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 고문서 박물관 : 전염병 앞에서. 흑사병에서 오늘날까지//1944년 4월 21일 여성 참정권 제정 조례 > 한지수의 봉주르 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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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수의 봉주르 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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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 고문서 박물관 : 전염병 앞에서. 흑사병에서 오늘날까지//1944년 4월 21일 여성 참정권 제정 조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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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ives nationales – Site de Paris, hôtel de Soubise : Face aux épidémies. De la Peste noire à nos jours//Ordonnance du 21 avril 1944 instituant le droit de vote des femmes


 

빅토르 위고의 집에서 나와서 마레지구를 거닐고 있었는데 우연히 국립 문서 보관소를 지나게 되었다. 계속 들러봐야지 마음을 먹고 있었는데 날도 따뜻하고 박물관도 열려있어서 이게 웬 횡재인가 싶어 재빨리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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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옹 드 라보르드(Léon de Laborde) 제국 기록 보관소 총장이 설계한 기록 보관소 박물관은 1867년 호텔 드 수비즈(Hôtel de Soubise)의 살롱에서 문을 열었다. 다양한 매체와 기록 보관소의 형태, 그들이 보관하고 있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자료, 주요 문서, 프랑스 역사의 상징, 국가 기념관의 특권적인 장소에 대한 소개가 포함되며, 무대 뒤의 모습도 엿볼 수 있다. 기록 보관소, 분류 및 보관 작업이 이루어진다. 또한 정기적으로 주제별 임시 전시회는 수많은 원본 문서를 통해 프랑스 역사의 특정 측면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컬렉션의 풍부한 다큐멘터리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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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는 전염병에 관련된 전시회를 선보이는데, 흑사병에서 현재까지 주요 전염병이 프랑스 사회에 미친 영향과 건강 정책의 진화를 추적한다. 또한 전염병 현상과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 심지어 도덕적 문제 사이의 강한 연관성을 강조한다. Covid-19 대유행은 전염병에 대한 기억을 되살렸고 과거에 비추어 분석되었다. 파괴적인 질병의 출현이 수세기에 걸쳐  공포와 혼란을 촉발하지만, 전염병에 대한 인식의 발전과 원인에 대한 해석이 진화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건강에 해로운 환경 또는 과학적 및 의학적 사실, 확산 방지 방법, 병자를 돌보는 방법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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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는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신의 재앙으로 여겨지는 전염병 견디기(14~18세기), 전염병 및 새로운 유행병 (1750 - 1914), 그리고 새로운 투쟁(1914-2020)에 대응하여 전시 경로는 몇 가지 주요 질병(전염병, 천연두, 콜레라, 인플루엔자, HIV/AIDS)을 중심으로 유럽 및 국제적 맥락을 다룬다. 전시된 기록 보관소의 자료는 프랑스 왕에서 대통령까지, 보건 경찰청에서 보건부, 자선 단체에서 국민 건강 보험 기금에 이르기까지 국가 및 지역 사회의 모든 중앙 행정부에서 가져온 것이다. 역시 기록과 보관이 중요하다는 것을 크게 느낀 전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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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염병 전시회의 과정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최근의 코로나19 대유행은 우리 삶에 즉각적인 변화를 가져왔고 전 세계 국가들은 보건 위기의 역사에서 전례가 없는 인구를 억제하기 위한 조치를 취한 것에 대한 구두 증언을 기록하고 있었다. 전시 기간 4개월 동안 방문자들은 코로나19로 인한 봉쇄령과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경험에 대해 익명으로 증언할 수 있다. 이러한 증언은 역사적 목적으로 국립 문서 보관소의 기록 보관소에 보관되어 미래 세대가 이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한다는데 국립 문서 보관소라는 이름에 걸 맞는 이벤트였다. 국립문서보관소의 고유한 증언 기록 장치를 통해 "사운드 캡슐"의 형태로 우리의 경험을 전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인데 아주 독특하고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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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0층에서는 ‘1944년 여성 참정권 조례’에 관한 전시도 진행중이었다. 제1차 세계 대전 이후 프랑스는 여성에게 투표권을 부여하지 않는 몇 안 되는 주요 유럽 국가 중 하나였다. 1944년 4월 21일 드골 장군이 해방 후 프랑스의 공권력 조직에 관한 조례에 서명함으로써 여성은 마침내 "남성과 동일한 조건 하에서 유권자 및 자격"이 되었다. 이 기사는 프랑스에서 여성의 시민권을 위한 진보적 인식과 장기적인 투쟁의 역사적 정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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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89년의 인간과 시민의 권리 선언은 "인간은 태어나고 권리에 있어 자유롭고 평등하다"라는 조항과 함께 평등의 원칙을 교리의 핵심에 두고 있지만, 여성이 남성과 동일한 권리를 갖는다는 의미는 아니었다. 시민에는 두 가지 범주, 즉 "능동적"과 "수동적"이 있다고 보았는데, 여성을 두 번째 범주인 수동적 시민에 배치했다. 따라서 이들은 투표권을 가지기에 부적합한 것으로 간주되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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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과 남성 사이의 진정한 평등을 위한 법이 공포되고 여성의 참정권을 위한 투쟁은 여성의 해방, 독립, 자유를 위한 인식과 투쟁의 이야기는 한참 후인 1944년이 되어서야 나타나기 시작했다. « 1944년 4월 21일부터 여성은 모두 유권자이자 자격이 있습니다 » 이 한문장이 나오기까지 참 머나먼 여정이긴 했지만, 여성의 참정권 부여는 평등권에 대한 항상 고된 탐구에서 역사적인 이정표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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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문서 박물관의 내부도 구경하고 양성 평등에 관한 책도 한권 사고 재미있는 관람이었다. ㅎㅎ 심지어 이 의미있고 귀한 전시가 무료 !




글ㆍ사진_한지수 (파리통신원ㆍ에디터)
소르본파리노르대학교에서 현대 문학을 전공하고 동 대학원에서 텍스트 이미지 문화를 공부하고 있다.
갤러리자인제노의 파리통신원 및 객원 큐레이터, 주 프랑스 한국문화원 도슨트로 활동 중이며,
문화예술신문-아트앤컬쳐에 에디터로 리뷰를 제공하고 있다.

※ 사진 원본은 https://blog.naver.com/mangchiro에서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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