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비르투오지 챔버오케스트라 - 클래식, 벽을 허물다 VI : FINALE > 여홍일의 클래식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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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여행

서울 비르투오지 챔버오케스트라 - 클래식, 벽을 허물다 VI : FINA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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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일시와 장소: 9월27일(월) 오후 7시30분 잠실 롯데콘서트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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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계의 틈새시장 공략으로 관객의 좋은 호응 얻어
 
펜데믹 시대에 짧은 창단 연혁에도 불구하고 클래식계의 니치마켓(niche market: 틈새시장)을 공략해 관객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연주단체들이 있다. 9월27일 월요일 저녁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클래식, 벽을 허물다 VI : FINALE> 공연을 가진 서울 비르투오지 챔버오케스트라도 이런 클래식계의 니치마켓 틈새시장을 공략해온 연주단체로 내게는 느껴진다.
 
이날 공연의 컨셉은 서울 비르투오지 챔버오케스트라의 완벽한 사운드와 무용, 국악, 대중음악이 함께[ 만나 클래식 음악의 한계를 넘어선 확장된 감동을 전달하겠다는 것. 특히 이날 공연 후반부에서 프란츠 슈베르트의 죽음과 소녀: 현악4중주 14번 2악장을 배경음악으로 삼아 이영철 안무, 무용수 장혜림과 추세령 강대현 김원영이 무용 안무를 펼쳐보인 것은 신선하다 못해 춤 무용이 대단히 아름다워 클래식의 벽을 허문 진수의 공연이었다.
 
현 국립발레단 발레마스터 이영철은 작품의도에 대해 “시리아 난민 아이들, 홀로코스트와 정인이 사건등 가장 연약하고 순수한 아이들에 대한 가슴아픈 기사들을 접하며 죽음과 소녀, 그리고 삶에 여러 가지 복잡한 생각을 가지고 이 작품을 시작하게 된 것 같다”고 밝힌다. 클라우디우스의 시에 소녀에게 다가가는 죽음이 이런 이야길 한다. ‘소녀여, 나에게 손을 내미렴... 나는 너의 친구야.’ 죽음이 소녀에게 친구라 말하며 손을 내미는 이 내용속에 나는 오늘 내가 살아있는 세상을 보며 가슴 아픔속에서도 내 삶의 이유인 춤을 추는 나를 돌이켜보며 소녀와 죽음이라는 발레를 안무해보았다고 발레마스터 이영철은 적었다.
 
-‘K-Pop의 역사 2021’ 연주, ’손에 손잡고‘를 서주로 만들어 더 기대감있는 구성
 
서울 비르투오지는 이날 이지수 작곡 현악 오케스트라와 거문고, 장구를 위한 진도아리랑을 서울대 국악과 교수 거문고 허윤정과 미디어 아티스트 안정윤의 협업하에 무대를 올린 것을 비롯, 이용석 작 ‘K-pop의 역사 2021’ 연주도 무대에 올려 색다른 틈새시장을 공략하려는 전략을 보였다. 작곡가 이용석은 작곡노트에서 “80여곡이 포함된 대규모 메들리였던 History of K-Pop이후 2021년 현재 BTS로 대표되는 K-Pop 그룹의 국제적인 조명에 대해 집중할 수 있는 메들리에 대한 서울비르투오지의 요청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국제적‘인 조명의 첫 기원을 생각하다 88년 서울올림픽의 주제가 ’손에 손잡고‘를 떠올렸고 기존에는 H.O.T의 ’빛‘을 시작으로 했었지만 도입으로 보기에 조금 약한 감이 있었으므로 ’손에 손잡고‘를 서주로 만들어 더 기대감있는 구성이 될 수 있도록 했다는게 작곡가 이용석의 변(辯)이다.
 
