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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수의 봉주르 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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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본부 : 직지와 한지-한국의 인쇄와 종이 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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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ESCO : JIKJI et HANJI - Patrimoine de l'Imprimerie et du Papier en Corée

2023년 9월 4일 ~ 9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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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본부 Ségur 홀에서 직지와 한지에 관련한 전시가 열린다.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프랑스 국립도서관에서 열린 직지 전시에 다녀온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 다시 직지를 볼 수 있었다. 게다가 이번 전시는 직지만을 조명한 전시여서 더 의미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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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개인적으로 직지에 대한 애정이 깊은 터라, 지난 8월 한국에 잠시 다녀갔을 때 도 청주 고인쇄박물관에 들러 직지의 숨결을 느껴보기도 했다. 당시 문화해설사 선생님과 해설 투어를 1시간 가량 하며 직지에 대해 복습할 기회가 있었다. 특히 직지의 대모인 박병선 박사께서 직지가 금속 활자본이라는 것을 증명한 과정이 인상 깊었는데, 금속 활자는 주물을 넣어 만들기 때문에 인쇄를 할 때 기포가 생겨서 '너더리' 가 생기는 반면 목판 활자는 깔끔하게 인쇄되는 것이 특징이라고 한다. 그렇기에 직지 속에서 그 섬세한 차이를 밝혀내신 것이었다. 또한 프랑스 사람들에게 생소했던 한자 책이었기에 중국책에 분류되었던 직지를 한국 책으로 밝혀낸 것은 5치만접법 덕분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책을 묶을 때 5번의 구멍을 뚫어 묶지만 일본이나 중국은 4치만접법이라고 하여 구멍을 4번 뚫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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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예로부터 뛰어난 인쇄기술을 가진 우리나라를 시기한 일본에서 금속활자를 가져간 경우가 있었는데, 금속활자는 '피마자' 라고 하는 기름 먹을 사용해야 인쇄가 가능했다고 한다. 그래서 활자만 가져간다고 사용할 수 없었고 한지, 활자, 먹까지 세박자가 모두 딱 떨어져야만 금속 활자본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기록하는 자세 뿐만 아니라 기술력까지 갖춘 대단한 민족이었다는 자부심 또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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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주 고인쇄 박물관은 방문객들이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고 있었고 특히 근현대 인쇄박물관에서는 인쇄 체험도 가능하다. 나도 "세계기록유산 직지, 우리 민족의 자랑" 위에 당당하게 <봉주르 파리 한지수> 를 새겨넣었다. 말한대로 이루리라 하는 마음가짐으로 인쇄를 했는데, 체험 인솔자 선생님께서 "이렇게 많은 글자 넣으신 분 처음 봤어요" 라고 하셔서 약간 민망하기도 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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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이번 전시 리뷰로 돌아와서, 유네스코(UNESCO)는 유엔 교육 과학 문화 기구이다. 유네스코는 교육, 과학, 문화 분야의 국제 협력을 통해 평화를 추구하며 인류의 지적, 도덕적 연대를 확고히 하고 이를 통해 또 다른 세계 대전의 발발을 막는 것이 목적이다. 그렇기에 당연히 보안이 철저하고 일반 대중의 입장이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여러 전시를 기획할 뿐만 아니라 신분증만 제시하면 누구든 입장할 수 있었다. 심지어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유네스코 내부 투어까지 진행되고 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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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대한민국 대표단은 청주시와 협력하여 <직지와 한지: 한국 인쇄와 종이의 유산> 전시회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두 가지 유산,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 '직지'와 인쇄에 사용되는 전통 종이 '한지'를 소개하기 위해 마련됐다. 또한 직지가 2001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날인 직지의 날(9월 4일)을 맞아 특별하게 열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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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2022년에 제작된 직지의 복제본 2권이 전시된다. 하나는 2022년의 현재 상태를 재현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1377년 처음 제작 당시의 추정 상태를 반영한 ​​것이다. 복제본을 굳이 왜 전시하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 사본은 직지 원본이 인쇄된 청주시, 원본을 소장한 프랑스 국립도서관(BnF), 국립중앙박물관 등 책과 밀접하게 연관된 기관들의 공동 과학적 분석과 연구를 통해 수행되었기 때문에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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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직지심체요절』은 구텐베르크 성서보다 78년 전인 고려시대인 1377년 서울에서 남쪽으로 137㎞ 떨어진 청주 흥덕사에서 인쇄됐다. 처음에는 두 권으로 인쇄되었지만 첫 번째 책 상권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으며 하권은 프랑스 국립도서관(BnF)에 보관되어 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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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백년이 넘는 수세기 동안 직지의 생존에 크게 기여한 한지도 이번 전시에서 조명된다. 한지의 독특한 특징을 선보이고, 한지를 활용한 한국 현대 작가들의 한지 예술품 등이 전시된다. 다채로운 한지 공예품을 통해 관객은 기록 매체로서의 원래 역할을 훨씬 뛰어넘는 한지의 다양한 용도를 알게 된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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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의 주제와 의미는 정말 뛰어나고 자랑스러웠지만 전시의 규모가 크지 않은데다 전시 공간도 복도에 위치한 탓에 몰입도가 다소 떨어지는 감이 있었다. 덤으로 유네스코 내부 곳곳에 자리잡은 현대 예술 작품들을 구경하며 즐겁게 관람을 마칠 수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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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_한지수 (파리통신원ㆍ에디터)
소르본파리노르대학교에서 현대 문학을 전공하고 동 대학원에서 텍스트 이미지 문화를 공부하고 있다.
갤러리자인제노의 파리통신원 및 객원 큐레이터, 주 프랑스 한국문화원 도슨트로 활동 중이며,
문화예술신문-아트앤컬쳐에 에디터로 리뷰를 제공하고 있다.

※ 사진 원본은 https://blog.naver.com/mangchiro에서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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