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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너 존노 KBS교향악단과의 협연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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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존노 & KBS교향악단
공연일시: 11월24일(수요일) 저녁 8시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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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너존노는 테너답지 않은 거의 베이스 음색을 지녔다.(사진 크레디아) 


 
“존노의 고귀한 목소리를 다시 듣은 것 만으로도 관객은 행복했다”
 
자신의 두달전 첫 리사이틀 이후 존노의 고귀한 목소리를 다시 듣은 것으로도 관객은 행복했다. 나로서도 존노 리사이틀은 내 리뷰 기사를 읽은 독자들의 20여개에 이르는 댓글을 받을 만큼 예상치 못한 두달전 독자들의 뜨거운 호응에 개인적으로 놀란 기억이 있다.
 
두달전 9월19일 일요일 오후 5시 추석을 앞두고 열린 첫 리사이틀에서 호흡을 맞췄던 인천시향 상임지휘자 이병욱(Christopher Lee)과 다시 자리를 같이한 존노 & KBS교향악단(구랍 지난달 11월24일 수요일 저녁 8시,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공연도 첫 리사이틀과 마찬가지로 전반부에서 존노의 네 개의 노래와 후반부에서 앵콜까지 포함한 9개의 노래등 존노 스페셜로 꾸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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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너 존노(왼쪽에서 두번째)가 출연진들과 공연직후 포즈를 취한 모습.(사진 KBS교향악단)
 
 

-테너답지 않은 거의 베이스 음색의 특색
 
테너로서 존노의 부상(浮上)을 알리는 이런 배경에는 존노 목소리의 도대체 무엇이 있기에 관객이 존노 무대를 빼곡히 채우는 것일까. 지난번 두달전 테너 존노 리사이틀은 테너답지 않은 거의 베이스 음색에 가까워 추석을 앞두고 열린 테너 존노 리사이틀은 모두가 힘든 이 시기에 친근하고 포근한 선율로 추석을 앞두고 선물 같은 음악이 되어 리사이틀이 끝나자 나로서는 하늘을 나는 기분이었던 매우 좋은 기억이 있다.
 
존노는 군 전역후에 피바디 음악원에서 고전시대 예술미학 수업에서 처음 접한 이후에 NSQG(Noble Simplicity & Quiet Grandeur)의 ‘고귀하며 소박하고 고요하며 위엄있는’ 18세기의 미술사가 빙켈만이 내세운 예술사조를 자신의 연주의 모토로 즐겨 쓰고 있다고 술회하고 있다. 그랬다. 이번 KBS교향악단과의 무대에서도 존노는 자신의 고귀하고 귀품있고 기품있는 성악을 다시 한번 알리며 존노성악의 특성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존노의 고귀한 목소리는 전반부의 헨델의 오라토리오 <메시아>중 “내 백성을 위로하라... 모든 골짜기 높아지리라”를 부르기 시작하면서 전개됐는데 이런 존노의 선곡의 시작은 내게는 오라토리오 가수로서 테너 존노의 목소리를 다시 보는 계기가 됐다.
 
존노는 오라토리오 가수로서 미국 최초의 성당인 <바실리카 성당>225주년 음악회에서 모차르트 C단조 <대미사>솔리스트로 시작해, 로시니 <작은 장엄미사>, 헨델 <메시아>, 바흐 <마태 수난곡>, <마그니피카트>, 베토벤 <9번 교향곡 ‘합창’>등 오라토리오 가수로서 커리어를 쌓아갔다. 대표적으로 존노는 1906년부터 있었던 뉴욕의 역사적인 합창단인 뉴욕 세실리아 합창단과 카네기홀에서 모차르트 레퀴엠 테너 솔리스트로 “중창과 솔로 파트에서 모두 아름다웠다”라는 극찬을 받으면서 성공적으로 데뷔했다는 평이다.
 
