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인 개인전 《군집본능(Swarm Instinct)》 개최
아리아갤러리, 2026.04.03.-04.26.
본문
아리아갤러리는 오는 4월 3일부터 4월 26일까지 이정인 작가 초대전 ‘군집본능(Swarm Instinct)’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버려진 나무 조각이 물고기 형상으로 재탄생하는 과정을 통해, 상처와 치유, 개별성과 집단성의 관계를 시각적으로 풀어낸다. 작가는 가구 제작 과정에서 남겨진 호두나무 파편을 모아 조형적 재구성을 시도하고, 이를 물고기 군집의 이미지로 확장시킨다.

F2025-102-H92.5_W104.5cm-장지에 옻칠, 호두나무 조각, 바닷가 유목, 아크릴릭-2025, © 작가, 아리아갤러리

F2025-103-H92_W64cm-장지에 옻칠, 호두나무 조각, 바닷가 유목, 아크릴릭-2025, © 작가, 아리아갤러리
작품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요소는 화면을 가득 채우는 물고기 떼의 흐름이다. 각각의 개체는 서로 다른 형태와 결을 지닌 파편이지만, 군집을 이루는 순간 하나의 방향성과 리듬을 형성하며 강한 에너지를 발산한다. 이러한 집합적 움직임은 생존을 위한 본능적 결집이자, 개별 존재가 관계 속에서 확장되는 과정을 드러낸다.
또한 최근 작업에서 강조되는 옻칠 기법은 작품의 깊이를 형성하는 중요한 요소다. 수십 차례 반복되는 칠과 건조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화면은 층층이 쌓인 시간의 흔적을 품고 있으며, 그 위에서 물고기들은 빛을 반사하며 유영한다. 짙은 색면과 반짝이는 비늘의 대비는 화면에 긴장과 균형을 동시에 부여한다.
작가는 나무를 깎아내는 행위에서 출발한 물리적 ‘상처’를, 물고기라는 생명 이미지로 전환시키는 작업을 이어왔다. 찢기고 분리된 파편은 다시 연결되고 응집되며, 결과적으로 새로운 생명성과 서사를 획득한다. 이 과정은 단순한 재료의 변형을 넘어, 존재의 상태가 변화하는 조형적 전이를 보여준다.
이번 전시는 개별과 집단, 상실과 회복이라는 대비적 개념들이 하나의 화면 안에서 공존하는 방식을 통해, 생명의 흐름과 관계의 의미를 사유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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