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유진 개인전
- - 행사기간 : 시작 : 2026-09-20 - 종료 : 2026-10-06 18:00
본문

장 소: 낫씽이즈리얼
기 간: 2026.09.20.(일) ~ 2026.10.06.(화)
주 소: 서울시 종로구 혜화로9길 7 3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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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소개
생명과 사물은 각자의 결을 가지고 있다.
물의 결, 세포의 결, 반죽의 결, 나무의 결 등. 표면과 공간을 흐르는 모든 것으로부터 나는 세상의 결을 감각한다. 집약된 결들은 내게 세계의 피부로 다가온다. 이 피부를 눈으로, 손으로 더듬어 그려 나갈 때면 익숙한 현실의 감각은 조금씩 느슨해진다. 어느 순간 나는 결의 흐름을 따라 부유하며 어느 사이를 표류하기 시작한다. 그곳에서 나와 세계의 경계는 희미해지고 그 맞닿음의 감각은 하나의 시간과 공간으로 길게 펼쳐진다. 그렇게 드러나는 사이의 세계는 불완전하고 모호한 유기적 결들로 이루어진다. 결들은 완결되지 않은 채 끊임없이 흐르며 스스로 질서를 만들어내고, 하나의 중심으로 수렴하기보다 펼쳐지고 번져간다. 내게 있어 세계를 지각한다는 것은 이 촉각적인 결을 따라 세계를 읽으며, 나의 피부가 세계의 피부와 맞닿아 있음을 감각하는 일이다.
매일 바라보는, 손끝으로 스치는 스크린의 표면은 지나치게 매끄럽고 빠르며 그 위에서 감각들은 얇게 미끄러져 사라진다. 매끄러운 이미지 세계에선 지속적이고 신체적인 감각들은 점점 무뎌지고 휘발된다. 그러나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는 수많은 층위와 돌출, 흐름과 단절, 균열과 미세한 흔적으로 이루어진 촉각의 집합이다. 나는 이 촉각적 세계를 다시 불러오기 위해 흙과 마주 앉는다. 흙을 만질 때마다 나는 세계의 피부를 다시 만지는 듯하다.
이 감각을 물질과 공간으로 펼치기 위해 나는 결이 새겨진 흙의 표피를 생성한다. 그렇게 만들어진 표피는 피부의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촉각적 지형도가 된다. 이 지형도는 결국 세계를 다시 더듬어 읽기 위한 하나의 감각적 지도이자, 희미해진 감각을 되불러 오는 좌표가 되어 나와 세계가 연결되는 방식으로 남는다. 나는 이 좌표를 따라, 익숙함 속에서 미처 감각하지 못했던 세계를 다시 천천히 더듬어 간다.
- 작가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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