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영 함진 《미물 Small Things》
드로잉룸, 2026. 11. 06. - 1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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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영과 함진 작가의 2인전 《미물 Small Things》이 2026년 11월 6일부터 12월 12일까지 드로잉룸(drawingRoom)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이정배 기획으로, 두 작가가 공통으로 보여주는 ‘특별한 대상이 없는 작품’이라는 특징에서 출발해 예술과 현실, 작가와 재료의 관계를 탐색한다.
권순영 Kwon, Soon-young, Delivery Man, 2026, 한지에 채색, 29.8 x 42cm © 작가, 드로잉룸

함진 Ham Jin, 사람들 44. 비명 People 44. Screaming, 2026, 폴리머클레이, 알루미늄 철사, 바니쉬, 스테인레스봉, 8 X 5X 2.5cm © 작가, 드로잉룸
전시에서 말하는 대상의 부재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상태를 의미하지 않는다. 외부의 특정 대상을 재현하는 대신 작가 자신과 재료가 만나는 과정에서 현실에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세계가 탄생한다는 의미다.
함진은 재료를 직접 만지고 결합하는 과정을 통해 작고 독특한 존재들을 만들어낸다. 반면 권순영은 작은 화면 안에 다양한 형상들을 불러들여 밀도 높은 장면을 구성한다. 두 작가의 작품은 현실의 특정 대상이나 장면을 그대로 재현하지 않으며, 재료와 형상의 조합을 통해 독자적인 조형 세계를 구축한다.
일반적으로 예술에서 대상은 작가에게 영감을 제공하는 출발점이자 내면을 드러내는 매개체다. 작가는 대상을 관찰하고 표현하는 과정에서 자신만의 감각과 언어를 부여하며, 그 결과물은 원래 대상과는 다른 의미를 획득한다. 작품을 통해 관람객이 마주하는 것 역시 대상 자체라기보다 대상과 관계 맺어 온 작가의 감각과 태도에 가깝다.
그러나 함진과 권순영의 작업에서는 작품에 앞서 존재했던 특정한 외부 대상을 명확하게 지목하기 어렵다. 두 작가는 작가 자신과 재료, 그리고 그 사이에서 발생하는 감각과 변화에 주목한다. 작품 속 형상들은 현실의 무엇인가를 연상시키지만 특정한 원형이나 실제 장면으로 귀결되지 않는다. 이미 존재하는 대상을 옮겨놓은 이미지가 아니라 재료를 다루고 형상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비로소 탄생한 존재들이다.
이번 전시는 현실의 결핍에서 출발해 또 다른 세계를 만들어내는 예술의 가능성을 조명한다. 작가와 재료의 만남을 통해 탄생한 작은 존재들은 현실을 재현하는 이미지를 넘어, 우리가 일상에서 발견하지 못했던 새로운 감각과 세계를 마주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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