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특집 4 : 스톤헨지, 바스 > 한지수의 봉주르 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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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수의 봉주르 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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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특집 4 : 스톤헨지, 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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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nehenge, The Roman Baths



런던에 온 만큼 근교 투어도 해봐야 할 것 같아서 항상 궁금했던 세계 7대 불가사의 스톤헨지에 가보기로 했다. 차로 약 한시간 반정도 슝슝 달려 갔는데 목적지가 가까워지니 그 유명한 세계 문화 유산인 돌들이 멀리서부터 보인다. 마음이 미리부터  두근두근 설레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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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톤헨지는 아마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선사 시대 기념물일 듯하다. 스톤헨지 이전에 인근 지역에서 알려진 가장 초기의 구조물은 4~5개의 구덩이이며, 그 중 3개는 기원전 8500년에서 7000년 사이의 중석기 시대에 세워진 '토템 기둥과 같은' 소나무 기둥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당시 잉글랜드 남부 대부분이 삼림으로 뒤덮였을 때 스톤헨지 지역의 초크 다운랜드는 유난히 탁 트인 풍경이었을 것이었고 이것이 초기 신석기 시대 기념물 단지의 부지가 된 이유일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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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복합 단지에는 로빈 후드 무도회(Robin Hood's Ball)의 둑길 울타리, 두 개의 커수스 기념물 또는 직사각형 토공사(Greater 또는 Stonehenge, Lesser Cursus), 여러 개의 긴 손수레가 포함되어 있으며 모두 기원전 3500년경에 만들어졌다. 이러한 기념물의 존재는 아마도 훗날 스톤헨지의 위치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둑과 도랑 안에는  일부 목재 구조물과 둑 바로 안쪽에는 Aubrey Holes로 알려진 56개의 구덩이가 있었다. 이 구멍에 대해 많은 논쟁이 있어 왔는데, 수직 목재 기둥을 지탱하고 있다는 주장이 강력했었지만 최근에 그들 중 일부가 돌을 지탱했을 수도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Aubrey Holes 안팎과 도랑에도 화장터가 있다. 약 64개의 화장터가 발견되었으며, 아마도 150명 정도가 원래 스톤헨지에 매장되어 영국 전체를 통틀어 가장 큰 후기 신석기 시대 묘지가 되었다. 초기 청동기 시대에는 스톤헨지 주변 지역에 영국에서 가장 많이 밀집된 원형 손수레 중 하나가 세워졌다. King Barrow Ridge 및 Normanton Down 공동 묘지의 많은 무덤들은  스톤헨지에서 보이는 언덕 꼭대기에 의도적으로 위치한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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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료도 20파운드로 꽤나 비싼 편인데 멀리서 보는 것과 사실상 가까이에서 보는 것이 그닥 큰 차이가 없어서 실망스러운 면도 있었다. 게다가 이곳까지 가는데 함께 한 기사님이 돌덩이를 보러 왜 그렇게 비싼 돈 내고 가는지 모르겠다고 말씀하셔서 기분이 좀 나쁘기도 했다. 그래도 나의 입장료가 세계문화유산을 보존하는데 쓰일 것으로 믿었고  이 큰 돌들이 머나먼 옛날에 어떻게, 왜 이곳까지 오게 되었는가를 추측하며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한시간 정도 떨어져 있는 동네 바스로 이동해서 로마 목욕탕을 보러갔다. 이 고대 로마 목욕탕은 북유럽에서 가장 훌륭한 유적지 중 하나라고 한다. 한때 고대 세계의 위대한 종교 스파 중 하나였던 곳이고 로마 브리튼 사람들이 이 곳에 와서 여신 술리스 미네르바를 숭배했던 곳이다. 게다가 놀랍게도 오늘날에도 여전히 뜨거운 천연 온천수가 흘러나오고 있다. 로마 목욕탕과 술리스 미네르바 신전 유적을 볼 수 있다. 목욕 단지 옆에 위치한 박물관 컬렉션에는 술리스 미네르바 여신의 금박을 입힌 청동 머리와 기타 로마 유물이 포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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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장한 빅토리안 리셉션 홀에서 로마 목욕탕 방문을 시작하게 되는데 사계절의 이미지로 장식된 천장과 우아한 돔으로 장식된 천장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추가 비용 없이 오디오 가이드를 빌릴 수 있다. 오디오 가이드라고 하면 기계 목소리라서 재미가 없을 것이라고 좀 무시했었는데 전혀 그렇지 않고 재미있고 정보가 알차서 듣는 것을 추천한다.



