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화랑, 아트부산 2025 참가
부산 BEXCO, Booth A-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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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상반기 최대 규모의 아트페어 아트부산 2025가 오는 5월 8일(목) VIP 프리뷰를 시작으로, 5월 9일(금)부터 11일(일) 까지 부산 벡스코(BEXCO)에서 개최된다. 조현화랑은 올해 메인 부스와 특별전 부스로 참여해, 동아시아 현대미술의 조형 실험과 물질성에 대한 사유를 담은 주요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인다.
김홍주, Untitled, 2011 Acrylic on Canvas 110.5 x 143 cm. © 작가, 조현화랑
안지산, 사소한 소식과 푸른새 (Little Tidings and the Blue Bird), 2025 Oil on Canvas 90.9 x 72.7 cm. © 작가, 조현화랑
키시오 스가, Topological Linkage, 2008-2009 Wood 82 x 91 × 11 cm. © 작가, 조현화랑
메인 부스에서는 박서보, 김홍주, 이배 그리고 일본 모노하(もの派) 운동의 거장 키시오 스가의 작업이 소개된다. 이들은 반복과 수행, 재료에 대한 심도 깊은 탐구를 통해 회화, 조각, 설치 등 매체 간의 경계를 넘나들며 현대미술의 표현 지평을 확장해 왔다. 더불어 조현화랑은 서사적 회화를 탐구하는 안지산, 한국화의 현대적 해석을 시도하는 조종성, 하이퍼리얼리즘적 조형 언어로 깊은 감정의 층위를 그려내는 강강훈을 통해, 한국 현대회화의 현재성을 조망한다.
박서보는 오랜 시간에 걸쳐 '색채 묘법' 연작을 발전시켜왔다. 반복적인 행위와 시간의 개입을 통해 물질을 정신적 층위로 환원시키는 이 작업은, 한지 위에 수성 안료를 입히고 손이나 막대기로 선을 긋는 수행적 행위를 통해 완성된다. 이는 행위의 흔적과 시간의 축적이 응축된 회화로 구현된다.
이러한 회화적 수행성은 김홍주의 작업에서 또 다른 방식으로 이어진다. 그는 자연의 형상을 해체하고 재구성하며, 실제와 이미지 사이의 감각적 간극을 탐색해왔다. 대형 캔버스 위에 꽃과 잎사귀가 절제된 구성으로 배치되는 그의 회화는, 시각적 언어와 지각의 조건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2023년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Lineages: Korean Art at The Met》에 포함된 바 있는 그의 작품은, 회화의 논리를 갱신하는 고유한 궤적을 보여준다.
이배는 1989년 도불 이후, 서구적 회화 문법과는 다른 차원에서 ‘숯’이라는 재료를 중심으로 작업 세계를 확장해왔다. 나무의 생명과 소멸이 응축된 숯은 작가에게 있어 순환, 존재, 기억의 상징으로 기능한다. 숯가루와 미디엄을 혼합하여 화면 위에 두텁게 안착 시키는 Landscape 시리즈는 물질의 중첩과 조형적 에너지, 그리고 철학적 깊이가 교차하는 작업이다. 특히 그는 작년 베니스 비엔날레 공식 병행전 《달집태우기》(빌모트재단)에서 이 시리즈로 큰 주목을 받으며, 국제적으로도 숯 회화의 조형적 가능성을 각인시켰다.
한편, 키시오 스가는 모노하 운동의 대표적 작가로, 물질과 공간, 시간 사이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사유해왔다. 그는 나무, 금속, 유리 등 이질적인 재료들을 결합하며, 고정된 형식을 완성하기보다는 그 사이에서 발생하는 긴장과 균형을 시각화한다. 이번 아트부산에서는 2008–2009년에 제작된 대표작 Topological Linkage를 통해, 존재의 조건과 연결의 의미에 대한 조형적 사유를 펼쳐 보인다.
안지산은 특유의 서사적 회화로 인간이 직면한 가장 근본적인 문제이자 철학적 주제인 삶과 죽음의 경계, 그리고 그로 인한 불안을 지속적으로 탐구하며 시각화한다. 그는 특정 사건이나 현상을 재해석하고, 이를 회화적으로 재현한다. 작가는 사건의 중심에 위치하기도 하고, 거리감을 유지한 관찰자로서 기능하기도 하며, 다양한 시점과 관점을 통해 회화적 내러티브를 연출한다. 최근에는 세화미술관에서 4월 17일부터 6월 29일까지 개최되는 기획전시 《유영하는 세계: Bed, Bath, Bus》 에 국내외 동시대 작가들과 함께 참여하고 있다. 이번 아트부산에서는 신작 사소한 소식과 푸른새 (Little Tidings and the Blue Bird, 2025)를 통해, 서사적 회화의 한 순간을 통해 관객과의 조우를 시도한다.
강강훈은 오는 5월 16일부터 7월 13일까지 조현화랑_서울에서 개인전을 개최할 예정이다. 2022년 개인전 이후 2년 반 만에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는 인물화와 목화 모티브를 통해 세대 간 감정의 흐름을 추상과 구상을 넘나드는 회화 언어로 풀어낸다. 아트부산에서는 대표 연작인 목화 시리즈의 신작 Cotton, (2025)을 선보이며, 생략된 디테일, 강한 마티에르, 감성적인 빛의 표현을 통해 응축된 감정의 진폭을 드러낸다.
조종성은 장지 위에 금색 안료로 그려낸 강렬한 획을 통해, 한국화의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다. 추상과 구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획으로부터 (From Stroke) 시리즈의 신작은, 미묘한 색조의 차이와 깊은 여백을 통해 사유의 세계로 관객을 초대한다. 이번 아트부산에서는 강강훈과 함께하는 아티스트 토크 프로그램 《내면과 풍경: 강강훈 & 조종성》 에도 참여해, 회화가 감정과 공간을 어떻게 담아내는지, 그리고 예술이 삶의 풍경을 어떻게 포착하는지를 함께 공유할 예정이다.
한편, 특별전 부스에서는 이소연의 솔로 프레젠테이션이 펼쳐진다. 대표작 Whale shark (2016)를 비롯한 자화상 연작은, 안경, 모자, 머리띠 등 작가가 수집한 사적 오브제를 중심으로 구성된다. 이 사물들은 단순한 장신구를 넘어, 인물의 정체성과 기억, 감각의 단편을 구성하는 또 하나의 얼굴로 기능한다. 화면 위에 병치된 오브제들은 결국 작가 자신을 드러내는 또 다른 초상으로 응축되며, 작가의 고유한 회화적 언어로 형상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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