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드 폼 : 그의 눈을 뒤집다- 아르테 포베라 1960-1975 사진, 영화, 비디오 > 한지수의 봉주르 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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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수의 봉주르 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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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드 폼 : 그의 눈을 뒤집다- 아르테 포베라 1960-1975 사진, 영화, 비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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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jeu de paume : Renverser ses yeux - Autour de l'arte povera 1960 - 1975 : photographie, film, vidéo 2022년 10월 11일 ~ 2023년 1월 29일



튈르리 정원의 상징적인 문화 기관, 아트 센터이자 20~ 21세기의 이미지(사진, 비디오, 현대 미술, 영화, 온라인 창작 등)의 보급을 위한 참고 장소인 < 주 드 폼 (Jeu de Paume)> 을 다녀왔다. 이 미술관이 2020년 여름부터 2021년 2월 사이에 확장공사를 위해  문을 닫았는데, 그때는 <봉주르 파리>  초창기여서 대형 미술관 위주의 전시리뷰를 쓰다보니 가볼 생각을 하지 않았는데 이번에 마음 먹고   방문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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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좋진 않았지만 뭔가 운치있다. 




파리의 튈르리 정원(Jardin des Tuileries)에 위치하고 오랑주리 미술관과 마주보고 있다.  이 곳은 전시회뿐만 아니라 영화 ,회의, 세미나, 교육 활동 또는 출판물도 제작한다. 다큐멘터리, 에세이, 자서전 같은 출판물을 중심으로 영화인과 예술가의 만남을 촉진하는 프로그램도 있어 전시가 다루는 주제를 심화시키거나 새로운 주제를 다룬다. 



모든 활동은 시각 문화와 이미지의 연구, 모든 사고 영역에서 의미의 탐구 또는 재창조에 대한  깊은 열망에서 탄생했다고 하니 어떤 전시가 준비되어 있을지 정말 궁금했다. 참고로 주드폼이라는 이름은 1862년 나폴레옹 3세의 후원 하에 테니스의 조상격인 주드폼이라는 라켓 스포츠를 위해 만든 파리의 테니스 코트였기 때문이다. 이 건축물은 대칭과 도시 구성을 위해 그보다 9년 전에 설계된 오렌지 온실 (지금의 오랑주리 미술관) 옆 건물에 위치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흐름에 따라 테니스가 주드폼보다 우선시되면서 방치된 건물은  전시장으로 탈바꿈했다. 본래의 기능이 없어진 건물을 개방하여작품을 전시한 것은 서양미술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고 한다. 아마도 여기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발전소도 기차역도 미술관으로 재탄생하지 않았나 싶다.


주드폼 미술관은  이미지 교육, 재현 및 시각 예술에 대한 제안 및 자원의 활발한 플랫폼을 구성하려는 야심을 가지고 있는데 단순한 예술적 사색보다는 참여를, 예술의 독점보다는 공유를 중요시한다. 그래서 투르 성 (Château de Tours)의 주드폼 프로그램 또한 파리를 벗어난 지방에서 이러한 교육 활동의 역동성을  확장하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 투르의 현대 창조 센터 (Centre de Création Contemporaine Olivier Debré =CCC OD)과 프랑수와 하블레 대학 (François Rabelais Université) 은 예술 전달에 관한 특정 과정을 설정하기 위해 힘을 합쳤다. 그런데 정말 놀랍게도 CCC 미술관을 2018년도에 내가 다녀왔다. 물론 사진은 몇장 없지만 올려보겠다. 사실 이 사진들을 찾겠다고 네이버 클라우드를 뒤지다가 다른 옛날 사진들에 홀려 글을 쓰다 한 시간이나 추억 여행을 떠나버려서 반성중이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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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르 대성당과 CCC 미술관을 들렀던 2018년 사진


 

본론으로 돌아와서, 주드폼과 LE BAL은 1960년대와 1970년대 초반 이탈리아 예술가들의 사진, 영화, 비디오 미디어 사용에 관한 공동 주제 전시회를 처음으로 선보인다. 이 전시는 이탈리아 예술가들이 사진, 비디오, 영화의 서사적 힘을 전유했던 시대의 비범한 풍요로움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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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켈란젤로 피스톨레토의 거울 페인팅부터 줄리오 파올리니나 조반니 안셀모의 캔버스 위 대형 사진, 알리기에로 보에티의 복사 작업, 프랑코 바카리의 포토 부스, 루치아노 지아카리의 퍼포먼스 영상까지 이탈리아 전위 예술가들의 이미지 분야의 시각적 실험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이 전시는  이탈리아 문화와 역사에 깊이 뿌리를 두고 있고, 이를 통해 장르와 학문 간의 장벽을 허무는  가장 유익하고 독창적인 작품들을 소개한다.


 


1960년대 중반에 많은 예술가들이 사진, 영화, 비디오를 사용하여 세상과 보다 직접적이고  실험적인 연결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당시 이탈리아 전위 예술가들에게 경험은 전통 작업에 대한 해독제로 나타났다. 과정이 최소한 결과 만큼 중요하다는 예술에 대한 새로운 관계의 번역 또는 상징, 그리고  삶과 더 조화를 이루는 예술적 실천을 보여주는 것 같다. 다양한 형태를 취하는 이 실험은 물리적이고 형이상학적인 차원에서 인간과 주변 세계, 즉 공간, 시간의 흐름, 카메라의 물리적 법칙과 자연 법칙에 대한 관계에 의문을 제기한다.  


전시 제목인 « Renverser ses yeux »은 눈을 돌리다/뒤집다 즉 반전 이라는 뜻인데,이 주제는 주세페 페노네(Giuseppe Penone)의 동명 작품인 « Rovesciare i propri occhi »에서 따온 것이다. 주세페 페노네는 요즘 은근히 자주 등장하는 것 같아 내적 친밀감이 쌓여만 간다. 하루빨리  그의 단독 전시회가 파리에서 열리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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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 사진작가, 비디오그래퍼들에게 이 전시의 새로운 장면은 이미지에 담아낸 후 새로운 표현으로 해석하는 도전이라고 한다. 아방가르드 이미지의 구성 요구에 적응하기 위해 르포르타주를 포기하고 아르테 포베라(가난한 미술)와 접촉하여 형성된 한 세대의 사진이다보니 단순한 복제를 넘어 그의 작품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필요한 듯하다. 



이번 전시를 통해 수많은 사진과 비디오를 보며, 결국 사진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과거의 행동이나 사건에 대한 유일한 증거인 작품이면서, "살아 있는 그림"의 역할을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혼합 장르인 사진, 영상 및 회화의 교차로에 있는 이미지들은 다양한 감성으로 부활하는 듯하다. 전시장 공간도 멋있고 처음 가 본 만큼 뜻깊은 시간이었는데 너무 흑백 사진 일변도에  뭔가 다이나믹한 게 없어  아쉬움은 남는다.  




글ㆍ사진_한지수 (파리통신원ㆍ에디터)
소르본파리노르대학교에서 현대 문학을 전공하고 동 대학원에서 텍스트 이미지 문화를 공부하고 있다.
갤러리자인제노의 파리통신원 및 객원 큐레이터, 주 프랑스 한국문화원 도슨트로 활동 중이며,
문화예술신문-아트앤컬쳐에 에디터로 리뷰를 제공하고 있다.

※ 사진 원본은 https://blog.naver.com/mangchiro에서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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