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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행의 엽서 한 장

장미는 인문의 숲으로 나오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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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는 인문의 숲으로 나오라한다

 

아파트 앞에 피어있는 장미. 서정이라 말하기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콘크리트가 주변을 에워싸고 있는 까닭이다. 문득 우리에게 아파트는 무엇인가하고 묻는다.

 

중산층? 재테크? 고립?
이 세가지가 모두 들어있을 것이다. 그러니까 한국사회에서 아파트는 중산층을 나타내는 것이면서, 돈을 벌게해주는 것이면서, 이웃과 단절된 의미다.

 

이런 아파트 안에서  많은 사람들이 하루하루를 안녕하며 살아가고 있다. 망각하면서 아무렇지 않게!

 

생뚱맞게 아파트 단지 안에 피어있는 장미는 무엇을 의미할까? 인공의, 인스턴트 적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던지려는 걸까? 그것은 아마 인문의 숲으로 나오라는 게 아닐까? 장미 한송이가 이렇게 따뜻하게 느껴지기는 처음이다.

 

<사진=분당구 판교동 한 아파트 단지>





작가 이건행
충남 부여에서 태어나 한양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1997년 장편소설 『세상 끝에 선 여자』(임권택 감독에 의해 ‘창’으로 영화화)를 펴냈으며 노동자들의 애환을 그린 뮤지컬 ‘상대원 연가’의 모티브가 된 동명 시를 2015년 발표하면서 시 창작을 해오고 있다. 2021년 시집 『호박잎쌈』(디지북스공모 선정·이북)과 인문학 소개서인 『인문독서 가이드북』(편저)을 각각 펴냈다. 경제일간지 등에서 사건·미술·증권 담당 기자로 일했고 현재는 일간지에 '이건행 칼럼을 연재하는 한편 인문학 책 비평가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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