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우, 홍수정, 황호석 3인전 《내게 머문 시선》 개최
히든엠갤러리, 8. 6. -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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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엠갤러리가 8월 6일부터 27일까지 이지우, 홍수정, 황호석 작가의 3인전《내게 머문 시선》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오래 바라본다’는 행위가 우리의 감각과 기억, 세계를 인식하는 방식에 어떤 변화를 만들어내는지 조명한다. 세 작가는 풍경과 생명, 일상이라는 서로 다른 대상을 바라보지만, 단순한 재현에 머물지 않고 오랜 시선 속에서 발견한 감정과 시간, 존재의 흔적을 화면에 담아낸다.

ⓒ 작가, 히든엠갤러리

이지우, 틈, Oil on canvas, 80.3X65cm, 2026 ⓒ 작가, 히든엠갤러리

홍수정, 잔향 Resonance, Oil on canvas, 53.0x45.5cm, 2026 ⓒ 작가, 히든엠갤러리

황호석, voyage, Oil on canvas, 112x112cm, 2026 ⓒ 작가, 히든엠갤러리
우리는 매일 수많은 장면을 바라보지만 모든 풍경이 기억에 남는 것은 아니다. 어떤 장면은 스쳐 지나가지만, 어떤 순간은 오랫동안 마음속에 머물며 삶의 일부가 된다. 《내게 머문 시선》은 바로 이러한 시선의 지속성과 그 안에서 형성되는 감각과 기억에 주목한다.
이지우 작가는 특별한 장소나 사건보다 일상 속에서 오래 머문 장면을 바라본다. 책과 의자, 창가의 빛, 구름 그림자, 촛농 등 평범한 순간들은 작가의 시선을 거치며 하나의 감각과 기억으로 변한다. 작가는 오랜 시간 바라본 풍경이 어느 순간 얼굴처럼 표정을 갖게 된다고 말하며, 그 미묘한 감정의 기색을 ‘낯빛’이라 부른다. 쓸쓸함과 설렘, 애틋함 등의 감정은 빛과 색의 층으로 응축된다. 굵은 입자의 안료와 오일, 물감을 겹겹이 쌓고 지우는 작업 방식은 기억과 시간이 축적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화면의 요철과 흔적은 말로 기록되지 않은 하루의 감각을 담아내며, 풍경은 외부의 대상이 아닌 세계와 자신이 만나는 내면의 풍경으로 변화한다.
홍수정 작가는 삶을 생성과 소멸이 반복되는 순환으로 바라본다. 화면에 먼저 붉은 아크릴층을 남긴 뒤 차분한 색조의 유화를 덮어 잠재된 생명의 에너지를 감춘다. 이후 유화가 굳기 전 니들로 화면을 긁고 파내면서 아래에 있던 붉은 색층을 다시 드러낸다. 이는 감춰진 생명력을 밖으로 끌어내는 동시에 상처를 마주하고 치유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화면 위에 반복적으로 쌓이는 가느다란 선들은 상처를 메우는 대신 새로운 생명의 흐름을 만들어낸다. 홍수정의 회화는 보이지 않는 에너지와 생명의 움직임을 드러내며, 상처를 통과해 다시 생명이 피어나는 시간을 기록한다.
황호석 작가는 가족과 친구, 작업실과 집을 오가는 반복적인 일상 속 장면을 오래 바라본다. 빠르게 소비되는 이미지가 넘쳐나는 시대에 작가는 그중 오래 마음에 남은 순간들을 선택해 회화로 다시 바라본다. 사진으로 기록된 장면은 회화를 통해 새로운 시간의 밀도를 얻는다. 화면에는 특별한 사건보다 당시의 공기와 감정, 관계의 온도가 스며든다. 작가는 특별한 순간이 아니라 너무 가까이 있어 오히려 보지 못했던 것들을 붙잡는다. 그의 작업은 익숙한 일상 속에 숨어 있던 소중함을 발견하고, 잊혀가는 삶의 감각을 현재로 되돌려 놓는다.
세 작가는 서로 다른 세계를 바라보지만, 그들의 시선은 결국 하나의 지점에서 만난다. 오래 머문 시선은 대상을 소비하는 대신 그 안에 숨어 있던 감정과 생명, 시간을 발견한다.
《내게 머문 시선》은 무엇을 바라보며 살아가는지, 그리고 무엇이 우리 안에 오래 머물러 삶의 일부가 되는지를 되묻는 전시다. 관람객들은 세 작가의 작품을 통해 무심코 지나쳤던 풍경과 관계, 일상의 순간들을 새로운 시선으로 다시 마주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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