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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전시

유도원 개인전 《퍼플 스크린》 개최

아트센터 예술의 시간, 2025. 8. 30. (토) -10. 2.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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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센터 예술의 시간은 8월 30일(토)부터 10월 2일(목)까지, 유도원 개인전 《퍼플 스크린》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아트센터 예술의 시간이 매년 신진작가 발굴 및 전시 지원을 목적으로 진행 중인 공모전 “아티스트 프롤로그 2025"의 선정 작가 개인전으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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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도원 개인전, 《퍼플 스크린》, 2025, 전시전경, © 작가아트센터 예술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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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도원 개인전, 《퍼플 스크린》, 2025, 전시전경, © 작가아트센터 예술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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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도원 개인전, 《퍼플 스크린》, 2025, 전시전경, © 작가아트센터 예술의 시간


유도원은 직사각형으로 길게 뻗은 전시 공간을 미국 인디언 웰스 테니스 가든(Indian Wells Tennis Garden)의 경기장으로 재현하며, 실제 한 경기의 시간과 장면을 공간 안에 불러온다. 전시장에는 현대 테니스 경기를 구성하는 선수, 볼키즈, 주심, 촬영 기사들이 작품으로 배치되어 있다. 관객은 작품으로 채워진 바닥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경기장 밖 ‘관중’의 위치에 놓인다. 풍성하지만 혼란스러운 풍경 속에서 관객은 전시장의 복도, 곧 관중석을 따라 걷는 과정에서 ‘보는 것’에 관한 여러 질문을 마주하게 된다.

테니스 경기를 이루는 대상들은 각자의 역할과 움직임에 따라 서로 다른 방식으로 재현된다. 전시장 전반을 가득 채운 〈두 선수〉는 가장 많은 활동량을 보여주고, 〈볼키즈〉는 갑작스럽게 개입하는 순간적 움직임으로 존재한다. 반면 〈주심과 볼키즈〉, 〈촬영 기사들〉은 단 한 장의 정적인 이미지로 구현된다. 이렇게 구성된 작가의 테니스 코트는 우리가 오랫동안 익숙해 온 왼쪽에서 오른쪽으로의 읽기 방식을 거부하고, 때로는 반대로, 때로는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시간의 축을 따라 새로운 감각을 제안한다. 
그 결과 전시장 풍경은 테니스 경기의 모든 시공간이 동시에 기록된 듯한 장면으로 펼쳐지며, 관객은 선수와 인물들이 어디서 어떻게 움직였는지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전시장을 울리는 사운드는 영상작업 〈페어플레이#2〉에서 비롯된다. 이 작품은 경기의 파운드 푸티지를 다시 편집하며, 미디어가 스타 선수에게 집중해 나머지를 주변화하는 방식에 질문을 던진다. 작가는 카메라가 변형해 놓은 코트를 원래의 균형으로 되돌리며,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왜곡의 흔적을 그대로 노출해 선보인다.

작가는 ‘파운드 푸티지’, 곧 이미 우리 생활에 노출되어 있는 대상이나 이미지를 작업의 소재로 활용하는데, 실제로 송출된 미디어의 화면을 활용한 작품으로 인해, 관객들은 익숙한 미디어의 시선을 떠올리고 작품과 비교하게 된다. 전시장 전반에 펼쳐진 작품 〈두 선수〉는 멀리 있는 선수는 작게, 가까운 선수는 크게 보이는 원근법의 공식을 교란한다. 전시장에 놓인 선수들은 모두 같은 크기로 보이고, 중앙에 설치된 미러 필름지는 ‘가까운 것은 흐릿하고 먼 것은 선명하게’ 보이는 기묘한 장면을 만든다. 이는 오랫동안 회화, 카메라, 3D 그래픽을 지배해온 원근법적 시각의 규칙들을 뒤집는 장치다.

이번 전시는 중계 화면 속 보라색 코트가 파란색으로 보였던 사실에서 출발하였다. 유도원은 “무엇을, 어떻게 보고 있는가?”에 관한 물음을 중심으로 자본과 정치, 문화와 이념의 축적된 역사가 만들어온 우리의 시선을 추적한다. 전시 《퍼플 스크린》은 테니스 경기를 매개로 우리가 당연하게 믿고 있는 표준과 규범, 시선과 감각을 흔들어 놓으며, 익숙한 눈으로부터 벗어나 새로운 시선으로 세계를 바라볼 것을 요청한다. 전시는 10월 2일까지.


ⓒ 아트앤컬쳐 - 문화예술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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