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 갈리에라, 파리 시립 패션 미술관: 프리다 칼로, 외모 그 이상 > 한지수의 봉주르 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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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수의 봉주르 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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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 갈리에라, 파리 시립 패션 미술관: 프리다 칼로, 외모 그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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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lais Galliera: Frida Kahlo, au-delà des apparences (2022년 9월 15일 - 2023년 3월 5일)



'프리다 칼로'  전시는 최신 전시인데다 예술가 자체의 인기도 많다 보니 예약 잡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목요일 1시45분이라는 아주 애매하고도 사람이 없을 법한 시간에 간신히 다녀왔는데 결론적으로는 조금 실망스러웠다. 파리에서 칼로의 전시는 처음 보다 보니 엄청난 기대를 가지고 가기도 했었고 그녀의 작품을 많이 보고 싶었는데 그녀의 생애에 초점을 둔 전시이다 보니 작품이 많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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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가 열리는 '팔레 갈리에라 (Palais Galliera)' 는 전통 건축과 기술 혁신을 결합한 19세기 말 건물의 완벽한 예라고 한다. 절단된 돌 아래에서 금속 구조가 건물을 지지하고 있는데  에펠탑을 설계한 구스타브 에펠 (Gustave Eiffel)의 회사가 제작했는데 설계는  폴 르네 레온 지낭 (Paul-René-Léon Ginain)이라는 건축가가 맡았다.  그는 1852년 로마의 1등상을 수상하고 빌라 메디치에서 4년을 보내며 고대와 르네상스 건축에 대한 지식을 쌓았다. 1861년 파리로 돌아온 그는 새로운 파리 오페라의 건축 경쟁에서 우승한 샤를 가르니에의 라이벌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오페라 가르니에 라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다시피 불행하게도 지낭이 이기지는 못했다. 최근 오페라 가르니에 에서 로시니의 오페라 « 라 체네렌톨라 »를 보고 와서 멋진 건축물과 샤갈의 천장화를 살짝 언급하고 넘어간다.


 

갈리에라 궁전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대충 알고 있던 프리다 칼로의 일생도 꼼꼼히 살펴 보았다는 점에서 이번 전시는 의미가 있긴 했다. 이 미술관의 존재는 알고 있었지만 미술관의 공식 이름이  제목에서 언급했듯이 '파리 시립 패션 미술관' 이다 보니 패션에 크게 관심이 없던 내겐 그다지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았다. 이제 와서 드는 생각이지만, 이 미술관의 특성을 잘 생각해보고 전시를 보러 갔다면 실망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전시 주최측은 "  팔레 갈리에라는 20세기의 가장 인정받고 영향력 있는 예술가 중 한 명인 프리다 칼로 (Frida Kahlo 1907– 1954)를 기리고 있다. 그녀의 성격을 둘러싸고 있는 진부한 설명들과는 거리가 먼 이번 전시는 관람객들에게 작가의 친밀한 내면 속으로 들어가 그녀가 자신을 소개하고 표현하는 방식을 통해 정체성을 구축한 방법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라고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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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서 최초로  프리다 칼로 박물관 (Museo Frida Kahlo)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이뤄진 이번 전시회는 프리다가 태어나고 자란 집인 카사 아줄 (Casa Azul)에서 의복, 통신, 액세서리, 화장품, 의약품, 의료 보철물 등 200개 이상의 물건을 함께 선보인다. 이 개인 소지품들은 1954년 남편인 멕시코 벽화 화가인 디에고 리베라에 의해 사망했을 때 봉인되었으며 50년 후인 2004년에 재발견 되었다. 테후아나 전통 드레스, 프리다가 수집한 콜럼버스 시대 이전의 목걸이, ​​코르셋과 의수 등의 컬렉션을 통해 표준을 벗어난 그녀의 삶에 대한 시각적 설명을 구성하기 위해 예술가의 영화 및 사진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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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멕시코에서 일어난  벽화주의 운동은 멕시코 혁명이 제도화되면서 본격적으로 형성되었는데  1920년대에서 1940년대 사이에 발전했으며 디에고 리베라, 호세 클레멘테 오로스코 등의 작가들이 참여해 대형 벽화를 그렸다. 벽화주의는 미래파와 입체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양식의 영향을 받았으며 주로 선전과 전투적 사회정치적 내용을 추구하는 예술이라고 « 문학과 예술 » 수업 시간에 배운 것이 떠올랐다. 역시 가르침을 주시는 교수님들께 감사할 일들로 가득한 문학도의 삶이다 ㅎ

 


프리다 칼로의 외모는 그녀의 정체성과 정치적 관심사를 표현하는 수단인데, 사실 그녀는 18세의 나이에 심각한 사고를 당한 후 그림에 전념하고 그녀를 긍정할 수 있는 전통 의상을 입는다. 멕시코스러움 뿐만 아니라 그녀의 핸디캡을 커버하기 위한 설정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 프리다 전시회에서는 외관을 넘어 예술가가 선언문처럼 자신의 문화 유산과 젠더와 장애에 대한 경험으로 구축된 이미지를 형성한 방식을 추적할 수 있다.


또한 현대 패션에 대한 그녀의 영향과 오늘날에도 여전히 영감의 원천으로 남아 있는 방식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 알렉산더 맥퀸, 장 폴 고티에, 샤넬의 칼 라거펠트, 지방시의 리카르도 티시, 디올의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리, 꼼 데 가르송의 레이 카와쿠보 등등의 옷들을 통해 패션 컬렉션도 선보인다. 옷들도 화려하고 멋진 패턴과 디자인이라 함께 동행한 친구에게 이런 옷 입어보고 싶다는 말을 했는데, 친구가 아주 의아해했다. 본인은 줘도 안입을  스타일이라며..ㅋㅋ 



전시장에서 발견한 반가운 그림! ㅎㅎ 퐁피두 센터 티켓에 인쇄되어 있던 프리다 칼로의 작품을 실제로 보았다. 티켓이 예뻐서 내 방 벽에 붙여 두었는데 맨날 집에서 보던 그림을 만나니 익숙하고 우리 집으로 가져가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ㅋㅋ 티켓인쇄본 말고  원본을 갖고 싶다는 욕망(?)이 일었다. ㅠ



에펠탑 전망에 아름다운 정원을 가지고 있는 이 미술관은 정원에 누구나 들어와서 쉬다 갈 수 있다보니 아름다운 건축물을 보며 편안한 쉼터가 되는 도심 속 공간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기념품 샵에서는 구미를 당기게 하는 제품이  하나도 없었다.......





글ㆍ사진_한지수 (파리통신원ㆍ에디터)
소르본파리노르대학교에서 현대 문학을 전공하고 동 대학원에서 텍스트 이미지 문화를 공부하고 있다.
갤러리자인제노의 파리통신원 및 객원 큐레이터, 주 프랑스 한국문화원 도슨트로 활동 중이며,
문화예술신문-아트앤컬쳐에 에디터로 리뷰를 제공하고 있다.

※ 사진 원본은 https://blog.naver.com/mangchiro에서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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