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철 원로화가 개인전 《응시, 형상 너머》 개최
김종영미술관 별관 1, 2, 3전시실, 2026.2.6(금)~3.29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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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과 불안이 교차한 시간을 지나 새해를 맞은 가운데, 원로 화가 권순철(1944)의 60년 화업을 조망하는 초대전 《응시, 형상 너머》가 김종영미술관에서 열린다. 전시는 2월 6일부터 3월 29일까지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 위치한 김종영미술관 별관 1·2·3전시실에서 개최된다.
이번 전시는 김종영미술관의 2026년 첫 전시로, 인물과 산을 평생의 화두로 삼아온 권순철의 회화 세계를 집약적으로 조명한다. 미술이 단순히 아름다움을 재현하는 행위를 넘어, 고통과 비극이라는 삶의 진실을 정면으로 응시함으로써 더 높은 차원의 감동에 도달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자리다.

권순철, 넋, 240x200cm, oil-on-canvas, 2008 © 작가, 김종영미술관

권순철, 넋, 200x240cm, oil-on-canvas,1993 © 작가, 김종영미술관

권순철, 얼굴, 220x169cm, 유화, 캔버스, 2000 © 작가, 김종영미술관
권순철은 대학 졸업 이후 60여 년간 한결같이 회화에 몰두해 왔다. 특히 커다란 화폭 위에 거친 필치로 그려낸 얼굴 연작은 그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미술계에서는 그를 “한국인의 원형을 찾는 고독한 관찰자”로, 그의 인물화를 “삶의 지층이 켜켜이 쌓인 얼굴”, “한국인의 넋을 위로하는 얼굴”로 평가해왔다.
작가의 회화는 개인사와 깊이 맞닿아 있다. 권순철은 7세에 6·25전쟁을 겪었으며, 전쟁 발발 무렵 부친과 삼촌이 ‘보도연맹 사건’의 희생자로 실종되는 아픔을 경험했다. 남은 가족은 연좌제의 굴레 속에서 오랜 시간 침묵 속에 살아야 했다. 이러한 비극적 가족사는 그의 예술 세계를 지탱한 근원적 동력이 되었고, 그의 회화는 고통을 정면으로 마주하며 예술로 승화시키는 과정 그 자체로 읽힌다.
권순철은 자신의 화풍에 대해 “약간 야수파적인 본질을 지니고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그의 인물들은 아름답거나 우아한 형상과는 거리가 멀다. 두꺼운 물감층 아래 잠긴 얼굴들은 거칠고 투박하며, 때로는 관람객에게 낯설고 불편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그러나 그 불편함은 곧 묵직한 울림으로 전환된다. 혐오가 아닌 숙연함, 외면이 아닌 응시를 요구하는 힘이 그의 그림 속에 깃들어 있기 때문이다.
박춘호 김종영미술관 학예실장은 “권순철의 60년 화업은 솔직한 고백의 연속이자, 승화를 통한 치유의 여정”이라며 “그의 회화는 ‘한(恨)’이 예술로 전환되는 가장 극적인 현장”이라고 설명했다.
1944년생인 권순철은 해방 이후 우리말로 교육받은 첫 세대이자, 식민의 그늘에서 벗어나 주체적인 미술을 모색한 ‘해방 1세대’이기도 하다. 작가가 평생 작품에 ‘철’이라는 사인을 고집해 온 것 역시, 개인의 이름을 넘어 우리 미술의 주체성을 향한 의지의 표명으로 읽힌다.
《응시, 형상 너머》는 단순한 재현을 넘어, 보이는 것 너머의 삶의 본질을 탐색해온 한 화가의 치열한 여정을 보여준다. 가벼움과 속도가 지배하는 시대 속에서, 권순철의 작품은 예술의 존재 이유와 우리가 외면해온 삶의 얼굴을 다시금 마주하게 한다. 전시는 관람객에게 ‘형상 너머’를 응시하는 깊은 사유의 시간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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