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솔 지휘 ‘말러리안’의 말러 교향곡 제4번,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울리다 > 여홍일의 클래식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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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홍일의 클래식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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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솔 지휘 ‘말러리안’의 말러 교향곡 제4번,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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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솔지휘 말러리안 말러교향곡 4번
10월26일(일) 오후 5시 SAC콘서트홀


“서울시향 말러교향곡 제4번 연주의 추억소환한 말러리안의 말러 4번!”

지난 10여년 넘게 내가 말러교향곡 제4번의 실연 연주를 가장 감동적으로 들은 것은 2013년 7월 19일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있었던 서울시향의 말러교향곡 제4번 연주다.

‘섬세한 오케스트라 연주및 리릭 소프라노의 관능적 탐미로 청중을 사로잡은 서울시향이 근래 볼 수 없었던 밀도높은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섬세한 연주로 유럽 콘서트홀에 내놔도 손색없을 2부의 하이라이트였던 말러 교향곡 4번 G장조 연주로 서울 클래식팬들을 매혹시켰다.

지난 2013년 7월 19일 저녁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있었던 그레이트 시리즈III을 통해 서울시향은 6월 말에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있었던 영국 로열필과 마에스트로 샤를르 뒤투아의 섬세하고 색채감 넘치는 연주를 연상시키듯 인상적인 섬세한 연주로 청중에게 황홀한 위안을 선사했다.‘고 필자는 12년전의 서울시향 말러교향곡 4번 연주에 대한 평을 이렇게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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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솔 지휘 ‘말러리안’의 말러 교향곡 제4번,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울리다


“직업교향악단들이 들려주는 말러와 달리 풋풋함이 깃든 말러리안의 말러교향곡 제4번 연주!”

그런 면에서 지난달 10월26일 일요일 오후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말러리안 지휘자 진솔이 이끈 말러리안 말러교향곡 제4번은 기성의 서울시향이나 KBS교향악단 같은 직업교향악단들이 들려주는 말러와 달리 풋풋함이 깃든 말러교향곡 제4번의 연주를 들려줬다.

말러리안은 말러의 음악에 대한 깊은 탐구와 열정을 바탕으로 인간의 삶속에서 드러나는 고뇌와 이야기를 청중과 함께 나누고자 노력하고 있는 때묻지않은 젊은 연주자들로 구성된 연주단체로 2016년에 말러리안 시리즈를 시작했다. 예전과 달리 제1 바이올린에 Elisa Spremulli 공동악장, 제2바이올린에 Lorenzo Gugole 공동수석, 비올라의 Fausto Cigarini 공동수석, 콘트라베이스의 Monica Righi 수석등 외국인 연주자들이 보강된 점이 관객들의 눈에 띄며 두드러졌다.

말러리안 지휘자 진솔은 말러교향곡 4번의 1악장 지시어 ‘신중하게, 서두르지 말고(Bedaechtig, Nicht Eilen)가 지시하는 것처럼 말러교향곡 제4번의 연주템포를 서두르지 않는 점이 무엇보다 뚜렷하게 다가왔는데 2017년부터 말러리안 시리즈를 이끌어온 그녀의 오랜 그런 지휘 구력(球歷)이 반영된 지휘의 결과로 보인다.

이날의 말러리안 교향곡 제4번의 연주에서 필자에게 가장 인상적 대목은 예상치못하게 현재 프랑프푸르트 오페라극장에서 활동중이라 팬들에게 이름이 확실히 각인돼있지 않을 소프라노 김효영이 부른 천상의 세계를 그린 마지막 4악장의 인상적인 소프라노의 노래와 어울린 너무 감동적이었고 아름다운 피날레 부분이었다. 

예전 12년전 서울시향과의 말러교향곡 제4번 연주를 회고해보면 4악장에서 이색적 소프라노 독창이 등장하는 성악과 관현악의 이상적인 조화를 보여준 말러 교향곡 4번 G장조에서 푸에르토리코 출신의 리릭 소프라노 아나 마리아 마르티네스는 하늘나라의 꿈결같은 정경이 눈앞에 펼쳐지는 리릭 소프라노의 매력으로 웅장하고 화려한 결말보다 더 인상적인 천상의 삶을 표현했다.

