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정, 이다다, 김범준 3인전 《사라지는 것들의 흔적》 개최
전시진쟁중, 2025. 7. 15. -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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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급속한 변화 속에서 소리 없이 사라져가는 존재들의 흔적을 포착하는 전시 《사라지는 것들의 흔적》이 오는 7월 15일부터 31일까지 전시진쟁중 에서 열린다. 이번 융복합 기획전은 사회의 경계선에서 살아가는 이들, 체계 속에서 비가시화된 존재들에 대한 예술적 탐구를 통해 동시대적 질문을 던진다.
김범준, 원곡동레시피, 디지털프린트, 가변크기, 2011 © 작가, 전시진쟁중
이다다, Oscillating Cubes, WebGL + Javascript, 2023 © 작가, 전시진쟁중
이미정, Stranger, 설치, 가변설치, 2025 © 작가, 전시진쟁중
세 명의 작가가 참여한 이번 전시는 서로 다른 매체와 감각을 통해 ‘사라짐’이라는 현상을 다층적으로 조명한다. 개인적 체험에서 비롯된 시선은 공동체적 공감으로 확장되며, 관람객에게 묵직한 사유의 시간을 제공한다.
이미정 작가는 키네틱 아트와 미디어 설치를 통해 서울과 인천을 오가는 청년들의 불안정한 삶을 주제로 ‘도시의 경계’에 놓인 표류자들을 형상화한다. 주거 불안과 생존의 유목성을 담은 설치 작업은 일상의 구조 안에서 보이지 않는 불안을 시각화한다.
이다다 작가는 회화와 디지털 미디어의 경계를 넘나들며 존재와 기억의 파편을 추적한다. 게마트리아적 접근을 통해 쌓이고 흩어지는 기억의 조각들을 시각화함으로써, 사라진 것들이 만들어내는 존재의 공명을 보여준다.
김범준 작가는 사회적 설치와 비판적 미술을 통해 ‘시장’이라는 공간에서 교차하는 이주민의 삶과 소비 문화를 조명한다. 검정 비닐봉지를 모티프로 한 작업은 이주민을 향한 국가와 예술계의 소비적 시선을 은유적으로 비판하며, 보이지 않는 이들의 사회적 위치를 드러낸다.
《사라지는 것들의 흔적》은 단순한 부재의 기록이 아닌, 인간의 존엄과 기억, 그리고 조용한 저항의 가능성에 대한 탐색이다. 노마드적 삶, 이주, 비주류의 경험들이 어떻게 지워지고 있는지를 질문하고, 예술이 이를 어떻게 다시 ‘보이게’ 만들 수 있는지를 시도한다.
이번 전시는 현대 사회 속에서 소외된 존재들에 대한 감각을 환기시키며, 관람객에게 익숙한 일상 속 숨겨진 서사를 발견하게 한다. 예술은 사라지는 것들을 기억하고, 그 존재를 다시 불러오는 힘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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