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라 개인전 《빛: 찰나의 파편》 개최
히든엠갤러리, 2025.05.15 - 06. 05
본문
히든엠갤러리는 2025년 5월 15일부터 6월 5일까지 이기라 개인전 <빛 | 찰나의 파편 >展을 개최한다.
작가는 이번 개인전을 통해 자연에서 포착한 찰나의 순간들. 윤슬, 이슬, 반사된 햇빛, 일렁이는 수면 위의 빛 등을 작가 고유의 조형 언어로 시각화한 작업들을 선보인다. 자연의 섬세한 움직임 과 빛의 파편들을 은유적으로 해석하며, 존재와 시간, 기억의 본질에 대한 성찰을 유도한다.
윤슬253, Aluminium wire, stainless, 145x97cm, 2025. © 작가, 히든엠갤러리
윤슬255, Aluminium wire, stainless, 90x90cm, 2025. © 작가, 히든엠갤러리
이슬251, Aluminium wire, stainless, 97x145cm, 2025. © 작가, 히든엠갤러리
이기라 작가에게 ‘윤슬’은 단지 시각적 현상을 넘어선 감각적 경험이며, 찰나의 생명력을 바라보 게 하는 감정과 상상의 통로이다. 윤슬은 물리적으로는 작고 덧없지만, 그 영롱한 빛은 감정의 결 을 건드리며 내면의 자유와 희망, 그리고 반복적 노동 속에서 발견하는 찬란한 순간에 대한 갈망 을 상징한다. 작가는 이처럼 순식간에 스며들었다가 사라지는 자연의 빛과 움직임을 시각 언어로 번역하고, 그 과정을 통해 삶의 구조와 리듬을 조형적으로 재구성한다.
작품의 주요 매체인 알루미늄 와이어는 높은 연성과 유연성을 지닌 산업 재료로, 작가는 이를 통 해 ‘시간의 축적’과 ‘노동의 흔적’을 시각적으로 구현한다. 와이어는 한 가닥씩 중첩되고, 비워지고, 쌓이면서 물질성과 비물질성 사이를 오가며 빛의 물리적 흔적을 담아낸다. 이러한 반복적 행위는 작가에게 수행적 경험이자, 감각과 사유가 결합된 조형적 실천이다.
작품에 가까이 다가설수록 선적인 구조와 수작업의 밀도가 두드러지지만, 멀리서 바라보면 그 복 잡한 구조들은 하나의 유기적 형상으로 통합되어 전혀 다른 인상을 준다. 이와 같은 거리감의 전 환은 ‘환영과 실재’, ‘부분과 전체’, ‘내면과 외면’의 경계를 허물며, 관람자에게 감각적 이중성을 체 험하게 한다. 와이어의 굴곡과 틈 사이로 스며드는 빛과 그림자는 조형적 요소인 동시에, 존재의 양면성을 상징하는 철학적 장치로 기능한다.
<빛 | 찰나의 파편>은 ‘빛을 쌓는다’는 역설적 언어로부터 출발한다. ‘쌓인다’는 물리적 시간과 기 억, 감정의 누적을 암시하며, 이는 곧 우리 삶의 축적된 흔적과도 맞닿아 있다. 작가는 찰나의 순 간들이 어떻게 일상의 연속성과 시간의 흐름 속에서 새로운 의미를 생성하는지를 탐색하며, 삶 자체가 하나의 조형 행위이자 빛나는 형상임을 이야기한다.
이번 전시는 단순한 조형물의 나열이 아닌, 찰나의 조각들이 모여 구성된 하나의 공간적 흐름이 다. 관객은 작품 사이를 거닐며 각자의 내면에 잠재된 기억과 감각을 떠올리게 한다. 작가의 시간 들이 하나의 ‘빛’으로 다가오는 순간을 마주하게 된다. 작가는 이 과정을 통해 우리가 지나온 하 루하루가 얼마나 찬란하고도 존엄한지를 조용히 일깨운다.
이 전시는 시각적 경험을 넘어, 일상과 존재에 대한 조형적 사유를 제안하는 이기라 작가의 예술 적 여정을 담고 있다. 찰나의 파편들 속에서 삶의 결을 느껴보는 시간을 관객에게 선사하고자 한다.
ⓒ 아트앤컬쳐 - 문화예술신문
댓글목록0