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리 게르기예프 & 마린스키 스트라디바리우스 앙상블 > 여홍일의 클래식세상

본문 바로가기

클래식여행

발레리 게르기예프 & 마린스키 스트라디바리우스 앙상블

본문

글: 여 홍일(음악칼럼니스트)

d24409e169d323753b885c92740a5c61_1659360134_1059.jpg
 
 
-모든 곡의 연주에서 게르기예프의 헌신적 지휘혼 담긴 듯
 
발레리 게르기예프, 유리 바슈메트, 바딤 레핀등 걸출한 지휘자들과 아티스트들이 내한한 올해 첫 한국에서의 러시아시즌 공연들은 우선 내한 지휘자들의 지명도 측면에서 비록 대규모 오케스트라 내한공연이 아니었지만 국가간 협력프로젝트 증진을 위해 러시아측이 상당히 공을 들인 흔적이 역력해보인다.
 
자국의 러시아시즌 해외공연에 러시아측이 공을 상당히 들인 흔적은 비록 대규모 오케스트라 내한공연은 아니었지만 마린스키 스트라디바리우스 앙상블 역시 비발디에서 스트라빈스키까지 폭넓은 스펙트럼의 레퍼토리와 함께 천문학적인 가격과 오랜 세월을 지나며 고악기 이상의 영감과 의미를 지닌 세계 최고의 명기들을 단원들이 직접 연주에 사용해 청중들에게 최정상의 선율을 선사하는 단체로도 유명한데서 찾아볼 수 있다.
 
지난달초 한국에서의 러시아시즌 개막공연에 나선 모스크바 솔로이스츠 체임버 오케스트라도 예외는 아니어서 과거와 현재의 익숙하고 낯선 작품등 200곡이 넘는 레퍼토리로 이들의 생동감 넘치는 성격과 다양성을 말해주며 BBC프롬스등 여러 음악제 무대를 빼어난 연주로 장식하는등 세계적 체임버 오케스트라의 하나로 꼽혀왔다.
 
 
-국가간 협력프로젝트 증진 위해 러시아측 상당히 공을 들인 흔적 역력
 
세계에서 가장 바쁜 지휘자로 꼽히는 발레리 게르기예프나 비올라계의 전설 유리 바슈메트는 각각 마린스키 스트라비바리우스 앙상블과 모스크바 솔로이스츠 체임버를 이끈 공연을 서울 무대에서 펼치면서 자신들의 이름값을 했으며 러시아시즌 국내 두 번째 무대로 열린 바이올리니스트 바딤 레핀의 연주도 바이올린 소나타의 스탠다드적 연주의 특성을 들려준 인상으로 남아있다.
 
‘러시아 시즌’은 민족간 교류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주고 문화가 진정한 평화의 대사임을 보여주는 국제문화 프로젝트. 러시아 연방정부와 러시아 연방 문화부의 주관으로 이뤄지는 이 프로젝트는 최근 5년간 2017년 일본, 2018년 이탈리아, 2019년 독일, 2020년 프랑스, 벨기에, 룩셈부르크에서 개최되었다가 2021년 한국을 주빈국으로 선정해 한국의 5개 도시에서 순회공연이 열렸다.
 
공연기획사인 인아츠프로덕션의 관계자는 “이 프로젝트의 명칭은 20세기 초반 러시아 극단주 세르게이 댜길레프가 조직하여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던 순회공연 ‘러시아시즌’을 기리며 지어졌다”며 그때와 마찬가지로 현재에도 이 프로젝트는 시대를 직접적으로 투영하는 세계문화의 일부가 되었다고 말했다. 이를 반영하듯 발레리 게르기예프와 스트라비바리우스 앙상블은 지난 11월24일 수요일 오후 2시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공연을 통해 프로코피예프의 교향곡 1번 <고전>과 리아도프 <마법의 호수> Op.62, 차이콥스키의 현을 위한 세레나데등 러시아 자국 작곡가들의 작품을 무대에 올렸다.
 
-차이콥스키의 현을 위한 세레나데에선 현악기의 매력 십분 최대한 살려
몇차례 내한공연으로 국내 클래식팬들에게도 친숙한 발레리 게르기예프의 최근 지휘모습을 본 것중 내게 가장 인상깊게 남아있는 것은 2012년 뮌헨필을 이끌고 이쑤시개를 연상시키는 짤막한 지휘봉과 떨리는 손으로 지휘대 연단없이 악단을 장악하던 게르기예프의 카리스마적 지휘 모습이다.
 
상큼한 프로코피예프의 교향곡 1번, 라벨의 작품중 대중적 인기가 높은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의 멜랑콜리가 동반된 어두운 성격의 선율들, 듣는 이들의 마음을 은근하게 설레게 만들던 리아도프의 <마법의 호수>, 그리고 현악기의 매력을 최대한 살린 차이콥스키의 현을 위한 세레나데 모든 곡의 연주에서 게르기예프의 헌신적 지휘혼이 담긴 듯 했다.
 
올해 러시아시즌을 뒤돌아보다보면 구랍 지난달 10월2일 토요일 오후 5시 러시아 시즌 2021 한국 공식 개막공연으로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모스크바 솔로이스츠 & 유리 바슈메트 내한공연에서도 바슈메트는 후반부 첫곡으로 연주된 브람스-보드로프 비올라와 현악을 위한 아다지오에서 직접 비올라 연주자로 출연, 바슈메트의 진면목을 담아 러시아측이 문화 음악강국으로 해외에 위상을 심고자 하는데 남달리 신경쓰는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모스크바 솔로이스츠도 여러 음악제 무대를 빼어난 연주로 장식
 
올해 모스크바 솔로이스츠 내한공연은 예전 이런 유리 바슈메트의 비올라 기량을 과시하긴 보단 베토벤-말러 현악4중주 11번 f단조 ‘세리오소’와 슈베르트-말러 현악 4중주 14번 ‘죽음과 소녀’등의 모스크바 솔로이스츠 앙상블의 연주에 더 비중이 주어져 솔로이스트들의 연주로 치우쳐진 느낌을 주었다. 베토벤-말러 현악4중주 11번 ‘세리오소’는 말러가 편곡을 맡아 더블베이스와 첼로에 섬세한 가공을 더해 베토벤의 유산에 중후함과 묵직한 무게감을 더했다.
 
러시아시즌의 한국에서의 2탄은 지난 10월17일 바이올리니스트 바딤 레핀이 장식, 천재성과 세월의 중후함이 스며든 바이올리니스트 라기보다 젊음의 현재진행형이라는 느낌은 이날 레핀이 연주한 드뷔시의 바이올린 소나타와 그리그의 바이올린 소나타 제3번 연주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특히 전반부의 그리그 바이올린 소나타에선 바이올린과 피아노 단 두 대의 악기로 그간 여러 장르와 형식을 통해 실험한 그리그 사운드로 만든 현과 피아노의 작은 우주로 꼽히는 작품인 만큼 레핀은 그만큼 기술적 정교함과 감성의 깊이감으로 그리그의 바이올린 소나타 3번을 빚어냈었다.
 
러시아 시즌 페스티벌의 폐막행사로는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크리스마스 몽환극 ‘호두까기 인형’의 공연이 바가노바 발레 아카데미 학생들과 함께 펼쳐질 예정이라고 한다.
 
 
글: 여 홍일(음악칼럼니스트)

ⓒ 아트앤컬쳐 - 문화예술신문

댓글목록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게시판 전체검색
다크모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