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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여행

임현정 피아노&지휘 X 인터스텔라 챔버 오케스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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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여 홍일(음악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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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일시: 9월16일(목) 저녁 7시30분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
 
 
 
왕벌의 비행 속주 피아니스트 임현정의 연주와 지휘 병행의 흥미로웠던 무대
 
피아니스트 임현정이 각 분야의 별같이 빛나는 솔리스트들로 구성돼있다는 인터스텔라 챔버 오케스트라와 함께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제4번을 연주하며 지휘자로서도 동시 국내무대에 데뷔했다.
 
왕벌의 비행 유트브 속주 연주 동영상으로 유명해진 피아니스트 임현정은 사실 파리국립고등음악원에서 부전공으로 지휘를 공부했다. 이런 지휘를 부전공으로 공부한 이력을 바탕으로 피아니스트 임현정은 국내 관객들에게는 잘 알려져있지 않지만 Orchestre des Laureats, Handel Alcina, Schoenberg Kammersymphonie, Haydn Symphony No. 44, Britten Les Illuminations, Boulez Sur Incise, 그리고 Haydn 'Trauer' 심포니를 지휘한 독특한 경력도 갖고 있다.
 
또 Beethoven Festival of Chicago에서 모차르트의 3대의 피아노를 위한 콘체르토를 지휘 및 연주하였고 2021년 6월 국내에서 인터스텔라 오케스트라를 창단하며 지난 6월 고양아람누리 음악당에서 창단연주회를 가지며 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어려운 여건임에도 최선의 연주를 다하는 피아니스트적 모습 보여
지난 9월16일 목요일 저녁 7시30분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있었던 임현정 인터스텔라 챔버 오케스트라 연주회는 당일 금호연세아트홀에서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자인 피아니스트 조나탕 푸르넬의 쇼팽 야상곡 제17번, 쇼팽 안단테 스피아나토와 화려한 대 폴로네즈, Op. 22 그리고 브람스의 피아노 소나타 제3번과 바흐 오르간을 위한 소나타 제5번중 Largo 연주와 겹쳐 사실 관객이 많이 모이질 못했다.
 
 
 
 
이런 어렵고 불리한 여건임에도 피아니스트 임현정은 1부에서 비루투오소적인 리스트 초절기교 에튀드 전곡 연주를 통해 그 기교를 초월하여 휘몰아치는 마음을 초절기교가 도구가 되어 ‘음악’ 그 자체로 표현되는 ‘초월’을 그리는 최선의 연주를 하는 피아니스트적 모습을 보여줬다.
 
올해 들어 이번 공연에 앞서 사실 피아니스트 임현정은 지난 5월30일 일요일 오후 5시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리스트 초절기교 에튀드 전곡 연주회를 가졌는데 지난 5월말 연주회의 기억을 더듬어보자면 12개 넘버들중에서 감상한 인상은 장대한 곡집의 첫머리를 장식하기에 알맞은 Prelude에서부터 특히 오른손에 중점을 두며 화려하고 기교적인, 시종 경쾌한 패시지를 연주해서 리스트 초절기교 에튀드 전곡 연주에 대해서도 많은 관객들의 기대감을 높였던 기억이 있다.
 
또한 'No.4 마제파(Mazeppa)'는 리스트가 연주할 당시 유럽 각지에서 엄청난 인기를 얻은 그야말로 피아노 묘기의 극을 보여주던 작품으로 유명했던 No.였는데, 변주곡적이고 즉흥적인 기법이 엿보였고, 'No. 7 Eroica'는 서주가 있는 행진곡풍을 주로 한 곡상과 조성으로 보아 적절했다. No.8 Wilde Jagd는 맹수 사냥을 연상케하는 곡이었고, 'No. 11 Harmonies du soir(밤의 선율)'은 저녁의 정경을 색채가 풍부하고 시적인 정취가 넘치는 곡으로 잘 표현했는데 이번 공연의 연주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될 듯 싶었다.
 
지난번의 연주 리뷰를 통해 필자는 “자신의 프로그램 노트에서 적었듯 피아니스트 임현정은 풍경(Paysage), 도깨비불(Feux follets), 환영(Vision), 영웅(Eroica), 사냥(Wilde Jagd), 밤의 선율(Harmonies du soir), 눈보라(Chasse neige)등에서 그녀의 상상력이 투영된 연주를 펼쳐보임으로써 기대에 부응한 만족감을 느끼기에 충분했다고 썼는데 이번 연주도 예외가 아니었다고 본다.
 
-세종 체임버홀에서의 적은 관객수는 공연성공의 가늠상 매우 안타까워
지난번의 리뷰를 통해 나는 연주회의 성공은 청중이 만든다면서 청중의 연주회의 성공을 만드는데 보이지 않는 역할에 주목했는데 그만큼 객석이 꽉꽉 차서 열띤 분위기를 만들어주면 연주자도 청중에 의해 긴장하지 않을 수 없어 더 감동적 연주회를 이끌 수 있는 여건이 된다.
 
그런 면에서 세종 체임버홀에서의 생각보다 적은 관객수는 나로서는 공연성공의 가늠상 매우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었고 당초 피아니스트 임현정이 9월19일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갖기로 했었던 임현정의 바흐 평균율 2곡 전곡 연주회가 취소된 것도 그녀 연주의 진면목을 기대하고 있던 음악애호가로서 무척 아쉬운 일이 됐다. 한국인에게 바흐는 음악의 아버지로 불리지만 임현정에게 바흐는 박물관에서 보관중인 성스러운 조각상과 같다. 바흐의 희로애락이 그녀 마음속에도 고스란히 담겨있고 바흐의 심장이 그녀 안에서 뛰고 있는 심장과 다를게 없다고 느끼듯 그저 단순히 존경과 경외심이 아닌, 피아니스트 임현정에게서 끓고 있는 피를 생생히 표현할 것으로 기대됐기 때문이다.
 
내가 이번 9월 16일 세종 체임버홀의 피아니스트 임현정 연주회에 가게 된 가장 큰 배경은 피아니스트 임현정이 사실 국내 무대에서 자신이 창단한 인터스텔라 챔버 오케스트라와 함께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4번의 연주 지휘를 병행하는 무대를 선보이기 때문이었다. 이날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제4번의 연주는 "독재자형 지휘자보다는 서로의 소리를 조율(coordination)하는 지휘자가 되고 싶다"는 임현정의 지휘자로서의 ‘소리 조율’이 두드러진 무대였다고 본다.
 
국내 무대에서 여류 연주자가 지휘를 선보인 케이스는 첼리스트 장한나가 지휘자로 전향한 것이 가장 인상에 남지만 피아니스트 임현정의 경우는 워낙 임현정이 피아니스트로서의 이미지가 강해 그녀의 지휘자로서의 본격 전향과 성공 여부는 당장은 예단할 수 없을 것 같다.
 
글: 여 홍일(칼럼니스트/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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