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크 시대부터 20세기 초반에 이르기까지 각 시대를 대표하는 작곡가들의 작품으로 점차 확장되고 깊어지는 음악을 표현하고자 한다. 특히 '사랑과 이별'을 주제로 한 깊은 내면 속 감성 충만한 무대를 관중과 함께 만들고 싶다.“
오는 3월 10일,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에서 귀국 독창회를 여는 소프라노 최예은은 공연을 준비하며 이 같은 소감을 밝혔다.
소프라노 최예은은 인천예술고등학교와 한국예술종합학교를 거쳐 독일 프랑크푸르트 국립음대에서 석사과정(Master of Music)과 Konzertexamen(최고연주자과정)을 졸업하였다. 현재는전문 연주자로서 활발한 활동과 함께 한국예술종합학교, 숙명여자대학교, 국립군산대학교, 인천예술고등학교, 경기예술고등학교에 출강하며 후학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소프라노 최예은(사진: 아투즈컴퍼니)
소프라노 최예은의 이번 독창회는 단순한 명곡 모음이 아닌, 성악 예술의 역사적 흐름을 보여주는 여정이다. 바흐의 종교적 경건함을 시작으로 모차르트의 내면적 감정, 드뷔시의 인상주의적 색채를 거쳐 베르크의 현대적 언어로 이어지는 본 공연은, 소프라노 성부가 각 시대에서 어떻게 다른 방식으로 인간의 감정을 표현해 왔는지를 보여준다. 소프라노 최예은은 음악적 다양성과 해석의 깊이를 증명하는 무대로 국내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고자 한다.
1부는 바흐의 칸타타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BWV 68 중 '나의 믿음 가득한 마음이여, 기뻐하라'로 시작된다. 바흐의 교회 칸타타는 루터교 예배의 핵심을 이루는 음악으로, 신에 대한 기쁨과 감사한 마음을 담아낸 곡이다. 경쾌한 리듬과 밝은 선율 이면에 경건한 신앙심을 엿볼 수 있다. 소프라노 최예은은 "바흐가 표현하고자 했던 신과의 교감으로, 음악을 시작했던 순수한 마음을 담고 싶다. 음악이 가진 거룩함이 청중에게도 전해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모차르트의 오페라 <마술피리> 중 '아, 나는 느껴요'가 연주된다. '마술피리'는 모차르트가 사망하기 두 달 전 완성한 마지막 오페라로, 이 아리아는 주인공 파미나가 타미노의 사랑을 잃었다고 오해하며 부르는 절망의 노래이다. 당시 모차르트는 경제적 어려움과 건강 악화에 시달리고 있었지만, 작품에는 순수한 감정과 사랑의 힘에 대한 믿음을 담은 것으로 보아 음악으로 아픔을 승화하고자 했던 모차르트의 절실함을 느낄 수 있다. 소프라노 최예은은 애절하고 아름다운 선율을 노래하면서 고전주의 양식 속에 담긴 인간적 진심을 전달한다.
1부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드뷔시의 '네 편의 초기 가곡'은 작곡가가 인상주의 양식을 완전히 확립하기 전, 20대 초반에 작곡한 작품이다. 폴 베를렌의 시에 곡을 붙인 이 노래들은 프랑스 상징주의의 모호하고 암시적인 분위기를 음악으로 옮겨놓았다. '판토마임'과 '달빛', '피에로', '출현'은 각각 다른 정서적 색채를 지니면서도 시어의 질감을 살리는 드뷔시의 창의성이 드러난다.
소프라노 최예은은 바흐와 모차르트의 절제된 표현이 새로운 시대를 맞으며 변화를 모색하는 인상주의에 이르기까지 흐름을 소개한다. 반면 2부에서는 알반 베르크와 도니제티의 작품으로 새로운 언어와 감각을 찾는다.
알반 베르크는 쇤베르크, 베베른과 함께 '제2 빈 악파'를 이룬 오스트리아 작곡가로, 후기 낭만주의의 혁신성을 독창적으로 결합한 인물이다. 국내 독창회에서 드물게 연주되는 알반 베르크의 ‘Sieben frühe Lieder(일곱 개의 초기 가곡)’을 선보인다는 점에서 소프라노 최예은의 독창회는 높은 가치를 갖는다.
'밤', '갈대의 노래', '나이팅게일', '꿈에 왕관을 쓴', '방 안에서', '사랑의 송가', '여름날'로 이어지는 일곱 곡은 인간 내면의 복잡한 감정을 섬세하게 담아낸다. 본 작품을 통해 후기 낭만주의의 풍부한 음향과 새로운 음악 언어로의 전환이라는 역사적 순간을 감상할 수 있다.
마지막 곡은 도니체티의 오페라 <람메르무어의 루치아> 중 '고요함 속에서 다스렸네'이다. <람메르무어의 루치아>는 도니제티의 벨칸토 오페라 중 최고 걸작으로, 이 아리아는 1막에서 루치아가 유령을 목격한 경험을 회상하며 부르는 장면이다. 서정적인 선율과 기교적인 콜로라투라가 어우러져 비극적 사랑 이야기를 더욱 극적으로 몰아간다. 소프라노 최예은은 "이탈리아 오페라의 낭만적 정서와 다이나믹함으로 감정에 깊이 빠져드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주최사인 아투즈컴퍼니는 "폭넓은 스펙트럼을 자랑하는 소프라노 최예은의 귀국 독창회에서는 시대를 넘나드는 음색 변화와 해석을 감상할 수 있으며 그녀가 말하는 사랑과 이별이 어떠한 다양성을 띄는지 확인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며 "한 무대에서 성악 예술의 정수를 경험하는 특별한 시간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 밝혔다.
또한 이번 귀국 독창회에서 함께 호흡을 맞출 피아니스트 홍새롬은 독일에서 성악반주와 음악코치를 전공하며 다수의 오페라 무대에서 코치 및 반주자로 활동하였고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 반주 강사로, 두 연주자의 조화로운 앙상블이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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