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갤러리, ‘프리즈 런던(Frieze London) 2026’ 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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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갤러리는 오는 10월 14일부터 18일까지 런던 리젠트 파크에서 개최되는 ‘프리즈 런던(Frieze London) 2026’에 참가한다. 올해 부스에서는 한국 근현대미술의 주요 흐름을 형성해 온 거장부터 동시대 작가까지, 세대를 아우르는 작가들의 작업 세계를 폭넓게 선보인다. 특히 이번 프레젠테이션은 세계 각지의 주요 미술기관과 비엔날레에서 이어지고 있는 작가들의 활동과 맞물려, 국제갤러리가 아트페어와 전시, 기관 프로젝트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며 소속 작가들의 작업을 서로 다른 지역과 맥락에 지속적으로 소개해 온 흐름을 한자리에서 보여준다.


김세은,〈접는 그림-다음을 위한 선〉, 202,3 Water mixable oil and cement pigment on canvas, 210 x 147 x 3 cm ⓒ 작가, 국제갤러리
먼저 현재 국제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진행 중이거나 전시를 앞둔 작가들의 작품이 부스에 설치된다. 3주기를 맞이해 서울점에서 회고전 《변하는 변하지 않는》을 개최하고 있는 박서보의 세라믹묘법 연작 〈Ecriture No. 220729〉(2022)은 자줏빛 도자 표면에 수직선을 반복하고 화면 중앙에 붉은 창 구조를 배치한 작품으로, 말년까지 지속된 색채와 물성에 대한 작가의 탐구를 보여준다. 한편 K2에서 개인전 《핏월과 픽토》를 개최 중인 김세은은 관통과 이동의 공간인 ‘터널’을 매개로 도시의 다층적인 시지각과 신체적 경험을 회화로 옮긴 〈접는 그림-다음을 위한 선〉(2023)을 선보인다. 작가는 단순한 도시 풍경의 재현을 넘어 끊임없이 변화하는 도시 속에서 신체가 체득하는 움직임의 궤적과 감각적 반응을 회화로 담아낸다. 부산점에서 개인전 《제의를 품은 신체들》을 진행 중인 코라크릿 아룬나논차이(Korakrit Arunanondchai)는 투명 스크린 위에 열화상 카메라로 포착한 신체의 온기와 울트라마린 블루 안료를 중첩한 신작 〈There's nothing more to do〉(2026)를 공개한다.
이어 오는 11월 서울점의 한옥 공간에서 개인전을 앞둔 제니 홀저(Jenny Holzer)는 〈Survival: Protect me...〉(2018)를 선보인다. 언어를 주요 매체로 삼아 사회·정치적 이슈와 인간의 조건을 탐구해 온 홀저는 견고한 돌 표면에 텍스트를 새겨 언어와 물질, 신체 사이의 관계를 환기한다. 이희준은 서울의 도시 풍경과 기억을 색면과 마티에르를 통해 기하학적 형태로 재구성한 초기 대표 연작 〈A Shape of Taste No. 104〉(2018)를 출품하며 오는 11월 국제갤러리에서 개최할 전시를 예고한다.
이번 프레젠테이션에서는 전 세계 미술기관의 전시를 통해 한국 현대미술의 국제적 지평을 확장하고 있는 작가들의 작품도 비중 있게 소개된다. 특히 지난 10월 3일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SFMOMA)에서 개막한 기획전 《RM x SFMOMA: 너와 나 사이(Between You and Me)》에 참여하는 거장들의 작품이 눈길을 끈다. 지난 9월, 프리즈 서울의 국내 작가 판매작 중 역대 최고가를 기록하며 큰 화제를 모은 유영국의 후기작 〈작품〉(1984)은 한층 유연해진 수평·수직선과 색채를 통해 작가가 말년에 도달한 추상의 세계를 보여준다. 같은 전시에 참여하는 한국 현대 사진의 선구자 한영수의 〈서울 명동 1956-1963〉(1956–1963, 2025 인화)은 전후 서울의 일상을 정교한 화면 구성과 시선으로 포착했다. 한국 1세대 여성 조각가 김윤신의 조각 〈합이합일 분이분일(合二合一 分二分一) 2002-749〉(2002)은 브라질산 원석의 거친 표면과 매끄러운 절개면을 대비시키며, 자연과 재료를 대하는 작가의 조형적 태도를 드러낸다.
