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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여행

초절기교 임윤찬 피아노 리사이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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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여 홍일(음악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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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10월7일(목) 오후 8시 성남 분당 티엘아이 아트센터
 
 
 
티엘아이 아트센터 무대를 휘어잡는 피아니스트 임윤찬의 아우라 압권
 
경이로운 피아니즘으로 점철됐던 올해 지난 5월6일의 금호연세아트홀에서의 피아니스트 임윤찬에 대한 기억은 내게는 기괴함이다. 올해 17세에 불과한 청소년기의 피아니스트가 이런 놀라운 피아니즘을 선사할 수 있다니(!) 하는 찬탄의 기괴함과 경이로움을 안고 집에 돌아갔던 기억이 난다.
 
어쩌다 지난 2020년 10월에 열린 피아니스트 임윤찬의 2019년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 박성용영재특별상 리사이틀의 같은 금호연세아트홀에서 열렸던 수상자 음악회 감상의 기회를 놓쳤었다. 독보적인 성숙함과 깊이있는 음악성이 겸비된 경이로운 연주력을 펼쳐보였다는 얘기를 나중에 들었다.
 
지난 5월6일에 들었던 임윤찬의 바흐 음악적 헌정, BWV1079중 3성 리체르카레, 하이든 건반 소나타 D장조, H. 16/42, 멘덴스존 피아노를 위한 환상곡 '스코틀랜드 소나타‘, Op.28, 베토벤 피아노를 위한 7개의 바가텔, Op.33, 그리고 베토벤의 피아노를 위한 ’프로메테우스‘ 주제에 의한 15개의 변주곡과 푸가 ’에로이카 변주곡‘, Op. 35 연주는 내게는 그렇게 폭풍처럼 지나간 2시간여의 피아노 연주 시간들이었다.
 
 
-피아니스트 임윤찬, <페트라르카 소네트> 감흥을 풍부한 색채로 그려내
 
지난 5월 6일 봄철의 피아니스트 임윤찬에 대한 기괴함의 피아니즘 연주기억을 안고 찾았던 10월7일의 성남 티엘아이 아트센터의 초절기교 임윤찬 피아노 리사이틀은 청중과 함께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피아노의 거인 프란츠 리스트의 거인이 걸어온 길을 따라가보는 시간이 됐다.
 
이날 피아니스트 임윤찬은 프란츠 리스트의 <순례의 해>-2번째 해 “이탈리아”중 4. 페트라르카의 소네토 47번, 5 페트라르카의 소네토 104번, 6, 페트라르카의 소네토 123을 전반부에 연주했고 후반부에는 프란츠 리스트의 ‘12개의 초절기교 연습곡’을 청중에게 선사했다. 우선 리스트의 순례의 해 2번째 해 ‘이탈리아’중 제4-6곡 페르라르카의 소네트는 단테와 쌍벽을 이루는 페트라르카의 서정시집에서 세 개를 뽑아 만든 곡이다. <페트라르카 소네트> 감흥에 사랑과 시에 살을 붙여 풍부한 색채로 그려졌다는 평을 받는 연주곡이다.
 
지난 봄철의 연주회때와 달리 다소 수척해진 피아니스트 임윤찬은 이런 풍부한 색채와 봄철 연주때의 기괴함의 복잡한 감정을 전반부 연주시간 내내 내게 불러일으켰다. 성남 야탑역 근처에 소재해있는 티엘아이 아트센터는 예전에 백건우 손열음, 백혜선, 임지영등 국내외 유명 아티스트들이 무대에 서기도 했던 아티스트들이 그들의 기량을 최상으로 발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재탄생, 성남지역의 성남아트센터 못지않은 클래식 메카의 최적의 장소인데 서울 중앙의 외곽밖에 있는 아트센터 탓인지 이날 공연은 지난 5월의 금호연세아트홀 만큼은 전석 매진의 열기는 없었지만 청소년기를 보내는 피아니스트 답지않게 티엘아이 아트센터 무대를 휘어잡는 아우라를 바탕으로 젊은 거인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자신의 특성에 맞는 연주곡을 잘 선택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리스트 12개 초절 기교 연습곡, 테크닉 생각치 않고 전곡을 하나의 대서사시처럼 연주
 
후반부에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연주한 리스트의 <12개 초절 기교 연습곡> 작품번호 139는 내게는 올해 들어서도 피아니스트 임현정 리사이틀 무대를 통해서도 두 번이나 현장에서 전문 피아니스트 연주가의 연주를 들었던 작품이다. 피아니스트 임윤찬은 리스트의 12개 초절 기교 연습곡을 통해 지난 5월에 내가 가졌던 기괴함의 피아니즘보다 다이나믹한 또다시 하나의 경이로움을 선사한 무대를 관객에게 제공한 느낌을 받았다.
 
초절 기교 연습곡은 연습곡(Etudes)이라고 이름이 붙여져 있긴 하나 제4곡 마제파(Mazeppa)나 제11곡 밤의 선율(Harmonies du soir)등 각 곡에서 음악적으로 완결된 하나의 극적 내용을 추구하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각 곡들은 연습곡이라고 하기에는 그 음악적 내용이 너무나 풍부하여 개별적으로도 콘서트 프로그램으로 할 수 있을 정도인데 피아니스트 임윤찬의 연주 분위기는 이런 면들을 충분히 수긍할 만한 연주 내용들을 보여주었다고 생각된다.
특히 리스트는 언제나 자신의 작품연주에 있어서 시적 감성, 드라마와 열정을 강조했다고 하는데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테크닉을 생각하지 않고 전곡을 하나의 대서사시처럼 연주하는 것에 관객들은 브라보와 계속 이어지는 커튼콜로 화답했다.
 
2017년 한국예술영재교육원에 입학한 피아니스트 임윤찬은 2018년 클리블랜드 청소년 피아노 국제콩쿠르에서 2위와 쇼팽특별상, 쿠퍼 국제콩쿠르에서는 최연소 3위와 청중상을 수상해 새로운 기대주의 탄생을 알렸다. 이어 이듬해 만 15세의 나이로 2019 윤이상 국제음악 콩쿠르에서 최연소 1위 및 관객이 뽑은 유네스코 음악 창의도시 특별상(청중상)과 박성용영재특별상등 3관왕을 석권하며 최고의 루키로 떠올랐다.
 
피아니스트 임윤찬은 테너 유시 비욜링, 지휘자 카를로스 클라이버, 피아니스트 알프레도 코르토, 러셀 셔먼, 이그나츠 프리드만, 블라디미르 소프로니츠키, 콰르테토 이탈리아노 같은 전설적인 예술가들의 레코딩에서 음악적 영감을 얻으며 가장 좋아하는 작곡가들은 바흐와 쇼팽, 스크랴빈이라고 한다.
 
 
글: 여홍일(음악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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