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안갤러리 서울은 2025년 8월 28일부터 10월 15일까지 남춘모 작가의 개인전 《From the lines》를 개최한다. 선, 리듬, 물성과 공간을 축으로 작업 세계를 확장해 온 작가는 이번에 신작 회화와 조형 작업을 포함해 총 16점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드로잉 시리즈로 전시의 서막을 열고, 대표 조형 회화인 〈Beam〉과 여백의 미가 느껴지는 〈Void〉, 그리고 작년에 처음 선보인 〈From the Earth〉와 이번 신작 〈From the Lines〉를 시간의 흐름처럼 배치해 작가의 주요 궤적을 한 호흡에 조망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남춘모, Stroke-lines 0506, 2025, Acrylic on canvas, 210 x 160 cm © 작가, 리안갤러리
남춘모, From the lines 0608, 2025, Acrylic on paper and collage on canvas, 210 x 160 cm © 작가, 리안갤러리
남춘모, From the lines 0907, 2025, Acrylic on fabric and collage on canvas, 210 x 160 cm © 작가, 리안갤러리
지하 1층은 리안갤러리 서울의 높은 층고를 살린 대형 회화와 조형 작품 위주로 구성해, 한층 과감한 스케일과 화면의 밀도를 경험하게 한다. 작품과 관람자의 동선이 맞물리며 빛과 그림자가 변주되는 현장감을 극대화한다. 이번 전시는 2024년 리안갤러리 대구에서 열린 《From the Earth》의 감각적 탐구를 잇는 자리로, 작가가 ‘선’을 매개로 감각의 가능성을 확장해 온 과정을 집약적으로 보여준다.
남춘모의 작업은 유년 시절 경북 영양에서 경험한 산비탈과 밭고랑, 바람에 반짝이던 멀칭 비닐의 잔상과 같은 감각적 기억을 토대로 구축된다. 여기서 풍경은 단순한 재현을 넘어, 감각의 지층을 조형 언어로 재구성한 시도이며, 작가에게 밭고랑은 대지 위의 흔적이자 회화의 원형적 감각으로 기능한다. 나아가 이는 그가 평생 탐구해 온 ‘선’의 근원과 맞닿아 있으며, 선이 화면 속에서 구조와 리듬, 깊이와 여백을 형성하는 원천이 된다. 이러한 경험적 토대는 부조회화, 설치 작업 등으로 확장되며, 공간과 시간, 기억이 교차하는 남춘모만의 회화적 세계를 이룬다.
이번 전시의 제목이자 남춘모가 새롭게 선보이는 신작 〈From the Lines〉은 작가의 조형 언어가 ‘선’에서 출발함을 선명히 드러낸다. 반복과 중첩, 흐름과 멈춤이 공존하는 화면은 관람자의 움직임에 따라 색과 그림자의 표정을 바꾼다. 기존의 구조적 유닛 방식에서 한 걸음 나아가, 한지를 직접 콜라주 해 평면 회화의 밀도와 물질감을 섬세하게 끌어올린 것이 특징이다. 한지의 결과 단차가 만든 빛의 리듬은 전통 건축의 채광을 닮았으며, ‘한지 콜라주’로 이어지는 재료 진화 속에서 작가는 구조의 본질을 지키면서도 새로운 감각적 가능성을 탐구한다.
리안갤러리가 선보이는 남춘모의 《From the lines》는 감각의 결을 따라 조형의 본질에 천천히 다가가는 시간을 제안한다. 선의 구축과 해체, 반복과 리듬, 평면과 입체를 넘나드는 화면은 감각과 공간이 교차하는 또 하나의 세계를 열어 보이며, 관람자에게 회화의 밀도 깊숙한 곳으로 침잠하는 시간을 건넨다. 이번 전시는 동시대 한국 회화의 조형적 깊이와 실험성을 국내외 관람객에게 소개하며, 2025 FRIEZE & Kiaf SEOUL 기간과 맞물려 한국 회화의 조형적 깊이와 감각적 실천을 가까이에서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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