또한, 샌프란시스코 아시아 미술관(Asian Art Museum)에서 북미 첫 대규모 회고전을 진행 중인 하종현은 〈Conjunction 25-10〉(2025)을 선보인다. 바탕인 마포의 표면 위로 두텁게 밀려 나온 순백색 물감의 수직적인 구조를 통해 재료의 물성과 행위, 평면의 관계에 대한 작가의 지속적인 실험과 방법론인 ‘배압법’을 확인할 수 있다. 최근 뉴욕 디아 비컨(Dia Beacon)에서 개인전 《양혜규: 통通(Haegue Yang: Through)》을 개막한 양혜규는 대만 타이난 자수 공방의 전통 요소와 옻칠 회화 기법을 결합한 신작 〈갑작 개화〉(2026)를 소개한다. 작가는 주변 환경에서 발견한 우연한 흔적과 지역의 자수 공예 유산을 작품에 끌어들이며 장소와 시간, 기억이 교차하는 새로운 화면을 구축한다. 정연두의 신작 〈Smoke Drawing - The Balance〉(2026)는 고려인 거주 지역인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발견한 파꽃을 불의 그을음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작가는 쉽게 사라지는 불안정한 재료인 그을음을 매개로 강제이주의 역사 속에서 삶을 이어온 고려인들의 노동과 생존의 흔적을 호출하여 ‘뿌리내림과 뿌리 옮김’ 사이의 긴장을 시각화한다.
국제 비엔날레 무대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의 작업도 함께 선보인다. 2026부산비엔날레에 초청된 강서경은 화문석과 금속 프레임을 결합해 회화의 사각 틀을 건축적 공간으로 확장한 〈자리 120 × 165 #23-79〉(2023)를 출품한다. 베니스비엔날레 제61회 국제미술전의 불가리 파빌리온에 참여하며 주목받고 있는 로터스 강(Lotus L. Kang)의 〈Tract LXII〉(2026)는 멸치와 연근 등 일상의 사물과 기억의 파편을 청동과 알루미늄으로 주조한 뒤, 풍경(風磬)을 연상시키는 수직 구조로 길게 늘어뜨린 작품이다. 제16회 광주비엔날레의 IVAE 파빌리온에 참여 중인 장파는 여성에게 가해지는 폭력과 장식성의 위계를 교차시키는 〈Gore Deco – Flat Hole #2〉(2025)를 통해 여성의 신체와 응시를 둘러싼 기존의 질서에 질문을 던진다.
마지막으로 런던을 기반으로 글로벌한 활동을 이어온 작가들의 작품이 이번 부스에서 또 하나의 축을 이룬다. 현재 런던 헤이워드 갤러리(Hayward Gallery)에서 대규모 개인전을 진행 중인 아니쉬 카푸어(Anish Kapoor)는 오목 거울의 반사와 왜곡을 통해 관람자의 신체와 주변 공간을 작품 속으로 끌어들이는 미러 연작 〈Green and Brandy〉(2021)를 출품한다. 반사된 이미지가 뒤집히고 변형되는 시각적 경험을 통해 물질과 비물질, 실제와 지각 사이의 경계를 탐구하는 작품이다. 줄리안 오피(Julian Opie)는 런던의 한 초등학교와 협업해 어린이의 당당하고 장난기 어린 걸음걸이와 개성을 포착한 〈Muhammad 2.〉(2025)를 선보인다. 간결한 윤곽선과 제한된 색채라는 작가 특유의 조형 언어를 통해 움직이는 신체의 순간적인 동세를 구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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