그레이트 배스(Great Bath)가 내려다보이는 테라스 주변에는 로마 황제와 영국 총독의 빅토리아 시대 동상이 늘어서 있다. 로마식 목욕탕은 19세기 말까지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테라스에서 바라보는 전망은 부지 전체의 4분의 1도 되지 않을 정도로 지상층 아래로 확장되어 있는 현대적인 구조이다. 이곳은 영국 유일의 온천이라고 했는데, 고대 로마인들은 이곳에 온천이 흐른다는 사실을 어떻게 알았으며, 또 어떻게 이렇게 훌륭한 목욕탕을 건설했는지 도저히 믿어지지가 않을 정도였다.  오기 전에는 스톤헨지를 더 기대했었는데 막상 다녀와보니 의외로 바스가 훨씬 재미있고 경이로운 곳이었다. 

 


이곳은 매일 1,170,000리터의 물이 올라오는데, 과거 이 자연 현상은 인간의 이해를 초월해  고대 신들의 작품으로 여겨졌다. 로마 시대에는 치유의 힘을 가진 신인 술리스 미네르바 여신에게 바쳐진 샘물 옆에 위대한 사원이 세워졌다. 목욕탕 박물관에는 로마인의 생활 장면을 애니메이션 프로젝션을 통해 벽에 투사하여 보여주고 있는데 마치 진짜 사람들이 목욕을 즐기고 운동을 하는 것만 같았다. 단순히 목욕만 하던 장소가 아니라, 헬스장, 수영장, 사우나 같은 것들이 다 구비된 종합 힐링 센터 그자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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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상으로는 폼페이에 온 것 처럼  폐허같지만 실제 와보면 굉장히 재밌다..



저주판이라고 납이나 백랍에 메시지를 새긴 다음 돌돌 말아 여신의 영혼이 깃든 샘에 던진 유물이 있었는데 참 옛날 사람들과 동질감이 느껴진다.  자신의 옷이나 수건 등 개인 소지품을 훔쳐간 사람에 대해 저주를 쏟아붓는 판인데, 저주를 써서 신에게 잘못 전달되면 안되기 때문에 전문 대필가 마저 있었다고 한다. ㅋㅋ 그런데 더 재밌는 점은 그렇게 남을 저주했던 글들이 이제는 뛰어난 기록 유산으로서 유네스코 세계 기록 유산에 포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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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리스 미네르바 여신의 금박을 입힌 청동 머리는 로마 브리튼에서 가장 잘 알려진 물건 중 하나이다. 금동 조각품은 다른 조각이 두 개만 알려져 있기 때문에 로마 브리튼에서 발견된 희귀한 유물이라고 한다. 머리는 아마 신성한 샘 옆에 있는 성전 안에 서 있었을 신의 컬트 조각상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되며 AD 1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스페인과 영국 여행 동안 <봉주르파리> 포스팅 7개를 얻을 수 있는 즐거움과 배움의 연속이었다. 그리고 이 포스팅들이 완성되기까지 물심양면 도움을 주고 유익한 기회를 제공해준 나의 최고의 삼촌에게 특별히 감사의 인사를 남기며 스페인 영국 특집편을 마무리 하고자 한다.  






글ㆍ사진_한지수 (파리통신원ㆍ에디터)
소르본파리노르대학교에서 현대 문학을 전공하고 동 대학원에서 텍스트 이미지 문화를 공부하고 있다.
갤러리자인제노의 파리통신원 및 객원 큐레이터, 주 프랑스 한국문화원 도슨트로 활동 중이며,
문화예술신문-아트앤컬쳐에 에디터로 리뷰를 제공하고 있다.

※ 사진 원본은 https://blog.naver.com/mangchiro에서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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