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서인 개인전 《Burned, Yet Born》 개최
갤러리위 청담, 2025. 12. 26 – 2026. 1. 24
본문
불은 파괴와 생성이라는 상반된 얼굴을 동시에 지닌다. 모든 것을 사라지게 하는 힘인 동시에, 새로운 형상을 드러내는 출발점이 된다. 작가 정서인의 작업은 바로 이 불의 이중성에서 출발한다. 갤러리위 청담은 오는 12월 26일부터 2026년 1월 24일까지 정서인 개인전 《Burned, Yet Born – 태워져 피어나는》을 개최한다.

정서인, 떠 있는 섬들 7, 2025, 장지에 화선지 꼴라쥬, 채색, 향, 라이터, 61x73㎝ © 작가, 갤러리위 청담

정서인, 바다를 닮은 산 4,2025, 장지에 화선지 꼴라쥬, 채색, 향, 라이터, 32x41cm, © 작가, 갤러리위 청담

정서인, work_산4, 2024, 장지에 태운 화선지 꼴라쥬, 채색, 향, 라이터, 90x72cm, © 작가, 갤러리위 청담
정서인은 한지를 태우는 행위를 통해 자연과 세계를 인식해 온 작가다. 그의 작업에서 태움은 단순한 기법이 아니라, 자연을 이해하는 방식이자 조형 언어다. 불에 그을린 한지는 예측 불가능한 형태로 찢어지고 휘어지며 각기 다른 깊이의 흔적을 남긴다. 작가는 이러한 우연성을 수용하면서도, 정교한 조합과 중첩을 통해 화면 위에 새로운 질서를 구축한다.
완성된 작품은 멀리서 보면 산과 물, 섬과 빛을 연상시키는 추상적 풍경으로 다가온다. 그러나 가까이 들여다보면 불이 남긴 미세한 흔적과 층위들이 촘촘히 얽혀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전체와 세부가 서로를 완성하는 이 구조는 우리가 자연을 인식하는 방식과도 닮아 있다.
이번 전시는 평면 작업뿐 아니라 입체 및 설치 작업을 함께 선보이며, ‘태움’이라는 조형 언어가 공간으로 확장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숯, 태운 종이, PVC 인쇄, LED 센서등 등 다양한 재료는 시간과 빛, 감각의 층위에서 태움의 개념을 새롭게 환기한다. 특히 설치 작업은 관객의 움직임과 시선에 따라 끊임없이 변주되는 풍경을 만들어내며, 자연이 고정된 이미지가 아닌 유동하는 존재임을 암시한다.
정서인은 자연을 재현하기보다 자연의 ‘상태’를 번역하는 작가다. 생성과 소멸, 확장과 수축, 남음과 사라짐이라는 자연의 순환은 한지와 불을 통해 압축되고 시각화된다. 이는 단순한 미적 표현을 넘어, 시간의 흐름과 기억이 조형되는 방식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진다.
이번 전시는 그 질문에 대한 시각적 실험이자, 자연과 인간, 기억과 풍경의 관계를 다시 사유하게 하는 조용한 제안이다.
© 작가, 갤러리위 청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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