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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여행

제18회 평창대관령음악제 거울(Mirr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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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여 홍일(음악칼럼니스트)


막판 뜨거웠던 평창대관령여름음악제의 절정
 
일시: 8월5일 (목) 오후 7시30분 평창 알펜시아 뮤직텐트
 
 
올해 제18회 대관령여름음악제의 막판도 뜨거웠다.
 
8월5일 스베틀린 루세브가 Play-Direct로 이끈 평창 페스티벌 오케스트라가 연주한 벤저민 브리튼의 단순한 교향곡 작품번호 4나 세르게이 프로코피에프의 고전적 1번 교향곡 모두 관객의 탄성어린 감격으로 마무리돼 막판 뜨거운 제18회 올해의 평창대관령여름음악제의 절정을 보여줬다.
 
 
 
평창대관령여름음악제의 초반 리뷰 기사들이 열띤 초반 대관령음악제의 열기를 전해주었지만 도쿄 올림픽등의 열기로 나로서는 어쩐 일인지 올해 평창대관령여름음악제 참관이 늦어져 막판으로 몰릴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평창 현장에서 음악제에 참관한 것은 8월5일 있었던 올해 음악제의 아홉 번째날 공연 평창페스티벌오케스트라의 거울(Mirror) 공연과 8월7일 오후 2시에 있었던 첼리스트 이정현 리사이틀과 유트브 중계된 공연으로는 8월6일 저녁에 있었던 피아니스트 백건우 공연을 감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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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Mirror) 공연, 스베틀린 루세브의 향수를 새삼 아쉬워하게된 무대
 
8월5일 목요일 저녁에 있었던 평창대관령여름음악제의 거울(Mirror) 공연은 전반부에 있었던 앙드레 졸리베의 피아노, 트럼펫, 현을 위한 작은 협주곡과 쇼스타코비치의 피아노, 트럼펫, 현을 위한 협주곡이 손열음 피아니스트와 알렉상드르 바티 트럼페티스트에 의해 연주돼 협주곡의 대비가 흥미로웠다. 졸리베의 음악이 실은 나노미터 단위로 쪼개진 퍼즐같은 정교함을 보였다면 쇼스타코비치의 작품들은 총천연색의 다양한 스타일로 되어 있는 것이 대비됐다. 거쉬인의 Summer Time을 앵콜로 연주한 피아니스트 손열음의 서비스는 평창까지 찾은 음악애호가들을 위한 폭염의 더위를 식히는 탁월한 선택이었다.
 
앙드레 줄리베와 쇼스타코비치의 협주곡을 협연하고  있는 손열음.(사진 평창대관령음악제)
 
 
2부의 브리튼의 심플 심포니나 프로코피예프의 고전적 교향곡 연주들은 새삼 그간 서울무대에서 코로나19 여파로 사라진 전 서울시향 악장 스베틀린 루세브의 Play-Direct로서의 리더쉽이 빛난 무대였다고 본다. 전반부 연주 프로그램 앙드레 졸리베와 드림트리 쇼스타코비치의 피아노, 트럼펫, 현을 위한 각각의 작은 협주곡과 협주곡에서 대관령음악제 음악감독으로 있는 손열음의 피아노 연주실력이 빛을 발했다면 후반부는 내게는 스베틀린 루세브의 향수를 새삼 아쉬워하게된 무대연주였다.
 
다음날 8월6일 저녁 7시30분에 열린 알펜시아 콘서트홀 바위(Rock) 피아노 삼중주에서도 백건우가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강과 첼리스트 김두민과 협연한 차이콥스키의 피아노 삼중주는 열정의 흔들림없는 대서사시의 연주로 관객이 반응이 매우 뜨거웠다.
 
메시앙, 베토벤, 슈만등 최근 국내 관객들에게 한 작곡가의 작품에 천착하는 리사이틀의 이미지가 확고한 백건우에게 실내악의 무대는 이날 요란한 커튼콜을 받을 만한 주목할 만 것이었다는 점에서 백건우에 대한 위상의 재확인과 함께 올해 평창대관령여름음악제의 뜻깊은 무대의 하나로 꼽을 만 했다.
 
온화하게 풀어진 듯한 1악장을 거쳐 리드미컬한 2악장, 멜로디와 반주가 명확하게 나뉘어 서정적 노래를 하는 3악장, 감정의 진폭이 큰 4악장의 전반부 드뷔시 피아노 삼중주 연주였다면 차이콥스키의 피아노 삼중주는 3악장에서 백건우의 피곤기가 잠깐 느껴질 만큼 대서사시의 연주를 완주한 점에서 프로페셔널한 연주자 생활을 하고부터는 독주만 줄곧 주로 해온 이미지의 백건우에게서 실내악의 무대를 차후 더 기대할 수 있는 무대였다고 본다.
 
전날 거울 무대에서도 평창대관령음악제의 음악감독으로 있는 피아니스트 손열음이나 불가리아 문화성이 수여하는 크리스털 리라를 세 번이나 받은 불가리아 국민 아티스트인 바이올리니스트 스베틀린 루세브의 위상이 은연중 각각 빛나는 무대였다면 백건우의 피아노 삼중주 무대 역시 ‘건반위의 구도자’ 백건우의 피아노 연주 65년이 녹아든 무대였다고 해도 지나친 표현은 아니리라.
 
 
 
이정현 리사이틀 무대, 평창페스티벌오케스트라의 화려한 이면속에 볼 수 있는 보석같은 첼리스트 연주회
 
 
폐막일 오후에 있었던 첼리스트 이정현 리사이틀 무대는 평창페스티벌오케스트라의 화려한 이면속에 볼 수 있는 보석같은 첼리스트 연주회로서 스트라빈스키의 이탈리안 모음곡과 호아킨 닌의 스페인 모음곡, 세자르 프랑크 소나타, 이자이의 명상이 인터미션 없이 70여분간 진행돼 최애 협연자 일리야 라쉬콥스키 피아니스트의 진가도 곁들여 엿볼 수 있는 무대가 됐다. 스트리반스키 특유의 신선한 리듬이 첼리스트 피아티고르스키에 의해 재해석된 스트라빈스키의 이탈리안 모음곡과 스페인의 열정과 정체성 그 자체인 판당고와 플라멩코의 리듬이 친근하게 느껴지던 호아킨 닌의 스페인 모음곡이 수미상관(首尾相關)으로 연계되며 첼리스트 이정현의 브르흐의 멜로디 앵콜곡 연주도 인상적인 기억으로 남는다.
 
서울과 떨어진 무대의 휴양지 음악제로서 국내의 대표적인 것으론 봄 시즌의 통영국제음악제와 여름과 겨울로 나눠 열리는 평창대관령음악제가 대표적이다. 거의 1년반 넘게 코로나19 확산으로 바이로이트 음악제나 잘츠부르크 음악축제, 루체른 페스티벌등 해외 음악제에 2주간 자가격리등 시간상이나 여행경비 문제등의 어려운 여건으로 국내 클래식팬들이 외국 음악제에 갈 수 없는 시점에 이들 두 휴양지의 음악제는 휴양지 음악제의 위상을 확고히 뿌리내리면서 두 국내의 대표적 휴양지 음악제의 성공케이스로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글; 여 홍일(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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