이런 말러교향곡 제4번의 추억을 2023년 서울시 오페라단 시즌 개막작 오페라 ‘마술피리’의 밤의 여왕으로 큰 주목을 받았던 소프라노 김효영이 너무 감동적이고 아름다운 천상의 삶을 펼쳐 노래하는 것에 많은 클래식 관객들이 말러교향곡 제4번의 천상의 세계를 그린 것에 다시 한번 많은 감동을 받았으리라. 


“성숙되고 있는 신진 말러리안 연주단체의 연주력!”

전반부에 말러리안이 연주한 슈베르트 현악사중주 제14번 ‘죽음과 소녀’(말러 편곡)은 슈베르트가 죽기 2년전인 29세에 완성한 곡으로 기존의 다른 14개의 현악사중주가 비교적 가벼운 분위기의 소규모인 것과 달리 사색적이고 성숙된 그의 음악성을 잘 묘사하고 있어 말러리안의 연주력 또한 8년여에 걸쳐 성숙되고 있음을 엿볼 수 있게 한 연주였다. 

지휘자 진솔이 이끄는 말러리안이 2024년 9월 15일 일요일 오후 예술의 전당에서 마련한 말러교향곡 제7번 연주를 마치고 나온 관객들은 “초보자가 듣기에 쉽지않은 곡인데…”하고 중얼거리며 이런 이야기들을 로비에서 하면서 말러리안의 연주가 말러교향곡 이해 진폭 확대에 자신들에게 크게 도움을 주었음을 피력했다.

지난해 2024년 5월 26일 일요일 오후 예술의 전당에서 있었던 KBS교향악단 제802회 정기연주회 말러교향곡 제3번의 연주에 대해 지휘자 진솔은 “100분간의 흔들림 없는 피에타리 잉키넨의 지휘에다 트럼펫과 트롬본, 팀파니의 에너지가 넘쳤다”고 이날의 연주회를 본 소감을 필자에게 이렇게 밝혔는데 자신이 이끄는 말러리안 말러교향곡 제7번 연주회에서도 진솔은 흔들림 없는 이런 말러에의 열정적 지휘를 보여줬다.

내가 최근 홍진기 창조인상 문화예술부문을 수상하며 국내외에서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는 말러리안 예술감독 진솔을 중심으로 최고 수준의 젊은 연주자들이 모여 결성된 클래식 전문 음악연주단체 아르티제의 연주를 들은 것은 2023년 말러리안 시리즈 6으로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말러교향곡 3번’의 연주였다.
2023년 7월30일 저녁 롯데콘서트홀에서 아르티제가 펼친 말러교향곡 제3번도 말러리안 지휘자 진솔의 이런 100분간의 흔들림 없는 지휘와 신진 연주자들의 에너지가 넘친 말러교향곡 연주가 아니었나 싶다.

레퀴엠 연주로 관심을 돌린 아르티제가 첫 레퍼토리로 무대에 올린 지난해 6월 12일 수요일 저녁의 모차르트 레퀴엠-아르티제 레퀴엠시리즈 vol.1 역시 기성 지휘자들인 전 서울시향 지휘자인 오스모 벤스케가 지휘봉을 잡은 2022년 1월29일 토요일 오후 5시 모차르트 레퀴엠 연주나 지난해 3월7일 목요일 저녁 정명훈이 바톤을 잡은 KBS교향악단X정명훈의 Choral 1 베르디 레퀴엠들 연주에 비하면 신진 지휘자나 젊은 연주자들의 수혈(輸血)이 느껴진 점에서 신선했다.

이제 30대 후반을 맞는 신진 지휘자인 진솔과 아르티제가 ‘모차르트 레퀴엠’으로 새로운 수혈(輸血)을 클래식계에 시도하면서 베르디 드보르자크 포레 브람스 베를리오즈 등 세상의 모든 레퀴엠을 차례대로 연주하는 프로젝트에 돌입한 것은 종교음악 확산에 적잖은 의미를 담고 있다. 말러리안은 향후 말러교향곡 제2번과 8번의 연주일정을 남겨놓고 있다. 

글, 음악칼럼니스트 여 홍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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