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인 일러스트레이터 《여러 개였던 것 중에: 여섯 명의 이미지 노동자》 개최
갤러리조은, 2026. 2, 5, - 3.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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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조은은 오는 2월 5일부터 3월 7일까지 2026년의 출발을 알리는 첫 전시로 그룹전 《여러 개였던 것 중에: 여섯 명의 이미지 노동자》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권민호 작가의 기획 아래 노준구, 신동철, 안종우, 이인수, 최호철 등 여섯 명의 일러스트레이터가 참여한다.
이번 전시는 오랜 시간 인쇄 매체를 기반으로 활동해 온 작가들이 ‘복제’와 ‘유통’을 전제로 한 이미지 생산을 넘어, 단 하나의 결과물만 존재하는 ‘유일본’ 회화 작업을 선보이는 자리다. 잡지, 책, 신문 등 대량 인쇄를 위한 이미지를 제작하며 각자의 시각 언어를 구축해 온 이들은, 수정과 재출력이 불가능한 회화라는 느리고 비가역적인 형식을 선택함으로써 이미지 생산의 조건 자체를 전면에 드러낸다.

노준구, 아주 오래된 궁전 안을 보는 사람들, 39x27, 종이에 연필, 2012

이인수, Tree 1, 20.5X29(cm), 종이 위에 연필, 2014 © 작가, 갤러리조은

권민호, 국가의 탄생 미완의 도면(The Birth of a Nation Draft for a Blueprint), 트레이싱지 위에 연필, 목탄, 터펜타인-와쉬, 68x-200cm © 작가, 갤러리조은

최호철, 2018년 한남동 우사단길, 270x95cm, 종이에 혼합매체, 2018 © 작가, 갤러리조은

안종우, History Documentation III - Stacked cups and a cotton dish towel, 25 X 60 X 4cm, 단채널 영상 촬영 후 순지에 청사진, 2024 © 작가, 갤러리조은
중년을 지나 노년의 문턱에 이른 지금, 작가들의 삶의 속도와 신체적 감각, 사회적 위치는 과거와 달라졌다. 책임과 역할, 축적된 경력 이면에 쉽게 드러내지 못했던 외로움과 고독 또한 지속되고 있다. 이들에게 이미지를 만든다는 일은 생업이자 삶의 방식이었고, 동시에 세상과 연결되는 통로였다.
반복해 온 이미지 노동은 어느 순간 질문으로 되돌아온다. ‘우리는 무엇을 그리고 있는가’, ‘이 이미지는 어디를 향하고 있는가’. 이번 전시는 그 질문 앞에 멈춰 선 작가들의 기록이다. 더 이상 되돌릴 수 없는 조건 속에서, 각자가 축적해 온 시간과 감각을 화면 위에 남긴 흔적은 기술적 완성도보다도 백지 앞에서의 호흡과 망설임, 그리고 삶을 지속하기 위해 계속 그려온 손의 무게를 고스란히 드러낸다.
전시를 기획한 권민호는 드로잉과 뉴미디어를 기반으로 순수회화와 일러스트레이션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가다. 산업화의 흔적을 남긴 구조물의 도면을 재해석하며 사회 구조와 배제된 존재에 대한 질문을 던져왔다. 대표작 〈국가의 탄생: 미완의 도면〉에서는 전쟁과 폭력의 현실을 ‘도면’이라는 형식으로 풀어내며, 반복되어온 국가 탄생의 설계도를 시각화한다. 그는 영국 센트럴 세인트 마틴과 RCA에서 수학했으며, 저우드 드로잉 프라이즈와 V&A 일러스트레이션 어워즈 등 국제 무대에서 주목받아왔다.
노준구는 여행을 일상과 비일상의 경계에 놓인 ‘상태’로 바라보며, 이동 중이거나 잠시 머무는 존재의 거리감과 시간을 드로잉으로 기록해왔다. 신동철은 작은 드로잉과 책 제작에서 출발해 파편화된 이미지를 연결하며 하나의 세계관을 구축해왔고, 반복 가능한 제작 방식 대신 이번 전시에서는 회화로 확장된 실험을 선보인다.
안종우는 기억이 시간 속에서 변형되고 재구성되는 과정을 초기 사진기법과 전통 재료, 디지털 매체의 결합을 통해 탐구한다. 이인수는 서울과 뉴욕을 오가며 사물과 풍경, 사회적 규범 속에서 발생하는 긴장과 불안을 관찰해왔으며, 이번 전시에서는 뉴욕 시절의 스케치를 바탕으로 한 연필 드로잉을 공개한다. 최호철은 낡은 주택가와 골목 등 시간의 흔적이 켜켜이 쌓인 공간을 집요하게 기록해온 작가로, 그의 작업은 ‘현대 풍속화’로 불려 왔다.
《여러 개였던 것 중에: 여섯 명의 이미지 노동자》전은 인쇄 매체라는 산업적 조건을 넘어, 개인의 시간과 삶이 스며든 회화를 통해 ‘이미지를 만든다는 것’의 의미를 다시 묻는다. 빠르게 소비되는 이미지의 시대, 멈춰 선 화면 위에 남겨진 여섯 개의 손길은 오늘날 이미지 노동의 또 다른 얼굴을 조용히 증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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