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보리 개인전 《몸 꽃(Blooming Made)》 개최
갤러리 플래닛, 2025. 05. 28(Wed) – 06. 27(F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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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플래닛은 오는 2025년 5월 28일(수)부터 6월 27일(금)까지 허보리 작가의 개인전 《몸꽃》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조형 언어를 통해 탐구해 온 일상의 단면들을 회화, 설치, 오브제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선보이며, 특히 생존과 돌봄, 노동과 존재의 흔적을 식물의 형상에 빗대어 표현한 신작들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HURBOREE_little_Flowers_16_oiloncanvas_2025_JWL_s © 작가, 갤러리 플래닛
HURBOREE__Blue_Painting_91x116cm_oiloncanvas_2025_JWL_s © 작가, 갤러리 플래닛
HURBOREE_Blooming_Shirts_1_44x36x9cm_와이셔츠_넥타이와이어솜바느질_2025_s © 작가, 갤러리 플래닛
이번 전시에서는 다채로운 신작들을 만나볼 수 있다. 전면 회화 형식의 식물 추상 시리즈인 《Little Flower》와 《Tree Abstract》를 비롯하여, 입체 작업으로 확장된 《하얀 숲》, 《Blooming》 시리즈가 함께 공개된다. 작가는 셔츠, 이불, 소창과 같은 평범한 일상의 직물을 해체하고 재봉하여 독특한 덩어리 형태의 조각으로 재탄생시킨다. 이는 경쟁 사회의 전투복이자 삶과 죽음을 관통하는 천의 물성을 통해 삶의 은유를 드러내는 동시에, 식물에 투영된 인간의 몸의 흔적이기도 하다.
허보리 작가는 제주 숲속에서 마주한 식물 군집의 무작위적이면서도 치열한 생존 방식에서 인간 삶의 혼란스러움과 강렬한 생의 열망을 포착했다. 초기 작업에서는 욕망처럼 얽히고설킨 식물의 형상을 활기 넘치는 붓질로 표현했다면, 최근에는 반복적이고 강렬한 터치를 화면 전체에 축적하는 추상 회화로 작업의 방향을 발전시켰다. 이러한 화면은 멀리서 바라보면 고요하고 평온한 결을 이루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수없이 중첩된 붓자국과 물감의 질감 속에 깃든 생의 긴장감과 격렬한 감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미술평론가 강수미는 허보리 작가의 작업을 “삶에서 고귀한 것들이 미술이라는 협소한 대지 위로 내려앉는 과정”이라고 깊이 있게 평가하며, 그녀의 ‘꽃’이 단순한 자연의 장식이 아닌 고단한 삶을 묵묵히 살아낸 몸의 흔적이자 작가의 끊임없는 자기 탐구의 결과물이라고 설명한다. 이는 사랑과 생계, 죽음과 애도를 아우르는 폭넓은 존재론적 상징으로서의 의미를 지닌다.
개인전 《몸꽃》은 삶의 흔적이 고스란히 스며든 천과 화면을 가득 채운 붓질을 통해, 몸의 기억이 마침내 아름다운 꽃으로 피어나는 순간을 섬세하게 포착한다. 허보리 작가는 일상의 사소한 조각들을 예술로 승화시키며, 그 안에 담긴 생의 다채로운 감정과 시간을 관람객과 함께 마주하고자 한다.
허보리 작가는 서울대학교 서양화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갤러리 플래닛, Bol Gallery(싱가포르), 통인화랑, 갤러리 나우, 가나아트파크 등에서 총 18회의 개인전을 개최하며 활발한 작품 활동을 이어왔다. 또한 서울대학교 미술관, 이화익갤러리, 롯데 애비뉴엘, 유아트스페이스, OCI미술관, 양평군립미술관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하였으며, 주요 작품 소장처로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셀트리온, 태성문화재단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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