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화랑이 오는 12월 3일 VIP 프리뷰를 시작으로 7일까지 열리는 ‘2025 아트바젤 마이애미 비치(Art Basel Miami Beach)’에 처음 참여한다. 1989년 개관 이래 구축해 온 한국 현대미술 전문 갤러리로서의 견고한 프로그램을 국제 미술 시장에 본격적으로 선보이는 역사적 순간이다. 갤러리는 이번 참여를 통해 한국 현대미술의 거장부터 글로벌 무대에서 활약 중인 동시대 작가까지 아우르는 라인업을 구성해, 마이애미 현지에서 한국 미술의 다층적인 흐름을 새롭게 조명한다는 계획이다.
Kang Kang Hoon, Cotton, 2024, Oil on Canvas, 40 x 40 cm © 작가, 조현화랑
Lee So Yeun, White Wig, 2025, Oil on canvas, 162 x 130cm © 작가, 조현화랑
Kim Taek Sang, Flows-25-20, 2025, Water Acrylic on Canvas, 175.5 x 182.5 cm © 작가, 조현화랑
전시의 중심에는 한국 현대미술의 중요한 지점을 형성해 온 김창열, 박서보, 김종학 작가가 자리한다. 이번 출품작들은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진행 중인 작가들의 최신 행보와 연결되어 그 의미를 더한다. 현재 김창열은 국립현대미술관(MMCA) 회고전을 통해 작품 세계에 대한 깊은 재조명이 이루어지고 있는 가운데, 조현화랑은 마이애미에 1980년대 주요 물방울 회화 작품을 선보여 그의 작업의 핵심적인 발전 단계를 국제 관객에게 전달한다. 그의 물방울 회화는 치유와 사유의 공간을 열고 빛과 물질, 기억이 교차하는 장을 만들어낸다.
지난 프리즈 마스터스에서 박서보의 회색 묘법을 집중적으로 선보였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반복의 행위 속에 시간의 길을 축적하는 그의 묘법(Écriture) 시리즈 중 최근작인 세라믹 노란색 작품을 집중적으로 출품하여 동양적 수행성의 미학을 드러낸다.
자연의 리듬과 색채를 직관적으로 포착하는 김종학의 회화는 최근 미국 미술계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 애틀랜타 하이 뮤지엄(High Museum) 전시를 성공적으로 마쳤으며, 곧 피닉스 뮤지엄(Phoenix Museum) 전시로 이어지는 미국 순회 전시 계획에 발맞춘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의 화업 인생 말년에 속하는 최근 작업 중 '봄 시리즈'를 선보여, 그의 생동적인 회화적 풍경을 소개한다. 세 거장의 서로 다른 언어는 한국 현대회화의 정신적·물질적 기반을 입체적으로 드러내며, 이번 부스의 역사적 축을 형성한다.
이와 함께 조현화랑은 또한 세계 무대에서 활발히 활동하며 한국 동시대 회화의 새로운 확장을 이끄는 작가들을 조명한다. 검은 숯을 주재료로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이배 작가는 현재 베를린과 일본에서 전시를 진행 중이며, 곧 뉴질랜드 전시를 앞두는 등 해외에서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의 파워풀한 붓질이 담긴 회화와 함께 조각 작품을 선보이며 한국 단색화 이후의 추상적 흐름을 이어간다.
생태 예술가이자 조경가라는 독특한 정체성을 가진 황지해 작가는 자연과 생태를 회화적·설치적 미감으로 전환한다. 쑥을 재료로 활용한 작업을 통해 자연적 치유 에너지의 흐름을 화면에 응축하며, 유기적 물질과 회화적 제스처가 결합된 인간과 자연 사이의 관계를 탐구한다.
김택상은 물을 매체로 삼아 색의 번짐과 침잠을 층위로 쌓아 올리며, 미세한 떨림과 빛의 진동을 포착하는 수행적 추상의 새로운 감각을 제시한다. 마치 시간이 스며든 듯한 그의 회화작품 Flows-25-20 (2025)는 관람자의 시선을 서서히 머무르게 하며, 깊은 울림을 남긴다.
이광호는 감각·지각·서사의 경계를 넘나드는 회화적 탐구를 이어가며, 최근의 ‘습지’ 연작에서 시선의 흐름과 촉각적 공간을 확장한다. 더불어 이번 마이애미에서는 신작 선인장 시리즈를 선보이며, 자연이라는 동일한 모티브를 대상으로다른 감각의 스펙트럼을 탐색한다.
강강훈은 인물의 감정과 내면을 탐색하는 회화를 통해 정체성과 기억의 층위를 드러낸다. 마이애미에서는 대표적인 목화 신작을 통해 인물, 사물, 시간성이 교차하는 새로운 내러티브를 제시한다. 또한, 낯섦과 친밀함의 경계를 탐구하는 이소연은 신작 자화상 White Wig (2025) 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소연은 오는 12월 17일 오프닝을 시작으로 조현화랑_서울에서 개인전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번 라인업에는 일본 모노하의 선구자인 키시오 스가의 아상블라쥬 작업 Critical Interior and Gathered Dospersion (2003)도 함께한다. 자연물과 산업 재료를 비가공 상태로 배치하며 사물과 공간의 관계성을 드러내는 그의 작업은, 물체가 놓인 위치와 긴장, 간극을 통해 보이지 않는 구조를 드러낸다. 이러한 예술관은 한국·일본 동시대 미술의 연결 지점을 확장하는 동시에, 이번 전시에 또 하나의 구조적 축을 더한다.
조현화랑의 이번 전시는 세대·사조·재료·정신성이 교차하는 지점을 통해 한국 현대미술의 과거·현재·미래를 동시에 조망한다. 갤러리는 마이애미라는 국제 무대에서 한국 및 아시아 미술의 새로운 지평을 열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며, 2025 아트바젤 마이애미 비치의 주요 주목 부스로 자리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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