 
 
서울 비르투오지는 이날 전반부에서 4악장으로 이뤄진 매력적인 구스타브 홀스트 작곡 성바울 모음곡(St. Paul Suite)를 연주한데 이어 새뮤얼 바버의 현을 위한 아다지오(Adagio for Strings, Op. 11)로 내게는 서울 비르투오지의 <클래식, 벽을 허물다 시리즈>의 2년여에 걸친 이전의 다섯 번의 연주회를 왜 진작 찾지 못했을까 하는 아쉬움을 느끼게 할 우수한 연주력을 보여줬다. 또한 음악감독 바이올리니스트 이경선이 피아졸라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사계중 가을과 겨울, 리베르탱고의 연주는 올해 피아졸라 탄생 100주년을 맞아 많이 열려온 탱고음악의 매력을 다시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 됐다.
 
서울 비르투오지의 <클래식, 벽을 허물다>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공연예술중장기 창작지원에 선정된 프로젝트로 클래식 음악의 농도짙은 예술성과 미를 사회와 더욱 친밀히 공유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2년여의 프로젝트를 통해 다양한 분야의 예술, 사회, 예술가들과 협업하며 새로운 예술세계를 창출했다는 평이며 벽을 허물고 관객에게 다가서는 노력을 기울여와 <클래식, 벽을 허물다 시리즈>의 일환으로 2020년 2월9일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클래식, 틈을 보이다I을 처음 선보인 이후 지난해 6월23일에 클래식, 벽을 허물다II<국악과 함께>, 이어 8월14일 클래식, 벽을 허물다III <무용과 함께>를 장천홀에서 가졌다.
 
-클래식 음악의 농도짙은 예술성과 미를 사회와 더욱 친밀히 공유하기 위해 기획
지난해 11월8일 클래식, 벽을 허물다IV <대중음악과 함께>가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렸고 올해 2021년 2월9일 클래식, 벽을 허물다V <All Generations, 함께 서다>가 무관중 공연으로 열린데 이어 그간의 공연들을 총망라하는 무대로 지난 9월27일 클래식, 벽을 허물다 VI<FINALE>가 다시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게 된 것이다.
음악감독 이경선(서울대 기악과 교수)는 클래식 음악의 아름다움과 함께 여러 장르가 만들어내는 예술 자체의 황홀함을 선사하고자 했고 또한 클래식 음악의 새로운 가능성도 보여드리는 계기가 되기를 소망한다“고 기획노트중 밝히기도 했다. 서울 비르투오지는 앵콜곡으로 김민기의 ‘아침이슬’을 연주했는데 이는 지난 2015년 창단된 서울 비르투오지가 아침이슬이 작곡된 1971년처럼 50년이 넘는 연주단체로 거듭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었다.
 
클래식계의 틈새시장을 공략해 음악계를 더욱 풍성히 하고 있는 연주단체들의 케이스들을 냐열해보자면 지난해부터 내가 주목해서 보게된 것은 2020년 7월 24일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들었던 신예 여류 진솔 지휘의 말러리안의 연주를 듣는 순간 예전의 클라우도 아바도가 이끈 유럽의 말러 유스오케스트라(Mahler Youth Orchestra) 같은 음색을 연상시키면서 기성 연주자 못지않게 말러음악에 대한 깊은 탐구와 열정을 쏟는 것이 인상적인 연주로 남아있다.
또한 2018년 8월부터 베토벤 교향곡과 피아노협주곡 시리즈를 병행해 진행해오고 있는 상당수 연주자 구성원 대부분이 유럽에 거주중이라는 오케스트라 앙상블 서울 OES의 정통 실내관현악단이 구현하는 생생한 베토벤 교향곡 연주의 감동들은 서울시향과 KBS교향악단의 대형 교향악단이 주도해온 한국의 음악지형과 음악계의 풍토를 바꾸는데 크게 한몫을 하면서 클래식계의 틈새시장을 공략한 케이스들로 주목될 만 하다.
 
 
글: 여 홍일(칼럼니스트/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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