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박유미 개인전 <주름진 경계, 맞닿는 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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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간: 2026.10.06.(화) ~ 2026.12.18.(금)
주 소: 인천시 제물포구 제물량로218번길 3
전시 소개
아차도에서 이런저런 일을 한 지 만 14년이 지났다. 이런저런 일이란 아차도와 관계를 맺으며 벌어진 모든 일을 뜻한다. 2012년 작가로서 첫발을 디딘 후 작가와 자연인의 경계를 넘나들며 생활밀착형 프로젝트를 해왔다. 어디에서든 내가 하는 일이 무엇인지 늘 마음에 품고 살지만, 아차도에서 한 일에 적절한 이름을 붙이는 것은 쉽지 않았다. 대화하기, 기억하기, 드러내기. 긴 시간 주민과 함께 지내면서 각자의 이야기를 밖으로 꺼내는 일에 열중했다. 나는 그것을 ‘커뮤니티 아트’라고 불렀다. 주민은 사진을 찍고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고 기획을 했다. 나는 그 일을 위한 일을 열심히 했다. 기금을 마련하고, 함께할 사람을 찾고, 작업할 장소를 만들고, 전시할 자리를 마련했다. 이런 게 ‘아트’겠거니 하면서.
아차도에 가면 실내에서는 주로 주민의 방이나 거실에 있고, 실외에서는 스물세 가구를 따라 동그랗게 이어진 차도와 인도의 구분이 없는 길에 있다. 누가 무엇을 하는지 훤히 보이는 마을을 벗어나 종종 배를 타고 바다에 나가기도 했는데 그곳에서도 늘 누군가와 함께였다. 홀로 있음이 절실해지면 갯둑에 서서 시시각각 달라지는 풍경을 바라봤다. 구름이 흘러가고 달이 차고 기우는 것에 시선이 갔다. 그러다 내가 오랫동안 바라보고 있었던 것은 특정한 사람이 아니라 그들의 몸이 일하고 살아가는 방식임을 알게 되었다. 물때가 되면 바다로 나가고 바다에서 돌아오면 밭으로 가고 날씨가 달라지면 하루의 순서를 바꾸는 몸. 같은 일을 수없이 반복하면서도 매번 다른 상황에 따라 움직이는 몸에서 나는 팽팽한 긴장과 미묘한 감각의 변화를 느꼈다.
달이 차고 기울 때마다 물때가 달라지고 물때가 달라질 때마다 몸이 움직인다. 그 움직임이 아차도와 나의 하루를 만든다. 나는 삭망월이라는 리듬으로 나의 일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돌아보면 아차도에서 보낸 대부분의 시간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다음 시작을 준비하는 삭의 시간에 가까웠다. 이제는 잘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서서히 드러나는 시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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