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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전시

오세린·장세희 2인전 《Neo-Animism》 개최

더써드, 2026. 1. 30. - 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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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써드는 2026년 첫 전시로 오세린(Serin Oh)과 장세희(Seehee Chang)의 2인전 《Neo-Animism》을 1월 30일부터 2월 28일까 지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모든 존재에 생명과 정령이 깃들어 있다고 믿었던 고대 애니미즘의 세계관을 동시대적 환경 속으로 호출하며, 사물과 체제, 기술과 기후에 잠재된 생명 에너지의 흐름을 탐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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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rin Oh Out of the Fire 1, 2026 Glazed ceramic, brass 32 x 23 x 45.5 cm © 작가, 더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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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ahee Chang Veil of Breath - Subject, 2026 Mixed media (video and framed display) video, sound, 11m 36s 134.3 x 93.2 cm © 작가, 더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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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린·장세희 2인전 《Neo-Animism》전시전경 © 작가, 더써드


대량생산과 복제, 인공적 환경과 디지털 흐름이 일상이 된 오늘날, 전시는 ‘무엇이 살아 있는가’를 규정하기보다 ‘생명이 어떤 방식으로 감각되고 지속되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오세린과 장세희는 서로 다른 경계면에서 생명을 사유한다. 한쪽이 소비 이후의 세계에서 발견된 응집된 생명에 주목한다면, 다른 한쪽은 탄생 이전의 세계에서 감지되는 유동적 생명을 포착한다.


오세린의 조각은 자본주의 시스템 바깥으로 밀려난 사물들에서 출발한다. 벼룩시장에 쌓여 헐값에 거래되던 액세서리, 중국 경덕진 도자 산업 도시의 공장에서 검수 이후 곧바로 폐기된 도자기들은 한때 욕망의 대상이었으나 기능과 가치가 소멸된 채 남겨진 존재들이다. 작가는 이러한 잔재를 원본 삼아 슬립 캐스팅과 왁스 캐스팅 등 대량생산 기법을 통해 도자와 황동으로 다시 복제한다. 그러나 이 복제는 효율이나 동일성을 보장하지 않는다. 느린 손의 노동이 반복되는 과정에서 형상들은 미묘하게 다른 표정을 띠며, 마치 자연에서 채집된 수석이나 심해 광물 같은 존재감을 드러낸다. 산업적 생산 방식을 차용했지만, 결과는 오히려 단일한 생명체처럼 존재하는 조각으로 귀결된다.


이러한 작업은 소비 이후의 세계, 즉 욕망의 무덤과도 같은 장소에서 다시금 감지되는 생명성을 보여준다. 이는 가치가 소진된 사물에 생명을 부여하는 행위라기보다, 사물 내부에 잠재돼 있던 생의 감각을 드러내는 과정에 가깝다. 더 나아가 원본과 복제, 진품과 가품이라는 구분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동시대적 조건을 환기하며, 사물 역시 자본의 흐름 속에서 이동하고 변형되는 유기적 존재임을 암시한다.


반면 장세희의 작업은 아직 태어나지 않았거나 탄생 직전에 머무는 존재들을 포착한다. 미디어와 빛, 신체 감각을 기반으로 한 그의 작업은 자연과 기후, 기술과 인간의 내면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기후의 세계’라 불리는 독자적 세계관을 형성해 왔다. 이 세계에서 기후는 인간의 감각을 넘어 스스로 작동하는 구조적 시스템이다. 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숨의 막(Veil of Breath)> 시리즈는 그 세계에 내재된 생명적 요소들을 분리해 각각의 독립적 존재로 제시한다.


<숨의 막>에서 관객은 한 겹의 막 너머를 들여다보는 듯한 장면을 마주한다. 화면 속 존재는 양수막을 연상시키는 투명한 레이어 아래에서 미세하게 움직이며 호흡하듯 진동한다. 이는 특정 종으로 규정되지 않은, 서사나 목적, 기능을 갖지 않은 채 ‘태어나는 중인 상태’에 머무는 가상의 생명체다. 생명의 내외부를 가르는 얇은 막은 생명이 되기 직전의 긴장과 가능성을 감각하게 한다. 작가는 이 막 안의 형상들을 채집하고 보존함으로써, 마치 기후가 스스로 만들어낸 유기체적 잔재 혹은 미래의 생명 화석처럼 다룬다.


오세린과 장세희가 제시하는 네오 애니미즘은 과거의 세계관을 복원하려는 시도가 아니다. 자연물에 영적 의미를 부여해 제의적 관계를 맺었던 전통적 애니미즘과 달리, 동시대의 네오 애니미즘은 새롭게 등장하는 생명 감각을 폭넓게 수용하고 탐색하는 데 초점을 둔다. 《Neo-Animism》은 우리가 살아 있다고 인식하지 않았던 것들, 아직 이름조차 부여되지 않은 존재들, 그리고 비가시적인 흐름 속에서 작동하는 모든 것들과의 대화를 시도하며, 인간 중심적 인식을 넘어서는 존재론적 시야의 확장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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