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인 그룹전 《Among the Many: Six Image Workers》
갤러리조은, 2026.2.5 - 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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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조은이 2026년의 문을 여는 첫 전시로 그룹전 《여러 개였던 것 중에: 여섯 명의 이미지 노동자(Among the Many: Six Image Workers)》를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권민호 작가의 기획 아래 노준구, 신동철, 안종우, 이인수, 최호철 등 여섯 명의 일러스트레이터가 참여해, 인쇄 매체 중심의 이미지 생산에서 벗어나 ‘유일본’ 회화라는 느리고 비가역적인 형식을 통해 이미지의 의미와 노동의 시간을 다시 묻는다.

참여 작가들은 오랜 기간 잡지, 책, 신문 등 복제와 유통을 전제로 한 인쇄 매체에서 활동해왔다. 그러나 이번 전시에서는 수정과 재출력이 불가능한 회화로 방향을 틀어, 축적된 시간과 감각을 한 화면에 고스란히 남긴다. 막 중년에 접어든 이부터 노년을 향해 가는 시점에 이르기까지, 이미지를 만드는 일은 여전히 이들에게 삶이자 업이며 세상과 연결되는 방식이다. 전시는 그 지속의 시간과 시선을 기록으로 제시한다.
반복되어온 ‘이미지 만들기’는 어느 순간 질문으로 되돌아온다. 우리는 무엇을 그리고 있으며, 이 이미지는 어디를 향하는가. 《여러 개였던 것 중에》는 그 질문 앞에서 멈춰 선 작가들의 기록이다. 기술적 완성도보다 빈 백지 앞의 호흡과 망설임, 그리고 삶을 지속하기 위해 계속 그려야 했던 손의 무게가 화면 위에 남는다. 인쇄 매체라는 산업적 조건을 넘어, 개인의 시간과 삶이 스며든 회화를 통해 ‘이미지를 만든다는 것’의 의미를 재사유하는 자리다.
기획자이자 참여 작가인 권민호는 드로잉과 뉴미디어를 기반으로 순수회화와 일러스트레이션의 경계를 넘나들며, 산업화의 구조물을 도면으로 재해석해 사회 구조와 배제된 존재를 질문해왔다. 대표작 〈국가의 탄생: 미완의 도면〉은 세계 곳곳의 전쟁과 폭력적 현실을 ‘도면’이라는 형식으로 풀어내며 반복되어온 국가 탄생의 설계도를 시각화한다. 그는 영국 센트럴 세인트 마틴과 RCA에서 수학했으며, 저우드 드로잉 프라이즈와 V&A 일러스트레이션 어워즈 등 국제적 수상 경력을 갖췄다.
노준구는 여행을 ‘상태’로 인식하며, 경계적 장소와 관찰자로서의 거리를 드로잉으로 기록한다. 이동과 정지의 순간, 터미널과 해변, 오래된 건축 공간을 배경으로 풍경보다 ‘여행자의 상태’와 시간의 감각을 담아낸다. 홍익대 광고커뮤니케이션디자인과를 졸업하고 영국 킹스턴대에서 석사를 마쳤으며, 단행본 출간과 런던 디자인 뮤지엄 전시 선정 등으로 주목받아왔다.
신동철은 작은 드로잉을 책으로 엮는 행위에서 출발해 세계관을 확장해온 작가다. 버려질 뻔한 이미지와 파편화된 서사를 다시 연결하며, 손제본·실크스크린·리소 인쇄 등 반복 가능한 제작 방식을 통해 완성보다 가능성에 주목해왔다. 최근에는 회화, 디자이너 토이, 설치 등으로 실험을 넓히며, 홍익대와 파주타이포그라피학교에서 교육 활동도 병행한다.
안종우는 ‘기록’과 ‘기억’의 간극을 탐구한다. 초기 사진기법과 전통 재료에 디지털 매체의 속성을 결합해 이미지의 시간성과 물질성을 드러내며, 글리치와 픽셀화 등 오류 효과로 기억의 소실과 변형을 은유한다. KAIST와 서울대에서 수학했으며, 다수의 국제 공모전 수상과 전시 경력을 쌓아왔다.
이인수는 서울과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며 사물과 풍경, 사회적 규범 속 긴장과 불안을 탐구해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뉴욕 시절의 스케치를 바탕으로 한 연필 드로잉을 통해 왜곡과 과장을 더한 변주를 선보인다. 홍익대와 뉴욕 SVA에서 수학했으며, 뉴욕 타임스 등과의 협업과 국제 공모전 수상 경력을 갖췄다.
최호철은 만화, 애니메이션, 그림책, 회화를 넘나들며 사람 사는 풍경을 집요하게 기록해온 작가다. 낡은 주택가와 골목, 달동네 등 시간과 기억이 쌓인 공간을 세밀한 드로잉으로 엮어 ‘현대 풍속화’로 불린다. 현재 서울웹툰아카데미 학장과 서원대 석좌교수로 재직 중이며, 그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등 주요 기관에 소장돼 있다.
《여러 개였던 것 중에: 여섯 명의 이미지 노동자》전은 복제와 유통의 속도에서 벗어나, 이미지 노동의 지속과 개인의 삶이 스며든 회화를 통해 동시대 이미지 생산의 의미를 다시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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