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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여행

김정원과 김도현의 피아니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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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여 홍일(음악칼럼니스트)


공연일시: 11월4일 (목요일) 저녁 7시30분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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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회 지난 9월3일 이탈리아 부조니 국제피아노콩쿨에서 준우승한 김도현의 프로코피예프 피아노협주곡 제2번 동영상을 두세번 다시 봤다.
 
입상 소식이 알려진후 KBS TV에서도 녹화방송한 것을 시청했지만 유트브 동영상을 통해 김도현의 연주장면을 보니 일반적인 협주곡의 레퍼토리 중에서 프로코피예프의 피아노협주곡 2번이 기술적으로 매우 어려운 곡중의 하나로 여겨짐에도 콩쿠르 무대에서 1악장의 기괴적 연주장면이나 2악장의 희열을 머금은 질주, 4악장의 흥건히 땀에 절었음에도 몰입도 높은 연주등 흥미로운 연주 장면이 많았다는 생각이 든다.
 
 
-피아니스트 김도현의 입상 유트브 동영상, 몰입도 높고 흥미로워
 
이탈리아 작곡가 부조니를 기리기 위해 1949년 시작된 부조니 피아노국제콩쿠르는 외르크 데무스, 마르타 아르헤리치, 게릭 올슨등 걸출한 피아니스트들을 배출했음에도 올해 63회에 이르기까지 절반 가까이 1위의 우승자를 배출하지 않고 1위없는 2위를 발표하는등 까다롭기로 유명한 콩쿠르의 하나로 알려져있다. 지난 11월4일 목요일 저녁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김정원과 김도현의 피아니즘이란 타이틀로 강남심포니 상임지휘자 여자경 지휘의 프라임필하모닉의 연주가 있었는데 이날 부조니 피아노국제콩쿠르에서 2위 입상한 김도현은 지난 9월초 부조니 국제콩쿠르 Grand Finale에서 연주했던 프로코피예프 피아노협주곡 제2번의 같은 곡으로 들고 나왔다.
 
국제피아노콩쿨에서 입상하고 나면 국내 클래식애호가들은 무엇보다 국내 무대에서 그 입상자가 어떤 피아니즘을 펼칠까 궁금해한다. 박재홍과 김도현이 지난 9월3일 이탈리아 부조니 피아노국제콩쿨에서 각각 1, 2위로 입상하고 나서 피아니스트 김도현으로선 첫 국내 무대일텐데 그래서인지 나로서도 부조니 콩쿨에서 보였던 김도현의 1악장에서의 기괴함이나 2악장 Scherzo에서의 희열을 머금은 듯한 피아니즘이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는 어떻게 펼쳐질까 하는 궁금증으로 콘서트장으로 향했다.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의 피아니스트 김도현의 프로코피예프 피아노협주곡 제2번의 연주는 부조니에서만큼의 연주 집중력이 느껴졌으나 좌중을 사로잡는 존재감과 파워를 겸비한 음악가란 공연책자의 설명에도 불구, 공연후 수줍은 듯한 무대매너등에선 좀더 무대를 장악하는 듯한 아우라가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가져본다. 연주에 몰입하면 피아니스트 김도현의 사정은 달라지지만 폭넓은 레퍼토리로 두루 넘볼 수 없는 깊이의 예술성을 선보이고 있다는 그의 연주의 편린은 8월29일 부조니 콩쿨 Solo Finals에서의 연주곡들 J.S. Bach/F. Busoni: Choralvorspiel "Nun komm, der Heiden Heiland", BWV 659 - BV B 27 n.3, W.A. Mozart: Sonate n. 12, K. 332, P. Burgan: Intervalles, 그리고 F. Chopin: 12 Études, op. 25에서 엿볼 수 있었다.
 
 
-4개의 악장 가운데서 김도현 2악장, 희열의 질주로 이끌어
 
프로코피예프 피아노협주곡 제2번의 1악장은 피아노의 기교적인 활약이 쉼없이 이어지는 악장이다. 목관의 연주와 피아노의 레치타티보적인 멜로디로 시작돼 두 번째 주제는 리드미컬하게 대중적인 느낌이 강조되어 있으며 첫 번째 주제가 다시 소개되면서 엄청난 길이의 피아노 카덴차가 시작된다. 국내 귀환무대에서 피아니스트 김도현은 부조니에서만큼의 집중력으로 이런 기교적인 활약을 쉼없이 보여줬다고 본다.
4개의 악장 가운데서 내게 흥미로웠던 2악장은 1악장과 3악장 사이의 짧은 간주곡으로 3분여동안 쉼없이 피아노의 빠른 속주로 연주되는 토카타풍의 악장. 피아노가 빠르고 유니즌으로 연주해야 하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매우 난곡에 속하는 악장임에도 희열을 머금은 피아니스트 김도현의 희열의 질주가 인상깊다.
 
3악장 역시 간주곡풍의 악장으로 관현악의 저음 서주로 어두운 분위기로 시작하며 피아노는 장식적인 음형을 더하면서 강하게 고조되다가 서서히 조용해지고 이어 Finale 4악장의 A-B-C-B-A라는 변형된 론도형식을 취하고 있는 전체적으로 거칠고 힘찬 악장으로 마무리되었다. 피아니스트 김도현은 부조니 국제피아노콩쿨에서의 2위 입상의 연주라는 궁금증을 국내에서 풀어보였지만 피아노 연주무대를 장악하는 아우라라는 숙제를 남긴 것으로 보이며 참고로 올해 부조니국제피아노 콩쿨에서 1위를 차지한 박재홍은 오는 18일 부산문화회관, 19일 경기아트센터에서 열리는 2021 경기피아노페스티벌등에서 자신의 연주회를 펼쳐보인다.
 
 
글: 여 홍일(음악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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