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광익 개인전 《지물 Paper Things》, 한지와 시간의 조형적 만남
리앤배, 2026. 8. 28. - 2026. 10. 10.
본문
리앤배는 오는 8월 28일부터 10월 10일까지 송광익 작가의 개인전 《지물 Paper Things》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오랜 시간 이어온 ‘지물’ 연작을 중심으로, 한지가 반복적인 손의 움직임과 시간의 축적을 통해 평면을 넘어 입체와 공간의 조형으로 확장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송광익, 무위지예(無爲紙藝), 290 x 540 x 91 cm, 판넬에 혼합매체, 2015

송광익, 지물(紙物) Paper things, 80 x 120 cm, 한지에 아크릴릭 물감, 2026
송광익의 작업은 완성된 이미지를 먼저 구상하기보다 한지를 직접 찢고, 자르고, 접고, 붙이는 행위에서 출발한다. 작가는 종이의 결과 뜯긴 가장자리, 크기와 형태의 미세한 차이를 인위적으로 통제하지 않고 그대로 작품에 담아낸다. 특히 작품 뒷면에 물감을 칠해 색이 닥섬유 사이로 스며들게 함으로써 한지 특유의 질감과 불균형을 더욱 선명하게 드러낸다.
반복되는 손의 움직임은 작품에 시간의 흔적을 쌓아간다. 서로 다른 형태와 높이의 한지 조각들은 촘촘하게 세워지고 겹쳐지며 하나의 리듬과 밀도를 형성한다. 각각의 조각이 고유성을 유지하면서도 서로 관계를 맺어 전체를 이루는 구조는 자연의 질서에 대한 작가의 시각과 맞닿아 있다.
작품은 평면을 넘어 입체와 공간으로 확장된다. 판넬 위에 수직으로 세워진 한지는 깊이와 틈을 만들고, 조각 사이의 빈 공간 역시 작품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관람객의 위치와 거리에 따라 겹쳐진 면과 공간이 다르게 보이며, 빛은 한지 사이를 통과해 그림자와 명암을 만들어 작품의 깊이를 변화시킨다.
회화를 전공한 송광익 작가는 ‘그리는 것’보다 ‘만드는 것’에 매력을 느끼며 한지를 중심으로 독자적인 조형 언어를 발전시켜 왔다. 전통 재료인 한지를 고정된 방식으로 재현하는 대신, 오랜 시간 하나의 재료와 작업 방식을 지속하며 형태와 구조, 색과 공간의 가능성을 확장해 온 것이다.
이번 전시는 한지가 작가의 손과 시간, 빛과 공간을 만나 하나의 조형적 질서로 변화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개별적인 한지 조각들이 관계를 맺으며 전체를 이루는 과정을 통해 시간과 물질, 몸과 공간의 관계를 사유하게 한다.
1950년생인 송광익 작가는 계명대학교 미술학과와 동 대학원 미술교육과를 졸업하고 일본 규슈산업대학교에서 미술 과정을 수료했다. 1980년 대구 삼보화랑에서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국내외에서 30여 회의 개인전을 개최했으며, 2006년 이후 대구와 서울, 홍콩, 교토 등에서 ‘Paper Things’ 연작을 지속적으로 발표해 왔다. 2013년 제27회 금복문화상을 수상했으며,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대구미술관, 일본 기타큐슈시립미술관, 구로카와 인 미술관 등에 소장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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