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영 개인전 ‘갈색 형상 연작’
GALLERY We, 7월 3일(목)~7월 26일(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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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위에서는 오는 7월 3일부터 26일까지 작가 유아영의 초대전 ‘갈색 형상 연작 (2013-2025)’이 열린다. 12년 동안 이어온 이 작업은 이미지의 피상성과 감각의 퇴화를 질문하며, 회화를 통해 다시금 '진짜 감각'을 회복하려는 시도이다.
유아영, WERDEN VIII - 1998 1-6 | WERDEN VIII - The Midday Player 1-6, 2025
145.4x181.8cm, Oil, gouache and water-based oil on six canvases © 작가, GALLERY We
유아영, WERDEN IX-Just one life to live, 2025
130.3x194cm, Oil, gouache and water-based oil on canvas © 작가, GALLERY We
유아영 작가는 2013년부터 거리에서 마주한 인물, 온라인에서 유통되는 무수한 이미지들을 채집해왔다. 그는 이 이미지들에서 배경과 서사를 제거하고, 찰나의 움직임과 인물의 감각적 흔적만을 남긴다. 익명성 속에 존재하는 인물들은 작가의 감정과는 무관하지만, 오히려 그로 인해 회화는 더욱 자유롭고 해방된 표현으로 확장된다.
작품은 거칠고 생생한 붓질, 흐르듯 번진 물감의 자취 속에 형상을 남긴다. 이는 생동과 긴장, 감정과 여운을 오가는 조형적 실험이다. 화면 위에 절제된 색감과 의도된 우연이 어우러지며 정지된 순간에 시각적 리듬을 부여한다.
특히 주조색인 따뜻한 갈색은 익명의 인물들에게 온기를 더하고, 푸른색과 초록색과의 대비는 감정의 파동을 고조시킨다. 투명하고 묽게 채워진 배경은 여백의 깊이를 열어 관객이 스스로 감정을 투사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다.
이번 전시는 특정 사건이나 서사를 재현하기보다, 불안정하고도 섬세한 동시대 감각의 궤적을 회화로 기록하려는 시도다. 작가에게 이 작업은 회화라는 전통적 형식을 통해 ‘현대인의 내면’을 실험적으로 탐색해온 여정이자, 존재와 감각의 흔적을 기록한 시각적 일기장과도 같다.
누군지 알 수 없는 인물들의 눈빛, 자세, 표정 속에는 보는 이로 하여금 자신의 기억과 감정을 투사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설명되지 않은 여백 속에서 관객은 잊고 지낸 자신의 감각과 마주하고, 조용한 침묵 속에서 내면의 파동을 발견하게 된다.
‘갈색 형상 연작’은 단순한 인물화가 아니라, 감각과 인식, 존재의 흔적을 담아낸 동시대 회화의 한 문장이다. 관람객들은 이 전시를 통해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의 결을 느끼고, 익숙하면서도 낯선 정서에 스스로를 비춰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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