력이 있으며, 현재는 공공 미술관 도슨트로 활동하고 있다. 바다와 환경에 대한 이야기인 《Time of sea》를 작품으로 그리는 작가이다. 아트앤컬처-문화예술신문[www.art-culture.co.kr]에 글을 연재 중이다.
Blog : https://m.blog.naver.com/haewoo__00 ... Instagram : @haewoo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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