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서보 회고전 《변하는 변하지 않는(Changing Unchanging)》 개최
국제갤러리 K1, K3, 한옥, 2026. 8. 24.–10.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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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갤러리가 박서보(1931–2023)의 작고 3주기를 맞아 대규모 회고전 《변하는 변하지 않는(Changing Unchanging)》을 개최한다. 전시는 8월 24일부터 10월 18일까지 국제갤러리 서울점 K1·K3와 한옥 공간에서 열리며, 작가의 50여 년 예술세계를 아우르는 40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변하지 않으면 추락한다. 그러나 변하면 또한 추락한다”는 박서보의 말에서 출발한다. 오랜 수행과 반복을 통해 몸에 감각을 새긴 뒤 새로운 작품을 선보였던 작가의 태도를 바탕으로, 단순한 양식 변화가 아닌 사유와 신체, 재료와 환경이 맞물린 ‘변화의 철학’을 조명한다.
![art_[국제갤러리] 박서보_Ecriture No. 41-84.jpg](https://www.art-culture.co.kr/data/editor/2609/20260901160358_36baa3084e62b92097233b2efdb03017_obcu.jpg)
박서보_Ecriture No. 41-84 ⓒ 작가, 국제갤러리
![art_[국제갤러리] 박서보_Ecriture No. 030513.jpg](https://www.art-culture.co.kr/data/editor/2609/20260901160355_36baa3084e62b92097233b2efdb03017_ujcg.jpg)
박서보_Ecriture No. 030513 ⓒ 작가, 국제갤러리
![art_[국제갤러리] 박서보_Ecriture No. 200128.jpg](https://www.art-culture.co.kr/data/editor/2609/20260901160351_36baa3084e62b92097233b2efdb03017_u9d5.jpg)
박서보_Ecriture No. 230428 ⓒ 작가, 국제갤러리
![art_[국제갤러리] 박서보_Ecriture No. 050514.jpg](https://www.art-culture.co.kr/data/editor/2609/20260901160400_36baa3084e62b92097233b2efdb03017_c9s9.jpg)
박서보_Ecriture No. 050514 ⓒ 작가, 국제갤러리
K1에서는 1967년 시작된 초기 연필묘법을 비롯해 지그재그묘법, 흑백묘법을 소개한다. 특히 초기 묘법은 ‘무엇을 그릴 것인가’보다 ‘어떻게 그릴 것인가’에 집중하며 회화의 본질을 탐구한 작업이다. 반복적인 선 긋기를 통해 작가의 신체적 호흡과 리듬을 화면에 남기고, 이후 한지를 도입하면서 재료 자체의 물성과 행위가 결합된 새로운 조형언어를 구축했다.
K3에서는 2000년대 이후의 색채묘법(2001–2018)을 선보인다. 자연에서 비롯된 색채를 화면에 적극적으로 도입한 이 연작은 흑백묘법의 구조를 계승하면서도 색의 대비와 조화를 통해 관람자의 시점에 따라 달라지는 감각을 구현한다. 박서보는 디지털 이미지가 범람하는 시대에 회화의 역할을 새롭게 고민하며, 자연의 색을 통해 관람객에게 정적인 고요함과 치유의 감각을 전달하고자 했다.
한옥 공간에서는 말년의 작업인 연필색채묘법(2019–2021)과 신문지묘법(2022–2023)을 만날 수 있다. 연필색채묘법은 과거의 수행성과 반복이라는 원리를 유지하면서도 풍부한 색채를 더한 작업이며, 신문지묘법은 1977년 파리 체류 당시 제작했던 ‘신문지 뎃상’을 다시 탐구한 연작이다. 오래된 신문 위에 안료를 입히고 연필로 선을 그은 작품에는 시대의 사건과 개인의 흔적이 겹쳐지며, 신문이라는 기록 매체가 새로운 회화적 공간으로 변모한다.
박서보는 1950년대 말 앵포르멜을 실험한 이후 〈원형질〉, 〈유전질〉, 〈묘법〉 등 시대와 함께 변화하는 작업을 지속했다. 특히 1967년 시작한 묘법 연작은 한국 현대미술의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받으며, 반복과 수행을 통해 ‘비움’의 미학을 구축했다.
평생 변화와 반복을 탐구한 박서보는 한국 모더니즘과 단색화의 대표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2021년 금관문화훈장과 2011년 은관문화훈장을 받았으며, 프랑스 샤토 라 코스트,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독일 랑엔 재단, 생테티엔 메트로폴 현대미술관 등 국내외 주요 기관에서 개인전을 개최했다. 작품은 뉴욕현대미술관(MoMA), 구겐하임미술관, 테이트 모던, 퐁피두 센터, 국립현대미술관, M+ 등 세계 주요 미술관에 소장돼 있다.
이번 전시는 박서보가 평생 이어온 ‘변화와 지속’의 역설을 한자리에서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끊임없이 자신을 비우면서도 새로운 형식과 재료를 받아들였던 그의 예술적 여정을 통해 한국 현대미술의 한 축을 다시 조명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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