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규철 개인전 《열두 개의 질문》 개최
국제갤러리, 8. 22. - 10. 19.
본문
국제갤러리는 오는 8월 22일부터 10월 19일까지 부산점에서 안규철의 개인전 《열두 개의 질문》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4년 전 부산점에서 오랜 교직 생활을 마무리하고 전업 작가로서의 여정의 시작을 알린 이후 작가의 예술적 궤적을, 작업과 사유를 쉼 없이 이어온 작가의 시간을 돌아보는 자리이다.
그동안 안규철은 한결같은 태도로 꾸준히 작품을 만들고, 전시를 준비하고, 매일같이 글을 써왔다. 독일 유학 시절인 1990년대에 제작한 드로잉을 대거 전시한 경남도립미술관 《아카이브 리듬》(2023)에 이어 청주시립미술관 기획전 《건축, 미술이 되다》(2023)에서는 흰 천으로 덮인 〈56개의 방〉(2023)을 통해 ‘방’ 시리즈의 새로운 변주를 선보이며 관객과의 지속적인 접점을 만들었다. 한편, 매일 아침 글쓰기로 하루를 시작하는 작가는 지난 부산 전시에 맞춰 출간된 『사물의 뒷모습』(2021)의 후속작으로, 『안규철의 질문들』(2024), 『그림자를 말하는 사람』(2025)을 펴냄으로써, 미술과 글쓰기를 병행하는 작가로서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해왔다.



2024년에 안규철은 두 차례의 개인전과 두 차례의 미술관 기획전을 통해 50여 점이 넘는 신작을 발표하며 한 해를 숨 가쁘게 보냈다. 그 중 스페이스 이수에서 열린 《안규철의 질문들―지평선이 없는 풍경》에서 작가는 자신의 미술은 세계와 삶에 대한 질문이라고 정의하며, 그 질문의 방법을 예시하는 회화와 텍스트 작업을 선보였다. 이어 아마도예술공간에서 개최된 《12명의 안규철》은 개인전이면서 그룹전처럼 기획된 전시로, 서로 다른 열두 명의 안규철을 등장시켜 각기 다른 몸짓과 언어를 제시하면서 작가의 고정적 정체성에 이의를 제기한다. 글을 쓰는 사람, 그림을 그리는 사람, 실없는 농담을 던지는 사람 등 다양한 자아들이 등장하는 가운데, 이들은 그럼에도 결국 ‘질문하는 존재’로서의 하나의 안규철로 수렴된다. 다만 그 ‘하나’는 언제나 흩어지고 재구성되는, 고정되지 않는 정체성이다. 지난해에 석달 간격으로 잇달아 열린 두 전시를 통해 작가는 익숙한 방식을 벗어나 낯선 지대로 스스로를 던지고, 실패와 좌절을 감수하며 존재의 경계를 넘어서려는 고요하고도 단호한 여정을 보여주었다.
이번 국제갤러리의 개인전 《열두 개의 질문》은 앞선 두 전시에서 선보인 주요 작품들을 중심으로 작가의 최근 작업 세계를 집약해 소개한다. 기울어진 지평선을 담은 회화 〈세 개의 수평선〉(2024), 알 수 없는 외국어로 쓰인 문장들을 그려낸 〈외국어로 된 열두 개의 잠언〉(2024), 처음 시도한 애니메이션 〈걷는 사람〉(2024), 그리고 작가가 직접 퍼포먼스를 펼친 싱글 채널 비디오 〈쓰러지는 의자 – Homage to Pina〉(2024) 등이 이번 전시에 포함된다. 이외에도 1990년대에 제작된 퍼포먼스 사진 작업과 집을 주제로 제작된 조각 연작 등, 대규모 설치 작업에 비해 그간 소개가 적었던 작가의 다양한 작품들이 함께 전시된다.
안규철은 “특별하고 별난 미술가가 아니라, 아침이 오면 해가 뜨는 것처럼 당연한 일을 하는 미술가가 됨으로써 특별한 미술가가 될 수 있을지 알아보려 한다”¹ 고 말한다. 이는 예술이 거창한 선언이나 단발적인 영감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무의식적인 반복과 관찰, 글쓰기, 질문과 같은 일상의 리듬 속에서 조용히 드러난다는 작가 자신의 신념을 반영한다. 안규철이 말하는 ‘당연한 일’은 곧 매일의 관찰, 매일의 글쓰기, 매일의 질문처럼, 삶의 리듬에 녹아 든 예술가적 태도를 뜻한다. 작가는 그런 꾸준함과 성실함을 통해, 우연이 아닌 인내와 시간의 축적 속에서 비로소 특별함에 다다를 수 있다고 믿는다.
《열두 개의 질문》 역시 이러한 작가적 태도가 귀결된 전시로, 40여 년간 일관된 시선으로 세계를 바라보며 ‘질문하는 존재’로 살아온 안규철의 여정, 그 질문과 사유의 윤곽이 조용히 드러나는 자리다. 나아가 ‘n명의 안규철’이 남긴 사유의 흔적을 따라 그 질문 하나하나에 천천히 귀 기울이는 시간이 될 것이다.

-
[전시] 윤덕현 개인전 〈소중한 하루〉 개최
-
[전시] 이도 초대전 《이도의 정원》 개최
-
[전시] 안규철 개인전 《열두 개의 질문》 개최
-
[전시] 백한승 개인전 《Object in Transition: 존재와 쓰임의 경계에서》 개최
-
[재단/단체소식] 한국도자재단 경기공예창작지원센터, 사업 성과 연계 전시 ‘사물의 기술’ 개최
-
[문화일반] 앙카라서 열린 《아리랑 실크로드》…문화 외교의 새 지평
-
[문화일반] AI와 예술의 융합… ‘APEC 2025 KOREA 기념 AI 아트 영화제’ 9월 개최
-
[이주의 전시] 유현미 개인전 《하이브리드 리얼리티》 개최
최신글이 없습니다.
ⓒ 아트앤컬쳐 - 문화예술신문
댓글목록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