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미 개인전 《찬란한 봄날, 역설의 풍경》 개최
토포하우스 제3전시실, 2026. 4.15. - 5.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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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인사동에서 동시대 전쟁과 인간의 폭력을 정면으로 응시하는 전시가 열린다.
종로구 인사동에 위치한 토포하우스는 오는 4월 15일부터 5월 11일까지 제3전시실에서 고영미 작가의 개인전 ‘찬란한 봄날, 역설의 풍경’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2006년부터 지속해온 이른바 ‘전쟁 풍경화’ 연작 20여 점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고영미, 찬란한 봄날Ⅰ, 장지위에 채색,63x46cm, 2015 © 작가, 토포하우스

고영미, 맞닥뜨린 장면, 한지위에 채색, 90x100cm, 2026 © 작가, 토포하우스
이번 전시는 지난 3월 촉발된 미국·이스라엘-이란 간 군사적 긴장을 계기로 기획됐다. 작가는 동시대 국제 정세를 단순한 뉴스 소비의 대상이 아닌, 개인의 기억과 감정이 교차하는 현실로 끌어들인다. 한국전쟁의 상흔을 지닌 사회에 살고 있는 시민으로서, 그리고 여전히 분단 상황에 놓인 한반도의 현실 속에서 작가는 전쟁을 ‘남의 이야기’로 치부할 수 없는 문제로 인식한다.
특히 작가의 개인적 경험은 작업의 중요한 출발점이 된다. 약 20년 전 군 복무 중 동생이 사고로 한쪽 눈을 실명했음에도, 폐쇄적인 군 조직 안에서 책임을 묻거나 보상을 요구할 수 없었던 상황은 작가에게 깊은 무력감을 남겼다. 이후 국가와 폭력, 권력 구조에 대한 문제의식은 자연스럽게 작업으로 이어졌고, 회화는 시대를 향한 비판적 시선의 도구가 됐다.
전시에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지역 분쟁 등 최근 국제 사회의 갈등 양상이 주요한 시각적 모티프로 등장한다. 특히 가자지구를 둘러싼 분쟁은 과거 박해의 피해자였던 집단이 또 다른 폭력의 가해자로 전환되는 역설적 상황을 드러내며, 작가의 문제의식을 더욱 첨예하게 만든다.
고영미의 화면은 전통적인 풍경화의 형식을 따르지 않는다. 공중에서 투하되는 폭탄, 미사일 궤적, 레이더 신호, 열감지 이미지 등 비물질적 시각 정보들이 풍경의 일부로 등장한다. 이는 드론 영상, 위성 이미지, SNS 등 매체를 통해 파편적으로 소비되는 전쟁 이미지를 반영한 것으로, 현실의 전쟁이 ‘장소’가 아닌 ‘매개된 이미지의 층’으로 인식되는 현대적 감각을 드러낸다.
작가는 “예술과 사회는 분리된 영역이 아니라 상호 연관된 관계”라며 “작업은 개인의 경험을 넘어 동시대를 반영하는 매개체”라고 말한다. 또한 “뉴스를 통해 접하는 전쟁은 하나의 장면으로 소비되지만, 그 이면의 감각과 연속성을 체감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한편 고영미 작가는 1980년생으로, 홍익대학교 동양화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2025년 홍익대학교에서 색채 전공으로 미술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오랜 시간 축적된 작업을 통해 전쟁과 사회, 개인의 기억이 교차하는 지점을 탐구해왔다.
이번 전시는 ‘찬란한 봄날’이라는 제목과 달리, 그 이면에 존재하는 폭력과 불안, 그리고 인간 존재의 모순을 되짚는다. 화사한 계절의 이면에 감춰진 시대의 균열을 포착한 이번 전시는, 관람객들에게 동시대 현실을 다시 성찰하게 만드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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