 
-슈트라우스의 예술가곡등으로 예술가곡 부르는 것에 강점
 
전반부에서 존노가 부른 모차르트의 아리아 오페라 <마술피리>중 “얼마나 아름다운 모습인가”나 도니제티의 오페라 <사랑의 묘약>중 “이 얼마나 아름답고 이 얼마나 귀여운가”, 역시 오페라 <사랑의 묘약>중 “드릴 말씀이...이것이 그 마법의 묘약”을 부른 존노의 미성은 오페라 가수로서 존노의 가치를 다시 확인할 수 있는 무대를 제공했다고 본다. 오페라 가수로서 존노는 지난 5년간 20개 이상의 작품에서 주역을 맡았고 대표적으로는 메트라이트아트(MetLiveArts)와 뉴욕 메트로폴리턴 미술관에서 세계 초연한 <무라사키의 달>에 출연하여 오페라 유망주로 이름을 알린 바 있다. 존노는 카네기홀 아이작 스턴 오디토리움, 뉴욕 머킨홀, 뉴욕 링컨센터, 앨리스 털리홀, 브루클린 내셔널 소더스트(National Sawdust)등에서 세계적인 음악가들과의 협연과 연주로 활약했고 대표적으로 세계적인 지휘자 윌리엄 크리스티와 함께 <몬테베리디의 책>을 노래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후반부 2부에서 존노는 비제의 오페라 <진주조개잡이>중 “신성한 사원에서”를 시작으로 토스티의 입맞춤과 이상, 슈트라우스의 헌정과 네 개의 가곡, 작품27중 제3번 ‘은밀한 초대’와 제4번 ‘내일“ 및 국내 가곡 이원주의 연과 나운영의 시편23편을 불렀다. 예술가곡을 부르는데 강점이 있다는 것을 보인 존노의 후반부 무대는 두달전 자신의 첫 리사이틀 무대에서의 하이라이트 슈트라우스의 마지막 잎새에 의한 여덟 개의 가곡 Op.10, 제1곡 ‘헌정’, 네 개의 마지막 노래 Op. 27, 제3곡 ‘은밀한 초대’, 다섯 개의 노래 Op. 32, 제1곡 ‘내 안에 사랑을 담아’, 그리고 네 개의 마지막 노래 Op. 27, 제4곡 ‘내일’ 등 네 개의 노래를 존노가 부른 것이 테너 존노의 음색이 내게는 감미롭고 황홀하기 그지없었던 그때의 느낌을 그대로 선사했다.
 
 
-앙콜곡 한곡에 그친 것은 첫 리사이틀에서의 감동을 전달못한 아쉬움 커
 
존노는 첫 리사이틀에서 2부의 마지막 곡 김효근작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에서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화내지 마. 슬픈 날들을 참고 견디면 즐거운 날들 오리니’ 이렇게 시작되는 이 가곡을 지난 세월을 되돌아보며 미련도 후회도 하지 말고 그저 다가올 내일을 준비하자는 낙관적인 정서를 읊조리는 듯 담담한 어조로 담아내 코로나-19에 장기간 지쳐온 관객들을 따듯하게 감싸듯 위로하는 곡을 선사했었다.
 
특히 앙코르곡으로 준비된 ‘한, 클로리스에게’ 무대는 1층의 전 관객들이 준비했다는 듯 모두 휴대폰과 핑거라이트를 켜며 너무 아름다운 장관이 펼쳐지면서 존노에게 경의를 표하는 진풍경이 펼쳐졌었다. 이어 김현성 작사/작곡(윤도현 노래), ‘가을 우체국 앞에서’는 존노가 ‘지난겨울 눈앞에서 우뚝 서 있는 나무들 같이’ 부분 등을 존노가 눈물을 흘리며 이어가지 못하자 관객들이 대신 복창하는 감동의 시간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런 존노의 첫 리사이틀에서의 감동이 개인적으로 너무 컸던 탓인지 KBS교향악단과의 협연무대에서 ‘한, 클로리스에게’의 한곡의 앵콜곡으로 그친 것은 테너 존노의 가치를 극대화시키며 부각시키지 못한 것 같아 다분히 많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글: 여 홍일(음악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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