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은산 개인전 《IllIIllI》 ("이리이리") 개최
아트센터 예술의 시간, 2025. 7. 5.(토) – 8. 9.(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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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센터 예술의 시간은 7월 5일 (토)부터 8월 9일 (토)까지 권은산 개인전 《IllIIllI》 (“이리이리”)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아트센터 예술의 시간이 매년 신진작가 발굴 및 전시 지원을 목적으로 진행중인 공모전 “아티스트 프롤로그 2025"의 선정 작가 개인전으로 진행된다. 2025년 공모에는 정우찬, 권은산, 유도원 총 3인이 선정되었다.
권은산 개인전 《IllIIllI》 전시전경 © 작가, 아트센터 예술의 시간
권은산 개인전 《IllIIllI》 전시전경 © 작가, 아트센터 예술의 시간
권은산은 디지털 환경과 온라인 문화에서 파생된 이미지와 상징을 주요 재료로 조형 및 평면 작업을 이어오고 있는 작가다. 전시 《IllIIllI》는 ‘읽을 수 없는 전시명’을 통해 시작부터 시선을 잡아끈다. 대문자 'I(아이)'와 소문자 'l(엘)'이 반복적으로 조합된 형태로 “이리이리”로 읽을 수 있다. 이것은 온라인 상에서 자신을 숨기기 위해 사용되는 ‘바코드식 작명법’에서 착안된 것이다. 작가는 이 모호한 시각적 코드를 통해 디지털 환경에서의 정체성과 인식, 그리고 복제와 은폐의 감각을 자신의 작업세계와 함께 엮어 은유적으로 제시한다.
아트센터 예술의 시간 4층에서 진행되는 이번 개인전에서 권은산은 다수의 조형 작품 설치를 선보인다. 이번전시의 주요 소재는 온라인 세계에서 발생하고 있는 유희와 놀이 현상을 가리키는 ‘밈(meme)’이다.
특히 작가는 많은 밈 중에서도 치킨의 껍질과 푸들의 털이 갖는 유사한 시각적 질감을 퍼즐식으로 배치한 이미지의 밈을 중심으로 치킨을 닮은 푸들 조형물 시리즈 시리즈 〈IllIIllI-Ⅰ〉, 〈IllIIllI-Ⅱ〉, 〈IllIIllI-Ⅲ〉를 선보인다. 작가는 단순히 치킨을 닮은 푸들만을 재현하는 것이 아닌 치킨과 푸들의 두 생태계로 도그 어질리티와 튀김기, 주방을 함께 연상시킬 수 있게 구현한다. 작가가 전시장에 구현한 혼종적 생태계는 시각적 혼란을 물론이고, 치킨과 푸들 주방과 도그 어질리티에서 파생되는 여러 개념의 혼합과 복합적인 사유의 확장을 통해 조형적 유희 속에서 정체성과 소비, 생태와 욕망에 대한 문제를 직조해낸다.
전시의 또 다른 축을 이루는 평면, 조형 설치 작품인 〈U REALLY CAN FRY ANYTHING.〉에서 작가는 어질리티 맵을 본뜬 바탕 위로 ‘튀김’이 중심이 되어 파생되는 밈 이미지와 키워드, 해시태그를 퍼즐처럼 배열한 작업을 선보인다. 작가는 단순히 유희와, 이미지로 빠르게 소비되며 흘러가는 밈의 이미지를 실물로 재현함으로써 먼저 강렬한 감각적 자극을 선사한다. 그리고 그 속에서 은폐되어 있던 생성의 ‘계기와 의도’를 되짚는다. 그리하여 현상의 이면에 자리하고 있던 우리 사회의 여러 이야기를 끌어낼 가능성을 제시한다. 작가는 무맥락성과 비합리성, 그리고 유희성과 불쾌함이 교차하는 ‘감각적 혼종성’의 구현을 통해 동시대 이미지 환경에 대한 조형적 상상력을 자극한다.
권은산은 이번 개인전을 통해 가상 세계에 대한 예술가의 순수한 욕망과 환상을 직시하면서, 그 안에 도사리고 있는 인간적 서사와 감정을 유머와 조형적 실험을 통해 풀어낸다. 전시 《IllIIllI》(“이리이리”)는 그 자체로 하나의 디지털 생명체처럼 살아 움직이며, 복잡하고 역동적인 온라인 생태계의 새로운 조형 언어를 제안한다. 전시는 8월 9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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